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旅軒(여헌)張顯光(장현광)선생 考察(고찰)(1554년-1637년)
가. 선생의 생애
선생의 자는 덕회(德晦) 호는 여헌(旅軒)이고 본관은 인동(仁同)이다.
고려초 삼중대광 신호위 상장군(上將軍)을 지낸 장금용(張金用 인동 장씨 시조)의 19세 손이며 고려 말 두문동 72현 충신인 충정공(忠貞公) 안세(安世)의 8세손이며 부친은 증 이조판서인 열(烈)이며 모친은 증 정부인(貞夫人) 경산 이씨(京山李氏)의 독자로 경상도 인동부 인의방에서 출생 하였으며 지금의 구미시 인동동 남산 마을이다.
8세때 부친을 여의었고 9세에 모친의 명으로 선산(善山)에 사는 자형(姉兄) 진사 노수함(盧守함)에게 공부를 배우고 14세에 진사 장순(張순)에게 수학하다가 16세 때 황극경세를 읽고 공부의 회심처를 찾아 홀로 공부에 열중하여 18세 때 우주요괄첩(宇宙要括帖)찬술하여 앞으로 학문의 나갈 바를 정했으니 우주요갈첩은 우주의 중요한 진리를 포괄하여 나타낸 첩자란 뜻으로 책 말미에 “능히 천하의 제일가는 사업을 하여야 비로소 천하의 제일 인물이 될수있다(能고天下 第一事業, 方爲天下 第一人物)”라고 포부를 밝혔다.
첫 번째 회진첩(會眞帖)은 무극(無極)의 진리를 나타낸 것이며, 무극은 형체가 없으므로 그림이 없다.
두 번째 일원첩(一原帖)은 태극의 진리이고
세 번째 부앙첩(俯仰帖)은 위로 천문을 관찰하고 아래로 지리를 살피는 것이다.
네 번째 중립첩(中立帖)인간이 하늘과 땅의 중간에 있어 삼재(三才)가 몸을 이른다.
다섯 번째 전수첩(傳授帖)은 도통(도통)의 전수이고
여섯 번째 재도첩(載道帖)은 도를 기재한 경전이며
일곱 번째 경모첩(景慕帖)은 존경해야 할 인물이고
여덟 번째 방수첩(傍搜帖)은 정통 이외에 널리 참고해야 할 인물과 서적이며
아홉 번째 원취첩(遠取帖)은 멀리 외물에서 취하는 것이고
열 번째 반궁첩(反躬帖)은 자시의 몸에 요약하는 것이다.
41세 때 인 1594년(선조27년) 봄에 예빈시 참봉에 제수 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고 가을에 제능참봉(齊陵參奉)이 제수 되었으나 또한 부임하지 않았다.
1595년(선조28년) 9월에 보은 현감에 제수되어 부임하였으나 동년 12월 관찰사에게 세 번 씩 사직을 청하였고 이듬해 2월 또 세 번 사직을 청한 뒤 허가를 기다리지 않고 향리에 돌아 갔다가 직무유기 혐의로 의금부에 잡혀갔으나 조정 대신들의 청으로 바로 풀려났다.
45세 때인 1598년(선조31) 봄에 봉화(奉化)의 도심촌(道心村)에서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을 방문하니 류성룡은 그를 만나 하는 행동을 익숙히 보고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이 사람은 마음이 안정되고 혼후(渾厚)하여 그를 대하면 사람으로 하여금 심취(心醉)하게 한다. 후일 세상의 유명한 학자가 되어서 우리 유학(儒學)의 맹주(盟主)가 될 자는 반드시 이 사람이다”하고는, 여러 차례 그를 조정에 추천 하였고 아들 진(袗;호는 수암)에게 명하여 그에게 배우게 했다. 1601년 경서교정낭청(經書校正郎廳)이 제수되었고 여러 번 부름을 받았으나 나가지 않았다.
1602년 거창 현감,경서언해교정낭청(經書諺解校正郎廳)에 임명 되었으나 나가지 않았다가 그해 11월 공조좌랑으로 부임하여 ‘주역’ 교정에 참가 하였고 형조좌랑으로 옮겨졌으나 이듬해 2월 사임하고 향리로 돌아왔다.
1603년 용담현령에 임명되었으나 나가지 않았고 곧 의성 현령에 임명되어 부임하였으나 몇 달 만에 사임하고 향리로 돌아왔다.
1604년 순천군수, 1605년 합천군수,1607년 사헌부지평에 임명되었으나 모두사퇴하고 부임하지 않았다.
1623년 인조 반정 후 사림(士林)의 천거(薦擧)로 장형광(張顯光)과 김장생(金長生號:沙溪).박지계(朴知戒) 3인이 같이 조정에 부름을 받아 나아가자 성균(成均)사업을 맡겼다.
1624년 사헌부장령으로 부임하여 왕을 알현하였고 곧 사헌부집의,공조참의로 승진 경연(經筵)과 서연(書筵)에 참석하도록 명 받았으나 사양하고 향리로 돌아왔다.
이어 이조참의, 승정원동부승지, 용양위부호군 등이 제수되었으나 모두 부임하지 않았다.
1626년(인조4년) 형조참판에 특제되자 마지못하여 사은하였고 계속 사헌부대사헌.부호군이 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고,
1628년 이조참판
1630년 다시 대사헌 등에 임명되었으나 또한 부임 하지 않았다.
1636년12월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영남호소사가 되어 여러 군현에 통문을 보내어 의병을 일으키게 하고 군량미를 모아 보냈다.
청나라에 항복한 도원수(都元帥) 강홍립(姜弘立)이 청나라의 권유로 군사를 이끌고 쳐 내려오려고 하면서 “지금 조정에 누구누구 있는냐”고 묻고 “정경세(鄭經世)가 이판(吏判)이고 장현광(張顯光)이 참찬(參贊)이다” 하니 “이 두분이 조정에 있으면 임금은 올바르게 예(禮)로서 모실 것이다” 하고 드디어 군사를 몰고 물러갔다.
그러나 다음해 2월 삼전도(三田渡)에서의 항복 소식을 듣고 세상을 버릴 생각으로 동해가의 입암산(立巖山) 들어간 다음 해 서거 하였으며 증직이 “대광보국숭록대부의정부영의정겸세자사”가추증되고 문강(文康)이라는 시호가 왕이 직접 하사 했다.
*선현(先賢)에게 시호(諡號)를 내릴때에는 통상 유림 공의로 시장(諡狀)을 올려서 시호가 내리는데 여헌 장현광 선생은 서거후 시장 없이(無諡狀) 왕(王=임금)이 문강(文康)이라 시호를 내렸으며
시주(諡註)는
도덕(道德)이 박문(博聞) 왈(曰)(=되여) 문(文)이요
연원(淵源)이 유통(流通) 왈(曰)(=하였으니) 강(康)이라 하였다
나. 여헌 장현광 선생 학문
여헌 장현광 선생은 일생을 학문과 교육에 종사 하였고 정치에는 뜻을 두지 않았으나 산림(士林)의 한 사람으로 왕과 대신들에게 도덕 정치의 구현을 강조 하였고 인조반정 직후에는 공신들의 횡포를 비판 시정하는데 힘을 쏟았다.
여헌은 이(理)와 기(氣)를 이원적으로 보지 않고 획일적 혹은 한 물건의 양면적인 현상으로 파악하였는데 그의 “경위설”에서는 이(理)를 경(經)으로, 기(氣)를 위(緯)로 비유하여 이(理);기(氣)가 둘이 아니고 체(體)와 용(用)의 관계에 있음을 주장하였다.
심성론에 있어서는 도심(道心)을 “미발지성(未發之性)”으로 인심을 “이발지정(已發之情)”으로 파악 하였으나 이미 발한 뒤에도 역시 도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도심이 인심 가운데 있고 인심이 도심 가운데 있어 별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여헌 선생은 사단(四端)이 칠정(七情)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칠정 가운데서 본성을 따라 발현하여 거짓되지 않은 것이 사단일 뿐이라 하여 사단의 순수 고유한 발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 여헌의 저술
여헌 장현광 선생은 일생 동안 수많은 저술을 남겼다.
저서로는 “여헌집”11권; “속집”5권; “성리설”6권; “역학도설”9권; “용사일기”2권 등 이외도 많은 저술을 남겼다.
많은 저술 대부분을 후손인 장동수(張東洙)는 여헌 학문을 좀더 체계적으로 연구하는데 보탬을 주기위하여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위탁한 상태다.

라. 왕조실록에 기록된 졸기(인조실록)
전 의정부 우참찬 장현광(張顯光)이 졸 하였다. 젊어서부터 과거 공부를 하지 않고 성리(性理)의 학문에 전념하였다. 선조 때에 대신이 천거하여 여러 번 벼슬을 제수 하였으나 부임하지 않았고 고을 수령을 제수하자 비로서 명을 따랐으나 곧 버리고 향리로 돌아갔다.
반정후 처음에 상(王)이 하교 하기를 “국가가 유도(儒道)를 숭상하지 않으면 어떻게 다스리겠는가”하고는 사헌부 장령으로 징소(徵召)하였다. 한 해안에 징소하는 명이 잇달으므로 드디어 조정에 나아가니, 상이 매우 후하게 예우하고 앞으로 크게 쓸 뜻이 있었으나 얼마 안 가서 상소하여 돌아가겠다고 청하였다. 그 뒤에 교자를 타고 올라오게 하였는데 이후 대사헌 공조판서 우참찬에 이르렀다. 정축년(1426년)난 때에 영천 입암산(立巖山) 속으로 들어가서 졸(卒)하니 향년 84세였다. 여헌이 죽었다는 소식을 아뢰자, 상(王)이 이르기를 “장현광은 바르고 어질고 겸손하고 검소하여 옛사람의 풍도가 있었는데 이제 문득 졸(卒)하니 내 매우 슬프다”하고 이어서 장사를 치를 물건을 넉넉히 주어 장사지내게 하라고 명하였다.
*인조대왕의치제문(仁祖大王致祭文)
인조대왕은 홍문관수찬 유철(兪撤)을 보내어 치제한 제문에
“아! 영령은 금오산과 낙동강의 빼어난 정기를 받아 오빽년에 한번씩 태어나는 우리나라의 위대한 인물이었소(五百應期 大東偉器). 어린시절부터 벌써 도덕을 닦는데 뜻을 두어 삼분오전(三墳五典)의 옛 글을 널리 고찰하여 마음 깊이 탐구하고 연마해서 마침내 이를 집대성하여 오묘하고 정밀한 경지에 묵묵히 도달 하였소.
  (중략)
조정이나 시골에서 모두가 놀라고 사림들은 창자기 미이지듯 애통해 하고 있소. 나라에 어려움이 많은 이때 그대 같은 원로를 잃었으니 나의 괴로운 이 심정은 누구와 나눈단 말이오.사물을 진정 시키는 아량과 세상 경영하는 지혜를 그대로 두고서 펴보지 못하게 했으니 이 모두가 나의 탓이오.
나라에 걱정스러운 일이 많고 영남까지 길이 멀어 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지 못하여 약도 보내지 못했으니 어진이를 우대하고 이를 존경하지 못한 내가 참으로 부끄럽소. 이에 유신(儒臣)을 보내어 술 한잔 드리게 하니 밝은 영령은 흠향하시라.”
*정조대왕이 친히 지으신 사제문
정조대왕은 예조좌랑 류경(柳경)을 보내어 치제한 친 제문에
“우리나라의 추로는(我東鄒魯)
실로 남기(南紀)이니
진유(眞儒)가 많이 배출되어
우리 도(吾 道)가 믿음이 있었네
드높으신 문강이여(卓乎文康)
    (중략)
높은 이름 우뚝하여
영세토록 우러르내
이에 예관을 보내어
제향을 올리노니
어둡지 않은 영혼이여(不昧惟靈)
부디 이를 흠향하라.(庶幾歆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