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야읍에서 일반 한식 음식점을 하고 있는 김 모 씨는 이번이 세 번째 업종 도전이다.
10여년 전 지역대학가에서 작은 맥주 집을 운영하던 김 씨는 한 때 그 일대에서 나름 장사가 잘되는 곳으로 소문날 정도였다.
그러나 경기가 점차 나빠지면서 손님이 절반으로 줄더니 급기야 가게 운영비마저 충당하지 못할 지경이 돼 버렸다.
결국 그는 권리금도 챙기지 못한 채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1년 뒤 대가야읍으로 나와 서민들에 맞는 가격과 음식으로 다시 가게를 열었다.
생각보다 손님도 많았고 나름 돈도 벌었다. 그런데 김 씨는 어느 날 갑자기 영업을 중단했다.
그에게 그만둔 된 이유를 묻자 “장사가 잘 된 것은 그만큼 이익을 줄이고 좋은 재료를 듬뿍 제공했기 때문이었다”며 “재료값, 인건비 안 오르는 것이 없는 추세고 같은 업종의 경쟁과 경기가 좋지 않으면서 매출도 영향을 받아 이쯤에서 중단하는 것이 손해를 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 후로 그는 다시는 음식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했지만, 얼마 전 지역의 또 다른 곳에서 음식점을 열었다.  “그래도 할 것은 이것뿐”이라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김 씨처럼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수년째 치킨 집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손님들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다고 느낀 건 올해뿐만이 아니다”며, “지난해도 그렇고 점점 매출이 줄고 있고 옆 식당도 어렵다고 난리다”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이 장사를 시작한 지 수년 됐는데 개업할 때가 제일 잘됐다. 경기 체감은 지금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안 좋다”고 말했다.
5년 전부터 매출이 서서히 줄었지만 재료비는 올랐다. 반면 치킨 값은 고객 눈치에 함부로 올리지도 못하고 있다.
그는 “가게를 어떻게 꾸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근심섞인 목소리를 냈다.
고령군음식업지부에 따르면 지역 일반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446곳이었던 것이 올해 9월 기준 440곳으로 나타났고 더욱 심각한 것이 이중 30여 곳 업소는 허가만 살려둔 채 실제 영업은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업체의 등장으로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이 없어 발 만 동동 구르는 형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시작 전에 보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경쟁력을 갖춘 업종을 선택하는 길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