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 지역내 유통가와 택시업계 등 서비스 업종 대부분은 추석 대목이 실종됐다.
민족최대명절인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은 수많은 귀성객들에 비해 대목특수를 노린 각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 추석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대가야읍의 한 유통업체에 따르면 “이번 추석을 기대했지만 기존 불경기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등 그런 영향 때문인지 올해는 4~5만원대 선물세트 보다는 1만원대 세트들이 잘 팔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못하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물건을 고르던 주부 임 모(54)씨는 “명절이라 돈 쓸 곳이 많은데 남편이 상여금을 받지 못할거라는 말에 가족들 선물과 음식 등을 모두 줄였다”며 “주변에도 허리띠를 졸라메는 분위기여서 우리도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마트 관계자는 “추석선물세트 추가 가격 인하, 카드할인, 덤 증정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면서 “올해는 유난히 지역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 타도시 대비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전통시장도 예년과 비교해 명절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전통시장인 고령시장 곳곳에는 추석 선물세트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상인들의 얼굴 표정은 어두웠다. 추석 경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평소보다 사람들은 북적거렸지만,.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어졌다는 것이다.

수십년째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올해 과일 작황이 좋아서 값도 싸고 품질이 좋은데도 사과, 배 등 과일을 구매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지난해에는 기업들이 대량 구매를 하기도 했는데 올해는 반 토막으로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 모(45)씨는 “소고기 값이 오르니까 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확 줄었다”면서 “한우값이 오르니 수입 고기를 찾는 사람도 생겨났고, 구매를 하더라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형편이 지난해 보다 못해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 수를 줄이거나,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양만 장만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을 찾은 귀성객들에게 많은 희망을 걸었던 택시업계는 추석 주력업종인데도 불구하고 더욱 침울하다.
개인택시 이 모 씨는 “요즘 대부분 사람들이 개인차량을 이용하고 있고 각 식당 및 술집들이 큰 장사가 되지 않아 밤늦게 택시를 찾는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고 하소연 했다.
특히 이번 추석의 경우 대부분 사람들이 추석당일 차례만 지내고 돌아가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추석전날 읍내 거리와 지역 식당상가 등을 이용하는 손님들 또한 20대가 거의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계부채 증가와 사회 전반의 소비심리 위축은 중산층을 포함한 서민 계층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