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留學)은 인간이 바라고 구하는 학(學)이다. 선현의 말씀에 유학을 배움에는 그 순서가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이라 했다.
대학(大學)의 핵심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수기치인지도(修己治人之道), 즉 먼저 자기 자신을 닦고 나아가 사람을 다스리는 도(道)’라고 할 수 있다. 바로 대학은 윤리와 정치와의 결합에 관한 논술이니 자연 군자의 학문이라 하겠다. 대학은 유학의 요지를 완전히 조직적으로 천명한 경전이다.
그 근본사상은 유교(儒敎)가 목적으로 하는 수기치인 바로 그것이다.
수기(修己)란, 나의 지덕을 닦는 일이요, 치인(治人)이란, 백성을 다스리는 일이다. 바꾸어 말하면 먼저 수양과 의무를 다하고 나아가 천하국가사에 미치고자 하는 것이다.
그 내용은 3강령에 있다. 3강령은 명명덕(明明德), 친민(親民:新民), 지어지선(止於至善)이다. 명덕을 밝힌다 함은 스스로의 자덕을 닦아 수양하는 일이요, 백성을 친하게 <새롭게>한다 함은, 자기 명덕을 기초로 해 천하국가의 백성을 다스려 나가는 일이다. 즉 명명덕은 학문덕행을 닦는 일이요, 친민(신민)은 사회적 공업을 쌓는 일이다. 그리고 지어지선은 귀착점을 말하는 것이나, 그의 심술(心術)을 지극히 경지에 둔다는 뜻이리라. 3강령이 실천윤리 면과 정치사상 상에 여하히 나타나는 가를 살펴본다.
유학의 목적인 동시에 대학의 근본사상인 수기치인은 8조목에 있다. 8조목은 평천하(平天下), 치국(治國), 제가(齊家), 수신(修身), 정심(正心), 성의(誠意), 치지(致知), 격물(格物)이다. 앞의 3조목은 주로 치인 즉 정치에 관계되고, 뒤의 5조목은 수기 즉 실천윤리에 관계된다. 수신에 관한 5조목은 치인 즉 정치에 관한 3조목을 위해 필요하다. 사물을 구명한 뒤에 앎에 이르고, 앎에 이른 뒤에 뜻이 진실하게 되고, 뜻이 진실한 뒤에 마음이 바르게 되고, 마음이 바르게 된 뒤에 몸이 닦아지고, 몸이 닦아진 뒤에 집안이 가지런해지고, 집안의 가지런해진 뒤에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야 천하가 화평하게 된다.
천자에서 서민까지 모두 수신을 근본으로 삼는다. 근본이 어지럽고도 끝이 다스려지는 일은 없으며, 두터이 할 데에 엷게 하고 엷게 할 데에 두터이 해도 되는 일이 없다.
대학지도는 재명명덕하며 재친민<신민>하며 재지어지선이다. 머무를 <止>을 안 뒤에야 정(定)함이 있고, 정해진 뒤에야 고요<靜>할 수 있고, 고요한 뒤에야 편안<安>할 수 있고, 편안한 뒤에야 생각<慮>할 수 있고, 생각한 뒤에야 얻<得>을 수 있다. 또 말하기를 물(物)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物有本末>,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니<事有終始>, 먼저하고 후에 할 바를 알면 <知所先後>, 곧 도에 가까운 것이다<則近道矣>.
대학사상의 요점을 간다히 평가해 본다. 대학의 도는 3강령에 있다고 보겠는데, 이 3강령은 윤리도덕의 근본으로서 명료하고 타당성을 갖고 있고, 그 실천수단으로 수기를 내세우고, 수기의 방법으로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을 돌고 있는 것도 정당하다고 보겠다. 사실 정치의 궁극적 이상은 사회의 도덕화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치의 차서가 적절하다.
제가 없이 치국이 될 수 없으며, 치국 없이 어찌 평천하가 되겠는가.
대학사상의 좋은 점을 말하였는데, 반면에 미흡한 점은 정치면에 있어서 너무 도덕주의에 치우쳐 경제적 고려가 매우 약하다. 이 점 맹자가 유도에 입각하고 있으면서 경제면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오늘날 너무 경제면에 치우친 나머지 세계정치의 혼란이 경제문제에 연유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사람의 삶에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대학에서 강조하는 교훈을 절실하게 반성해 볼 때이다.
대학(大學)은 인간(人間)의 학(學)이며 치자(治者)의 학(學)인 동시에 대인지학(大人之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