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고령향교(高靈鄕校, 典校 吳元銖, 유도회장 이영호)에서는 지역 유림과 향교원로 및 장의, 각 읍·면유도회 임원, 문중대표와 관내 기관단체장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춘기석전대제(春期釋奠大祭)가 봉행됐다. 이날 초헌관(初獻官)에는 오원수 전교, 아헌관(亞獻官)에 라종택(羅鍾澤) 경북재향경우회 회장, 종헌관(終獻官)에 전명수(全明壽, 장의) 신간리 경로당 회장, 분헌관(分獻官)에 정동현(鄭東鉉), 김진일(金鎭日) 유림, 집례(執禮)에 조 무(曺 茂), 대축(大祝)에 배영원(裵泳元) 유림 등이 선정,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봉행했다. 석전(釋奠)이란 문묘(文廟)에서 공자(孔子)를 비롯한 선성선현(先聖先賢)에게 제사지내는 의식이다. 석(釋)은 ‘놓다(舍)’ 또는 ‘두다(置)’의 뜻을 지닌 글자로서 ‘베풀다’ 또는 ‘차려놓다’라는 뜻이며, 전(奠)은 추(酋)와 대(大)의 합성어로서 ‘酋’는 술병에 덮개를 덮어놓은 형상이며, ‘대’는 물건을 얹어두는 받침대를 상징한다. 따라서 석전은 생폐(生幣)와 합악(合樂)과 헌수(獻酬)가 있는 성대한 제전으로 석전제·석채·상정(上丁)·정제(丁祭)라고도 한다. 이와 유사한 말로 석채(釋菜)가 있는데 이는 나물 종류만 차려놓고 음악이 연주되지 않는 조촐한 의식이다. 고령향교(高靈鄕校)는 문화재자료 제229호(1990년 8월 7일 지정)로 공자와 여러 성현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나라에서 세운 교육기관이다.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후 옮겨지었다고 전하는데, 그 위치와 다시 지은 시기도 확실치 않다. 다만 숙종28년(1702년)에 지금의 장소에 자리 잡았다고 전해진다. 매년 춘추 두 번 봉행하는 행사에 여성유도회(女性儒道會)에서 참석 유림들에게 차(茶)를 대접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