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방송국 토요일 아침프로에 시니어들의 갈등을 논하는 ‘황금연못’이란 토크쇼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60대에서 80대에 이르기 까지 시니어들이 살아온 온갖 이야기와 현재의 자기입장을 진솔하게 이야기 하는 유익한 프로를 보고 한바탕 웃음을, 때로는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분명히 건전한 토크쇼라고 생각되었다.
칠십 대의 한 부부가 나와 배꼽을 잡게 하는 갈등관계는 이러했다.
부인이 젊을 때는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계모임에 못나가다가 남편이 퇴직해서 지금은 한 달에 열일곱 군데나 모임을 다닌다고 했다.
남편은 혼자 집에서 악기연주를 배워 부인과 같이 사회단체에 봉사하고 싶고, 같이 놀아줄 줄 알았는데 놀아주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리니까 외톨이가 되어 불만을 털어 놓는 것이었다.
연자들의 찬반 투표 또한 남자들은 남자편이고, 여성들은 여자 편으로 갈라져 갈등관계를 그럴 듯한 입담으로 합리화 시키는 장면을 보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결국 최종투표결과 여성 쪽이 많아, 54:46으로 부인이 이겼다.
그러나 나중에 사회자와 남성들의 설득으로 반반씩 양보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마무리 지었다.
결국 부인 쪽은 한 달에 열일곱 번의 모임을 절반으로 줄이고, 남편과 함께 봉사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나이든 부부의 가장 필요한 다섯 가지를 열거해보면, 부인은 돈, 딸, 친구, 강아지, 찜질방 순으로 남편은 여섯 번째로 강아지 보다 못한 귀찮은 존재이고, 남편은 오직 부인, 와이프, 집사람, 아내, 애들 엄마 순으로 부인밖에 없다하니 웃지 못 할 사회풍자의 단면이란다.
100세 시대에 ‘황금연못’이란 프로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 풍기는 이미지는 참으로 건전하고 시대성을 풍자하는 좋은 프로라고 생각된다.
더욱이 감동을 받은 이야기는 칠십대의 어느 부부교사가 남편은 정년퇴임을 했지만, 부인은 40대에 눈이 멀어 정든 교단을 떠나야 했던 아쉬움을, 남편이 부인을 위해 폐교된 학교에다 동네 아이들을 모아놓고, 음악을 가르치는 휴일학교를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이다.
교장 겸 남편은 주말이면 눈먼 부인의 손을 잡고 길잡이가 되어 학교에 출근하면, 부인은 음악교사가 되어 재잘거리는 아이들을 위해 오르간을 치며 동요를 가르치는 보람으로 살아간다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보여줄 때 눈시울이 뜨거웠다.
요즘 지상파 방송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지만,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유익한 프로가 과연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 볼 때 이 ‘황금연못’이란 프로는 오래 지속되기를 나는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