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중춘(仲春)이라 경칩(驚蟄) 춘분(春分) 절후(節候)로다
초엿새 좀생이 <별이름>는 풍흉(豐凶)을 안다는데
스므날 맑고 흐림으로 대강(大綱)은 짐작하리
반갑다 봄바람이 예전처럼 문(門)을 여니
말랐던 풀뿌리는 속잎에 싹이 돋고
개고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산비둘기 소리나니 버들잎이 새롭구나
보습 쟁기 차려놓고 춘정을 하오리라
살진 발 가리어서 봄보리 많이 심고
면화(棉花:목화) 돋구어서 제 때를 기다리소
담배 모와 잇(물감 채취용 일년생) 심기는 이를수록 좋으니라
원림(園林) 가꿔 다스리니 소득을 겸하도다
일분(一分)은 과목(果木)이요 이분(二分)은 뽕나무라
뿌리는 상(像)치 말고 비오는 날 심으리라
솥가지 찍어다가 울타리 새로하고
담장도 수축하고 개천을 처 올리소
안팎에 쌓인 검불 말끔히 쓸어내어
불 놓아 재 받으면 거름을 보태나니
6축(六畜:소, 말, 돼지, 양, 닭, 개) 못 다하나 소, 말, 닭 개 기로리라
비암탉(씨암탉) 두 세 마리 알 안겨 깨어보자
산채(山菜)는 이르나 돌나물 캐어먹세
고들빼기 쓴바귀며 소로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낭이국은 비위(脾胃)를 깨치나니
본초강목(本草綱目)을 상고해 약재(藥材)를 캐오리라
창백출(蒼白朮) 당귀(當歸) 천궁(川芎) 시호(柴胡) 방풍(防風)
산약(山藥) 택사(澤瀉) 낱낱이 기록해 때맞춰 캐얻소
촌가(村家)에 기구(器具:살림살이 밑천) 없이 값진 약(藥) 쓰을소냐

※첨가 : 농가월령가는 농업을 천하대본으로 삼았던 우리 조상들의 성실한 삶과 애환을 잘 알려준다. 바로 소중한 문화유산이라 하겠다. 저자는 확인된 바가 없고, 여기에서 ‘농가월령가와 월여농가 : 김미란·김지용 공저, 명문당’을 주로 하면서 몇 책을 참고했다. 정학유(1789-1853)등이 다듬어 정리한 때는 1816년 이전으로 본다. 소중한 토박이말과 옛 용어와 본의미 등에 충실하면서 알기 쉽게 쓸려고 노력했다. 농가의 월령가(歌)이니 본뜻을 되새기며 노래하듯 읽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