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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은 하늘과 땅, 사람이 생성한 원리를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에 두어서 동일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므로 사람과 하늘과 땅을 가리켜서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라고 하였다. 우리 조상들은 밥이 가장 훌륭한 음식이라 생각하고 수천 년 동안 변함없이 주식으로 삼아왔다.
그 이유는 밥이 바로 오행을 구비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의 몸은 오행의 기질로 합성되어 있기 때문에 섭취하는 음식도 오행의 기운을 모두 갖춘 것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선 쌀은 흙에서 생산되는 것이므로 토기(土氣)의 집결체이다.
밥을 짓는 가마솥은 쇠로 만들었기 때문에 금기(金氣)이고, 밥을 할 때 물을 쓰는 것은 수기(水氣)이다.
나무에 불을 피워서 밥을 하므로 목기(木氣)와 화기(火氣)가 결합 되었으니, 오행이 완전히 구비된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몸 하나만 가지고 말하면 밥만 먹어도 병 없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오행의 기질로 생긴 몸에 오행이 구비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므로 사람의 몸에는 섭취하는 시간과 양에 따라 오행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묘한 이치가 작용한다.
이것을 생극제화(生剋制化)의 묘리(妙理)라고 하며, 인체의 변화를 유발시켜 건강하게 하고 쇠약하게도 한다.
하루 세 끼를 먹는 시기를 보면 주로 아침을 인시(寅時)에, 점심을 오시(午時)에, 저녁을 술시(戌時)에 먹는다.
인시는 목(木)에 속하니 시작한다는 뜻이고, 오시는 화(火)에 속하니 가장 성하다는 뜻으로 중간이 되며, 술시는 토(土)에 속하니 마친다는 뜻이다.
또 아침과 점심, 저녁을 합치면 인오술(寅午戌)로 삼합(三合)이 되며, 인오술은 개개의 기(氣)가 병합해서 화(火)가 된다.
화기(火氣)란 곧, 인체를 관리하는 활동력으로, 요즘 말하는 칼로리와 관계가 있다.
또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식물을 섭취하는데 필요한 기구(器具)이다.
식사에 필요한 기구로 중요한 것은 반(槃)과 상(床)과 그릇으로, 합쳐서 반상기(飯床器)라 한다.
반은 소반과 쟁반으로 구분되며, 소반은 음식을 차리는 작은 상을 말한다.
소반에는 주로 1인용인 독상(獨床)과 2인용인 겸상(兼床)이 있다.
독상은 기수(奇數)이기 때문에 양(陽)에 속하고, 겸상은 우수(偶數)이기 때문에 음(陰)에 속한다.
또한 독상은 모양이 둥근 것이 보통이며, 이는 양기(陽氣)를 나타내는 천원(天圓)을 본떠서 만들었고, 발은 네 개로 사방(四方)을 뜻함과 동시 지방(地方)을 뜻하는 음(陰)을 가리킨다.
겸상은 음(飮)을 상징하는 네모가 나는 반이며 지방(地方)의 뜻이 담겨 잇다.
서양 사람들은 음식에 필요한 기구를 만들 때 편리 위주로 했지만, 우리 조상들은 조그마한 그릇 하나를 만들어도 음양의 원리를 생각하지 아니한 것이 없고, 음이나 양 가운데 어느 한가지의 기운 만으로 만든 것이 없다.
시저(匙箸) 한 가지만 보더라도 숟가락은 하나이니 양이고 젓가락은 두 개 이므로 음이 된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동시에 사용하게 한 것은 식사를 편리하게 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그보다는 음과 양을 조화 시키려는 뜻이 있다.
또한 숟가락 머리를 둥글게 한 것은 밥을 뜨는데 편리하도록 한 것이기도 하지만, 천원(天圓)의 원(圓)을 상징하여 광명한 양기를 받아들이게 하려는데 중점을 둔 것이며, 자루를 곧고 길게 하여 원주(圓柱)형으로 만든 것에는 하늘의 둥금과 인간의 기다란 모습을 조화 시키려는 의미가 담겨있다.
동양 사람들은 음양의 조화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 하였다.
그 중에서도 양의 광명을 우선적으로 택하고 음의 조화를 양 자체에서 추구 하려고 했다.
식탁을 차리는 데도 양의 수인 기수(奇數)를 중요시 하여 오첩(五疊), 칠첩, 구첩, 실일첩 등 모두 양기에 해당하는 수(數)를 택했다.
또 밥에는 반드시 국과 함께 놓아 음양의 기운을 조화 시켰고, 어(魚)와 육(肉), 편(䭏)과 적(炙), 소(蔬)와 채(菜) 등 음양의 배열을 일상 생활화 했다.
그릇의 모양을 모두 원형으로 만든 것은 천원(天圓)의 양기를 섭취하여 변화가 없는 하늘처럼 무궁한 수한(壽限)을 누리려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다.
시각적인 아름다움만 추구하여 만들어지는 오늘날의 공예품과 다른 점이 바로 음양오행 사상을 생활화하여 우주의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저작권자 © 고령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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