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현대판 자린고비다. 아끼고 절약하는 습성이 몸에 배어 있다. 선천적인지, 아니면 부모로부터 보고 배운 것일지도 모른다. 거두절미하고,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참 가관이다.
그는 화장실에서 큰 것을 볼 때는 예외지만, 작은 것을 볼 때는 단번에 물을 내리는 법이 없다. 여러 차례 모아서 냄새가 날 정도면 물을 내린다.
간혹 내가 소변을 볼 때 한번보고 물을 내리면 야단맞는 것은 다반사다. 그 것뿐이 아니다. 변기의 물을 아끼려고 벽돌 두 장을 넣어 두는 것은 기본이다.  
그녀는 한 겨울에도 따뜻한 물로 세수하는 법이 없다. 내가 세수 할 때나 샤워할 때 뜨거운 물을 많이 쓴다고 잔소리가 심하다. 젊은 시절 이런 일로 다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세면장에 비누조각도 함부로 버리는 법이 없다.
여러 개를 모아 하나로 뭉쳐서 다시 쓴다. 치약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다 쓴 치약을 가위로 잘라 안쪽에 붙은 것까지 긁어서 쓴다. 칫솔도 낡은 것은 함부로 버리지 않고 신발 씻을 때나 청소 용구로 사용한다.
세탁기도 식구가 많을 때는 사용하지만 지금은 나와 두 사람 뿐이니까 손빨래를 한다. 그것은 세재와 물을 아끼기 위해서다. 수건도 수십 년 전 쓰던 것이 낡아서 올이 나가도 걸레로 사용하거나 발닦개로 사용한다. 옷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유행이 지난 옷은 시골에 사는 아저씨나 친척에게 준다. 잠옷도 수십 년 전 입던 것을 정이 간다면서 버리지 않고 장롱 속에 보관해 두고 있다.
젊은 시절 결혼기념일에 큰마음 먹고 고급 잠옷을 한 벌 사준 것을 지금도 입고 있다.
그것뿐인가. 쓰레기 분리수거는 기본이고, 음식물 쓰레기는 화분에 모아 두었다가 거름흙을 만들어 텃밭에 퇴비로 사용한다. 광고지나 신문지는 모아서 재활용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준다.
모전자전이라 했던가. 오래 전 우리 아이들도 엄마의 절약정신을 이어 받았는지 광고지 전단지를 모아 이면지에 연습장으로 쓰는 것을 보고 나도 느낀 점이 많았었다. 음식이나 반찬도 남는 것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냉장고에는 항시 먹고 남은 반찬이 꽉 차 있다. 곰팡이가 피어 버릴 쯤 되면 모아서 퇴비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이 있을 때는 냉장고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그것은 전기세도 절약하고 신선한 식품을 먹기 위해서다.
그 옛날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던 자린고비 이야기가 떠오른다. 
옛날에 나무꾼이 나무를 팔아서 고등어 한 손을 사왔다.
온 가족이 침 넘어가는 고기반찬을 먹고 싶었지만 워낙 아버지가 자린고비라서 고등어를 천장에 달아매어 놓고 밥 한 숟가락 떠먹고 고등어 한번 쳐다보며 반찬으로 대용했다는 이야기 이다.
옛날 자린고비 이야기와 현대판 짠순이 이야기는 비슷한 것 같지만 몸에 밴 절약정신은 우리에게 귀감을 주고도 남는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아끼고 절약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아름다운 미덕으로 생각되지만, 오늘날 젊은이들에게는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그녀의 몸에 밴 절약정신은 자손대대로 이어지기를 나는 소망한다.
그 짠순이의 엽지기 이름도 짠돌이라고 이름 지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