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장이다. 사각 링 안에는 알몸 둥이 남자 두 사람이 치고 박고 넘어뜨리고 아수라장이다. 링 바닥에는 피가 흥건히 고여 있고, 피투성이가 된 두 사람은 얼굴이 일그러져 숨을 몰아쉬고 있다. 관중들은 혈안이 돼 특정 선수를 응원하느라 고함을 지른다. 참으로 두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UFC란 운동경기다. 권투에다 레슬링을 더하고 태권도도 겸해야 하는 3종 종합격투기이다. 옛날에는 권투가 인기를 끌었으나 권투는 지금 너무 싱거워 인기가 없고, 요즘은 점점 포악해져가는 격투기가 대세란다.
운동경기가 날이 갈수록 싸움 장으로 변하고 있다. 그 옛날은 권투만 보아도 가슴이 뛰고 손에 땀이 나고 흥미진진했는데 오늘날에는 인간의 심성이 포악해져 피를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요즘 아이들의 게임도 점점 포악해져 간다는 사실이다.
칼을 가지고 상대방의 심장을 찔러 피를 보아야만 직성이 풀리고 스릴이 있어 재미를 느낀다고 하니, 어릴 때부터 그 세계에 빠져들면 나중에는 점점 야성적이고 포악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건전한 스포츠가 제 자리를 잡아야 하겠다. 권투는 상대방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두툼한 복싱 글러브가 있고, 발로 가격을 못하도록 룰이 돼있다. 격투기는 상대를 자빠뜨려 얼굴을 가격하면 만신창이가 돼 실신상태가 되면 끝이 난다.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운동이란 말과 같이 스포츠는 건전해야 하는 데 너무 잔혹한 격투기는 운동경기에 포함돼서는 안 될 것 같다. 관중들의 흥밋거리가 점점 포악해져가고 있다.
앞으로 이런 추세로 간다면 건전한 운동경기는 사라지고 포악한 격투기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날도 멀지 않았다.
아주 옛날에는 레슬링이 인기를 끌었으나 관중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위선으로 가격하는 바람에 흥미를 잃은 것 같다. 그 다음에 출연한 것이 권투경기이며 지금은 격투기 쪽으로 관중이 몰리니 국민 정서상 좋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요즘 격투기 경기만 나오면 TV를 끈다. 너무나 잔혹한 경기라서 마음이 아파 보기가 민망해서다. 앞으로 격투기도 어느 정도 지나가면 시들해져서 더 포악한 경기가 도래할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스포츠와 격투기는 반드시 구분 돼야 할 것을 나는 주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