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대행업’ 이 말은 사이버 세상 어떤 카페의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이 카페의 회원들을 보면 인성을 가진 며느리들은 극히 소수이며, 주로 다방면에 진취적으로 살고자 하는 시어머니들이 대다수의 회원들이다.
컴퓨터 실력을 보면 베이비부머시대 집단 속에 포함된 5,60대의 어머니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더러는 70대를 넘어선 어머니 회원들이 있기도 하고, 그 와중에도 특별회원으로써 남자 회원들이 있긴 하지만 아주 소수일 뿐이다.
필자가 판단컨대 글을 주로 올리는 부류를 살펴보면, 위로는 시어른을 모시고 아래로는 며느리를 둔 낀 세대를 사는 5,6십대의 여성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때로는 현명한 며느리가 되고파서 ‘시어머니들께 묻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시댁과의 갈등을 하소연하는 며느리가 올린 글도 자주 등장한다.
‘시어머니께 의견을 여쭤봅니다’ 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 모든 열성파 카페 회원들이 그 글에 대한 댓글을 자신의 며느리의 하소연인양 객관적인 시각이 아닌 시어머니 입장으로서의 마음을 조심스레 내어 놓는다.
그 결과 며칠 후가 되면 그 글을 올린 며느리가 대부분은 현명한 대안을 깨달은 듯 감사하는 글을 올리는 것이 다반사다. 그에 비례해 시어머니들의 사연들은 각양각색으로 글의 흐름을 보노라면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고부간의 갈등이 시작 되는 낌새가 조심스레 풍기는 내용으로 며느리에게 서운해 하는 마음을 위로받고자 하는 내용이고, 또 하나는 고부간이라는 인간관계를 지혜롭게 잘 엮어가는 우등생 시어머니들의 경험들이다.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면서 우등생으로 사는 시어머니들은 우월감을 가져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자랑해도 될 만한 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년전만 해도 평범한 고부간의 인간관계가 이제는 완전히 며느리가 상전이 되는 시대로 변질되어 가는 시대로 변해버린 것이다.
때문에 시댁에 기본도리만 하는 며느리를 맞이하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라는 댓글이 다반사다.
반면에 며느리와의 인관관계 갈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가 없어 가슴 아파하는 젊은 시어머니들은 낙제생 점수를 받은 것처럼 의기소침한 느낌이 가슴으로 전해져서 내용이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다.
아마도 자식잘못 키운 죄인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그렇게 표현 될 수밖에 없으리라고 이해가 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카페에서 제일 많이 등장하는 시어머니 백서중의 신조어가 하나 있다.
‘요즈음 시대는 아들은 며느리의 남편일 뿐’ 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살면 지혜로운 고부관계를 이어 갈수 있다는 신조어이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일인가구시대!
농어촌의 독거노인 실태는 지금 전초전에 불과하다. 현재의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는 예감은 각종 사회 뉴스를 보면 실감이 더해진다.
부모가슴 아프게 하는 유산으로 인한 형제간 소송이나 부모를 상대로 하는 민사소송, 부모가 자식을 상대로 하는 유산 반환 소송이 기막힌 상황으로 가십꺼리로 등장함은 이를 잘 반영해준다.
위 사실 입증이 아니더라도 카페내용으로 보아 얼마 지나지 않아 ‘베이비부머의 세대들의 단독 가구는 급격하게 늘어갈 것’ 이라는 관련부처의 예고가 사실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 이제는 자식에게 노후를 보장받는 기대는 서서히 사라져 가는 추세다. 그러나 아무리 자식의 독립을 인정하려 해도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자식을 온전히 놓아 버리지 못한다.
특히 내 배 아파 낳은 아들이라는 고정 관념은 눈을 감고 이 세상을 하직할 때 까지 변할 수가 없다.  때문에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내 자식만은 내 아들이이기도 하고, 며느리의 남자이기도 했으면 싶은 바람을 갖는다.
사회의 가족 관계를 보면 독립적인 가구로 변질되어 가는 사회구조가 기정사실로 받아드리고 있다. 때문에, 자식스스로 마음이 편할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자식대행업’ 이라는 직업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애기가 나왔으리라.
어디 그 뿐이랴! 노후를 고독하게 보내는 노인들에게도 ‘자식대행업’이 필요한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는 말한다. 텔레비전의 건강보험공단 광고를 보라고…. 어느 자식이 이렇게 보살펴 주겠노라는 내용이 나오는 요앙보호사 제도가 곧 자식 대행업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글쎄? 요양보호사가 아무리 잘해준다고 한들 자식들의 문안인사보다 든든할까?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의 시어머니 입장으로 현명하고 지혜로운 시어머니가 되는 길을 모색해 볼 때 현시대가 참으로 어렵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