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남는 것으로 이웃을 생각하는 것은 베푸는 삶이 아니다”라며 “항시 주변을 돌아보고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소신”이라고 지론을 밝히는 최종홍(81) 회장은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다.
현재 잔디농장(송원잔디)을 경영하는 최 회장이 한 때는 세군데 잔디농장 면적이 10만여 평에 이르러 잔디가 없어 못 팔정도로 좋은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면적도 많이 축소되고 경기가 옛날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
최 회장이 이웃을 생각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여서 지금은 고령사회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본격적인 그의 선행은 운수면 단위조합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합장을 맡고 보니, 조합의 재정사정이 너무도 빈약해 논을 팔아 사재를 투입하고 출자자 모집을 위해 밤낮으로 뛰다보니 어느새 출자금 경북도내 1위 조합으로 우뚝 섰다.
그 보상으로 농협중앙회로부터 500마리분의 소 값을 지원받아 조합원에게 5년간 무이자로 소 한 마리씩 지원했던 것이 가장 보람으로 남는다고 회상한다. 노인회 운수면분회장 때 각 마을 경로당에 냉장고, 커피자판기 등 편의시설은 대부분 최 회장이 기증해 당시에 잔잔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역 선행이 어느새 고령군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대한노인회 고령군지회장을 현재 6년째 연임하고 있다. 8개읍·면 경로당 물품지원, 선진지 견학 등 노인회 활동비로 사재를 털어 지원한 금액이 지금까지 대략 1억5천만 원에 이르러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다. 교육발전기금 1천만 원을 내 놓았고, 담수회 회장을 맡고 500만원의 지원금을 희사해 회원단합과 담수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수많은 관변단체행사장에는 최 회장이 보낸 축하화환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제는 그만하시라고 주변의 만류도 최 회장의 지역 사랑은 누구도 못 말린다. 현재는 고문이지만, 최 회장은 전국잔디협회 회장을 8년간 역임해 양질잔디 보급의 선두주자로 골프장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전국잔디업계에서는 ‘대부’로 통한다.
“여생을 노인사회에 봉사하면서 살겠다”고 각오를 밝히는 최 회장의 가족으로 부인 최영애(65)여사와 슬하에 3남 2여를 두었다. 장남은 중국에서 잔디·조경수 사업을, 둘째는 서울 근교에서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아 잔디농장 경영, 셋째는 조경학 박사, 맏사위는 춘천에서 잔디사업을, 둘째 사위는 육군 대령 출신이다. 전 가족이 잔디와 연관돼 있고, 가훈이 정의·자비(情義·慈悲)로 가훈을 지키며 화목한 가정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