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우표도 못 만들게 하더니 이제는 새마을운동에까지 칼을 대겠단다. 이 운동은 순수한 ‘잘살기 운동’인데 여기다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니 말문이 먼저 막힌다. 
1967년 처음 새마을기를 제정하고 그 게양은 의무 사항이었다. 그러다 시대가 바뀌면서 자율이 되었고 그래도 ‘새마을정신’이 시대정신이며 국가 발전의 자양이기에 충분했던지 각 관공서엔 게양을 계속하고 있었다. 지금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랬는데 지금 그야말로 부화뇌동인지 견강부회인지 ‘유신 잔재’라며 철거 요구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쪽에선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 중의 하나인데 이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지금 각 부처에 TF팀을 만들어 적폐청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오늘의 이 나라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했고 정신적 자산이라고도 하는 이 운동의 적폐부터 들어보라.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절구(絶句)를 더럽히지 마라. 그렇게라도 해야 할 이유가 있으면 그것부터 밝혀라. 파사현정(破邪顯正)이야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를 반대할 국민은 없다. 지난 정권에서의 비리·부패상을 밝히는 것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걸 적폐청산이라는 미명으로 무슨 원한을 풀듯 과거사는 모두 적폐로 몰아가는 행태, 특히 그 속에 ‘새마을’이 들어 있어 그런 심증을 갖게 한다.
물론 박정희가 많이 밉겠지? 이젠 ‘개발 독재’도 쓰지 말란다. 그렇게 ‘철천지’인가. 흔적도 보기 싫고 ‘박’자만 들어도 트라우마가 생기는 모양이다. 그러면 고속도로 철거, 포철 폐쇄, 카이스트도 해산한다고는 왜 못하는가. 전정권의 흔적 모두를 적폐로 몰지 마라. 그보다 화급한 일이 산적해 있는데, 더구나 지금은 안보가 엄중하고 초비상 상황인데 한가하게 과거사에만 매몰돼서야 되겠는가!
박정희 싫어하는 사람 들으면 기절초풍할 일이 있다. 얼마 전 전 서울대 교수 이영훈은 한 학술 포럼 주제 발표를 통해, 60~80년대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박정희 모델’을 업그레이드해서 한국 경제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또 현 행안부 장관 김부겸도 박정희가 ‘근대화의 상징이고 산업화의 주역’이라고도 했으니 말이다. 또 있다. 박근혜 정부와 관련이 있었다고 적폐기업으로 찍혀 그 부사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태도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의 행태로 보아 그런 추리를 가능케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새로 들어온 계모가 전처 자식 미워하듯 하지마라. 새마을운동 뭐가 잘못됐는지 그것부터 대라. 가난을 물리치게 한 새마을운동을 이제 와서 내치겠다니 다리 있어 시냇물 잘 건너와서 다리 철거하라는, 꼭 그 꼴이다.
참여정부일 때 당시 서울시 부시장은 시청 앞 새마을기를 내린다고 했다.  그게 국민들 가슴 속에 크게 자리한 ‘더 잘 살아보자’는 그 깃발 수난의 시작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때부터 혹시 언젠가는 수난을 당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설마 개발도상국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까지 마수(魔手)(?)가 뻗힐 것이라곤 상상을 못했다. 트집 잘 잡는 따리들! 제발 그 폐해라도 적시해 보라.
6·25에 참전해 우리를 도왔던 오늘의 저개발국가(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에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었고 경제발전 동력이 돼 주었던 새마을운동이다. 이걸 축소하고 ‘새마을’ 이름도 못 쓰게 한다니 이런 좀팽이가 어디 있느냐. 좀팽이도 쓰기 아깝고 ‘쫌팽이’라 써야겠다. 도움 받다가 도움 주게 된 우리나라, 자존감도 없는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새마을운동, 그 근본 취지는 자조(自助)인데 그걸 못하게 돼 자조(自嘲) 운동이 됐다고 비꼬기도 한다. 어쩌다 시대정신의 산물이었던 이 운동이 이런 운명에 처하게 되다니 참 통탄스럽다.
뇌물수뢰 공동정범 박근혜는 감옥에 있으니 논외로 하고 노무현의 60억 원 뇌물 사건을 들췄다가 후폭풍의 홍역을 치르는 야당 의원도 있다. 성역인지 역린인지 그걸 건드렸으니 그를 단죄하라는 말도 내뱉는 여당이다. 온통 이전투구이다. 점입가경이다.
국정원 댓글, 무슨무슨 리스트를 두고 전전 정권에까지 표적을 찾는다. 그럴 양이면 광우병 파동 때 수입 소고기 먹느니 입에 청산가리 넣는 게 낫다고 폭언을 한 김규리, 그리고 수입 소고기 먹어 ‘뇌 송송…’이라고 퍼부은 선동은 어쩔까? 그 선동은 공영방송 기자가 했다.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지금도 그것이 억울하다고 끝내 고집을 꺾지 않는다. 당시 그런 상황들을 옹호했던 세력이 국정을 맡았으니 이후 일은 불문가지이다. 기원 전 제정 로마 시절, 원로원 중심의 정치와 공화정치를 두고 각축하던 군웅할거 시대가 있었다. 권력을 잡은 시저와 브루투스, 카시우스 등이 벌이는 암투에서 패한 시저가 최후를 맞아 가장 믿었던 브루투스를 향해, ‘브루투스, 너마저…’!라고 했다. 이를 보고 불현듯 생각난 게 바로 ‘새마을운동, 너마저…!’이다.
하다하다 이제는 새마을운동에까지 매스를 가한다고 생각하니 참 유치하고 편협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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