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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
고령향교, 전교(典校) 추대과정 유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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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3년 임기의 고령향교 신임전교가 추대됐다.
그런데, 그 추대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빈축을 살만하다.
전교(典校)란 지방문묘를 수호하는 한편, 지역사회의 윤리문화 창달을 위하고 자라나는 세대를 선도하는 막중한 향교의 책임자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지방향교는 전교 선출을 덕망 있는 사람에게 추대형식을 빌리고 있다.
극히 드문 경우지만 희망자가 복수일 때는 어쩔 수 없이 선거로 선출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고령향교도 몇 차례 선거로 전교를 선출한 전례가 있어서, 그때마다 후유증 또한 간단치 않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5월 前 박달규 전교가 임기를 불과 1년여 앞두고 전격 사임하는 바람에 오원수 전교가 추대됐지만, 박 전교의 사임 배경과 추대 과정에 상당한 잡음이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날도 전교 선출 방식에서부터 갑론을박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모두 세 사람이 추천되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원로 한 사람이 발언권을 얻어 특정인을 지목, 전교 자격이 없다고 열을 올리는가 하면, 자격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반론을 펴는 쪽과 심한 언쟁은 차마 보기 민망할 정도였다.
지방 향교의 전교란 지역에서 가장 존경받는 분이 추대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고, 선출과정에 누구나 의견을 개진할 수는 있겠으나 이처럼 파벌을 짓듯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인신 공격적 언행은 지역의 어른으로서나 지역사회 화합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
무슨 일이든 결과 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이날 전교 선출과정을 바라보는 기자의 눈에는 마치 한편의 정치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했다.
이러한 모습의 현장을 여타 향교의 유림들이나 지역사회의 청소년들이 볼까 두렵다는 생각은 나 혼자만의 기우일까?
전교가 무엇인데 이처럼 얼굴을 붉혀가면서 마음에 안 드는 상대는 어떻게 해서라도 끌어내려야 한단 말인가.
혹자는 전교 추대과정에 외부세력이 개입했다거나, 문중 간 모임 구성원들이 서로 자기세력을 추대하기 위해 벌이는 추태라고 꼬집기도 한다.
다행히 이날 추천된 세 사람 가운데 두 사람이 자진 사퇴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다소 진정됐고, 단독 추대로 마무리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가장 엄숙해야할 향교의 지도자 선출이 감투싸움으로 얼룩진 패거리 정치인들이나 시정잡배들의 행태와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
더욱이 ‘내편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로는 지역사회의 질서나 화합은 암담할 뿐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지금과 같이 고령지역사회의 각 분야에 갈라진 민심 수습을 위해 존경받는 원로가 절실하다.
예민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로의 한 마디 충고로 해결될만한 존경받는 원로는 과연 없는 것일까….< 저작권자 © 고령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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