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公主)는 복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공주는 왕자처럼 책임감도 없고  그냥 천부적인 권리만 누려도 시세말로 청문회에 불려 나올 확률은 극히 낮다.  먼 옛날  신라국에는 왕자도 아니었지만 왕이 된 사람이 몇분 있었다. 천여년이 지난 지금, 공주(대통령의 딸)로 지내시다가 대한민국의 통치자로 수고하고 계시는 그분을 생각하며, 잠시 왔다 가는 이 세상에서 무엇이 중요할까를 얻어 보고자 초등학교 도서관 구석에서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 읽어 봤다.
왕자를 사랑하고 물거품이 된 정도를 이야기 하자면 싱거울 것이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영혼’을 얻고자 삼백년의 생명을 일백년의 단축생명으로 교환하고, 수중생활권을 일탈하여 오직 인간과 결혼하여야 한다는 거의 불가능한 조건 앞에서도 과감히 받아들이는 인어공주. 여기 까지는 사랑을 위하여 헌신하는 예는 너무나 많아서 그냥 수긍이 가는 대목이었다.
筆者는 이 말을,  공자님이 “ 아침에 도를 얻으면 저녁에 죽어도 바람직한 일이다”라고 하신 뜻과 같으며,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위법망구(爲法忘軀) 즉 “도를 얻기 위하여 몸을 버린다”란 뜻으로 감히 말씀 드리고 싶다.
요즘 소식통을 보면, ‘나’ 혹 ‘우리’가 아니면 반대하는 보기 흉한 모습의 대명사인 “국회”를 보노라면, 정말로 저이들이 우리 국민을 위하여 하는 짓거리인가? 아니면 그냥 나쁜 사람들의 모임인가 의심스럽다. 청문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가 그렇게 잘못이 많고 불쌍한 인생을 산 작자들이라면 왜? 결정권자는 못난 그런 천한 인간을 내세우며, 목소리 높여 비판하는 저이들은 왜 존경을 못 받는가? 
筆者가 놀이터에서 어린 친구들에게 장래 희망을 묻는데, 모두가 대통령, 국회의원은 안하겠단다. “하고나면 감옥 가자나요. 그래서 싫어요.” 한다. 이참에 筆者는 좀 더 공부를 해서 동화작가(童話作家)가 되기로 다짐한다. 저 어린 가슴에 멍을 준 못난 어른들의 죄 값을 씻기 위하여.
그래도 햇살은 항상 곧게 나가고 어둠 뒤엔 반듯이 밝음이 오는 것을 알려줄 의무가 있을 듯한 생각에서다. 인어 공주는 왕자를 만나기 위하여, 꼬리가 바뀐 다리로 항상 바늘을 밟는 것 같은 고통을 참아야 했으며, 한 남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결혼해야 하는 미지의 숙제를 가슴에 안고 살아야 했다. 어린 시절 읽었다가 늙은이가 되어 다시 보아도, 육지로 가는 도구(道具)인 다리를  얻기 위하여 가장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목소릴 포기하는 대목에서 筆者는 지금껏 이렇게 혼신의 힘을 다하여 무엇을 목표로 정하고 매진(邁進)한 기억이 없어, 허송세월한 시간이 미안함으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여기서 잠간  고개를 돌려, 우리의 통치자는 세월호사건이나 가까운 국무위원 선택에도 ‘국회동의’라는 장애물 앞에서 고심하는 모습이 인어 공주의 아픔을 생각나게 한다.  인어공주는  목숨을 구해준 왕자에게 설명할 혀(목소리)를 잃고 사랑조차 이루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어야 하는 절대명의 순간에도 보다, 높은 경지의 정신세계를 선택하여 “더 나은 데로 나아가고자 했던 자신에 대해 책임지는 성숙된 모습을” 보이며  그렇게 갈망했던 영혼조차 포기하는 것이다.
   소설의 허구성이나 작가의 의도 표출이라는 점을 감안 하더라도, 먹먹한 현실 앞에서 가슴 답답함을 달래 보는 느낌이 筆者를 정말 기쁘게 한다. 
마녀는 해가 뜨면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것이라 했지만, 영혼을 얻기 위하여 노력한 점과 착한 마음의 결정체로 공기의 정령이 되었고, 또 다시 삼백년의 주어진 시간을 착하게 생활하면 자신 스스로 영혼을 만들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 작가의 마음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 고개를 숙이면서.
사랑하는 讀者 여러분, “천개의 바람이 되어” 란 노래처럼 공기의 정령이 된 인어공주의 참 사랑을 “나의 ~~”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나누워 주는 아량으로 즐거움을 누리시길 기도 합니다.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