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丁月)은 맹춘(孟春)이라 입춘(立春) 우수(雨水)절기로다.
산중(山中)의 깊은 곳에 빙설(氷雪)이 남았으나 들 밖의 광야(廣野)에는 경치가 변하도다.
우리 성산(聖山) 애민(愛民) 중농(中農)하오시니 간절한 권농(勸農)의 말씀 방곡(坊曲:理)에 반포하네. 슬프다!
농부들아 아무리 무지(無知)한들 네 몸 이해(利害) 생각해 성의(聖意)를 어길소냐.
산전(山田) 수답(水畓) 상반(相半)해 힘대로 해보세.
일년의 풍흉을 미리 알지는 못해도 인력(人力)이 극진(極盡)하면 천재(天災)를 면하리니 제 각각 권면(勸勉)해 게을리 구지마라.
일년지계(一年之計) 재춘(在春)이라 모든 일을 미리하소. 농기(農器)를 다스리고 농우(農牛)를 살펴먹여 재거름 재워두고 한편으로 실어내고 보리밭에 오줌치기 세전(歲前)보다 힘써하소.
늙은이 근력(筋力)없어 힘든 일은 못해도 낮이면 이 엉 엮고 밤이면 새끼꼬아 때 맞추어 집 이으면 큰 금심이 더렀도다.
실과 나무 버곳 깍고 가지사이 돌끼우기.
정조(正朝) 날 새벽에 시험삼아 해보소. 며느리 잊지말고 소곡주(小麯酒)밀 (일명:母酒) 해라.
3춘(三春) 백화시(白花時)에 화전일취(花前一醉)해보자.
상원(上元)날 달을 보아 가뭄 장마 안다하니, 노농(老農)의 경험이라 대강은 짐작하리.
정조(正朝)에 새배함은 인정 많은 풍속이라.
새 옷을 떨쳐입고 친척 이웃 서로 찾아 노소남여 아동가지 삼삼오오 다닐적에 와석 버석 울긋불긋 빛깔이 번화(繁華)하다.
사나이 연 띄우고 계집아이 널뛰기와 윷놀아 내기하기 소년들의 놀이로다. 사당(祠堂)에 현알(現謁)하니 떡국과 주과(酒果)로다.
엄파와 미나리에 무엄에 겻드리고 보기에 신신(新新)하기 5신채(五辛菜:부추, 염교, 파, 마늘, 생강)부러하랴.
보름날 약밥제도 신라적 풍속이라. 묵은 산채(山菜) 삶아내니 육미(肉味)를 바꿀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요, 부름삭은 생율(生栗)이라.
먼저 불러 더위 팔기 달맞이 햇불켜기. 흘러오는 풍속이요, 아이들의 놀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