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무슨 연유인지 눈이 조금 많이 오는 것 같다. ‘새색시가 시집가는 날 눈이 오면 복되게 잘 산다’ 하는 전래 말씀에 의지하여 딸을 시집보내 보련만 귀여운 딸이라고는 없고, 나의 福주머니에는 콧수염 꺼먼 아들 녀석만 둘 있으니 그야말로 꿈인 것이다.
나처럼 조금 늦게 결혼하여 아직 미혼의 자제를 둔 친구들이 소수 있긴 하지만, 동창생 녀석들은 거반 며느리, 사위를 거두고 있으니 앞의 말을 맛보았거나 전해 듣기라도 하였겠지만 여하튼 난 아직 이 말의 진정한 속내를 모르겠다.
그래서 할 수 없이, 30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서 나의 경우를 돌이켜 思考해 보니,  맞는 것인지 아닌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날 난 大邱에서 잠을 자고 式場이 있는 蔚山으로 갈려니,  눈이 너무 많이 왔었고, TAXI 조차 동부정류장 언덕을 손님인 내가 오히려 밀고 올라가는 헤퍼닝을 연출 하고서야 겨우 울산행 BUS를 탈 수 있었기에 결혼식을 해 보았었다.
그런데 蔚山은 그야말로 우중충한 날씨로, 비가 그것도 정말 기분 상할 만큼의 궂은비가 오고 있었다. 처가댁이 울산이라서 그렇게 되었다. 남쪽이라서 눈이 비로 변하여 온 것이라고 얄팍한 지식으로 덮어 버리고 지금껏 살아오고 있지만, 그날이 일요일이라서 무척 많은 딸들이 시집이란 것을 갔을 것인데, 모두들 복된 삶을 살고 있을까? 그렇겠지?
그러나 필자는 잘 살고  덜 잘사는 것이 ‘본인의 삶의 몫 일거다’가  옳은 말이라고 믿고 싶다.   내가 지금 이렇게 살면서, 몇 번의 인생 삶의 굽이를 치면서 그야말로 生과死를 넘나들어 어머님의 속을 어지간히 뒤집어 놓았기로, 내 입에서는 버릇처럼 ‘불효한 놈’이라고 나불거리면서 더 불효자가 되지 않으려고 나름으로 노력해 보고 있다.
雪(눈)이 오면 시집 간 딸이 잘 살 거란 말은, 필자의 짧은 생각으로는  농경사회 시절, 딸이 시집가던 날 눈이 오면, 종(下人)이나 머슴들이 쉬는 날이라 상전의 厚德함을 노래 할 것이니 좋고,  집안의 친지들도 바쁜 일손을 쉬면서 잔치에 참여 할 수 있으니  집안의 光榮이며,  끝으로  강수량이 많으니 봄 농사, 즉  보리와 밀을 비롯한 농사가 풍년 들것이니 水理施設이 발달한 지금과 달리 하늘의 처분만 바라던  그 시절의 風習語로는 이해가 가는 것이다.
아주 어릴 적에 각시방 영창에 달아 주던 고드름 발(주름)의 영롱하고 진주처럼 빛나던 아름다움을, 햇살이 앗아 갈 시간이 오기 전에 고이고이 마음에 간직하며 시집살이의 고단함을 잊고  즐겁게 살아가라고 또 그렇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던 노래를  그 깊은 뜻도 모르면서 부르곤 했었다.
지금 우리는 이‘고드름’처럼 우리네들의 고단함을 위로해 줄 단어를, 즉 風習語를 찾을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대학의 반값 등록금, 육아비의 과중조차 아들딸의 일이라 말도 못하고, 아비어미는 참을 만 하니까, 제발 뒤처지지 말고, 남들 만큼 아니 남보다 조금이라도 행복한 삶을 살아달라고 빌고 있는 이런 부모의 마음을 표현하여 속을 후련하게 해줄 風習語는 무엇일까?.
‘어머니’란 말 보다는 조금 약하더라도, 새해 아침에 하는‘새해 복 받으세요’라고 하는 말 보다 더욱 깊이 가슴을 파고들어와 ‘그래 그렇게 살아보자’하고 의지할 風習말을 찾아서 여행을 하고 싶다.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