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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도 올해로 강산이 여덟 번 가까이 변했다.
17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하교는 문턱도 구경해보지 못했다.
같은 동기생 중 몇몇 사람은 진학을 했고, 나는 하지 못했다.
빈둥빈둥 놀면서 부모님 애를 먹이며 놀고 있을 때 동네에 사시는 친한 어르신께서 취직 제의를 해주어 당장 새 옷을 한 벌 사 입고 난생 처음 대구라는 곳에 가게 되었다.
처음 간 대도시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직장은 다름 아닌 성냥 공장이었다.
몇 일간 일하다 야간중학교라도 가고 싶어 집으로 연락을 했더니 부모님께서 완강히 반대하셨다.
울분을 참고 한 달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야간중학교 문제로 부모님과 다퉈 직장을 그만두고 농사일을 시작해 지금까지도 농사를 짓고 있다.
올해도 여느 해와 다름없이 봄, 여름내 피땀 흘려 일한 대가를 되돌려 받는 풍성한 가을이다.
벼를 베기 위해 콤바인으로 작업을 하기 전, 논 귀퉁이를 낫으로 베어야 한다.
논 귀퉁이를 베다보니 까치부랄이란 풀이 있는데 이 풀이 자랄 때는 보통 그러려니하고 생각했는데 가을에는 열매가 엉성하게 달려서 고슴도치 털같이 장갑, 바지가랑이 어디든지 움직이는 동물에게나 바람을 이용해 종족을 퍼트린다.
이 열매는 끝이 두가지가 나서 뽀송뽀송하게 어디든지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논가에 앉아서 떼어내느라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보잘 것 없는 풀 나부랭이도 자손을 퍼트리기 위해서 움직이는 동물, 바람을 이용해 날려보내는 것을 보고 만물의 영장 고등동물인 사람들은 자기 혼자만의 평안을 위해 결혼도 하지 않고, 애기도 갖지 않고, 한평생 편히 보내려고 하니 정말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말 못하고 연약한 풀이지만 사람이 배워야 할 점도 있는가 보다.
우리나라 인구가 2350년경이면 한 명도 남지 않는다는 경고의 말에 정말 대한민국의 한사람으로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가신 애국지사님, 조상님께 후손들이 못나서 그렇다고 무릎꿇고 빌고 싶은 심정이다.< 저작권자 © 고령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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