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도다! 위대하도다!
이 나라 60만 대군이,
아니 5천만 국민 모두 일어나 감복해야 할
위대한 장거(壯擧)이로다
이보다 더한 찬사를 찾지 못함이 유감이로다 
언어라는 틀에 온전히 담아내지 못함이 한이로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
적도들의 흉계를 어찌 알지도 못했단 말인가?
두 발 들어 성큼성큼 걷고, 좌우로 달리고,
하늘 향해 뛰어 치솟는 그 용자(勇姿)를 보는 우리들은
그만 울컥 목구멍을 압박당하고 말았다 
그게 정녕 군인정신이었을까?

얼굴 가득, 희색이 만면함이
그게 정녕 참군인의 모습이었을까
그 희색, 그 용자의 뒤안길에선 신산(辛酸)이 없었을까
폭풍우 같은 울분은 없었을까
세상을 다 잃어버린 절망감은 없었을까
얼굴 가득 보인 웃음 뒤엔,
보이지 않는 피눈물은 없었을까?
가득 보인 웃음은 결코 환희는 아니었다
그 환희 뒤에는
더욱 강인한 애국심과 투철한 군인정신 결의의 숙연함이
선명히도 어른거렸다
보이지 않는 힘이 더욱 강력하다 했던가?
그 숙연함을 보는 우리들 가슴이 더욱 아리었다.

아픔을 아프다 하고,
슬픔을 슬픔이라 하지도 못했을 것이었다
그 위대한 용자의 뒷그림자는 쓰리고 아픔이었고
간장을 오그리는 아픔도 있었을 것이었다
그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전우애를 발현했다니
살신성인은 들어봤어도
살신전우애는 처음 듣는 일이로다.

다시 우뚝 선 김정원 중사와 하재헌 중사!
대지를 박차고 감연히 일어선 두 용사들!
국방부와 조선일보가 공동 제정한 ‘위국헌신상’을
수여하고
유력 일간지 동아일보는 그 두 위인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는데
그걸로 어찌 두 용맹의 상찬을 다 했다 하겠는가?

그 용맹을 영원히 기억할 상징물도 섰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8·4 DMZ 작전’ 조형물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의 이름 “평화와 하나 됨을 향한 첫걸음-평화의 발”이로다
아! ‘평화의 발!’
‘발’이라는 글자가 다시 한 번 우리들의 가슴을
저리게 하고 애간장을 녹이게 하고 말았다
가장 위대한 발이로다, 거룩한 ‘발’이로다.

걷고 달리고, 그리고 또 뛰는 용자!
대지를 박차는 용솟음으로
열어가소서, 또 열어가소서
창창 앞길 부디 열어가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