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시청로 요지, 전망 좋은 직지천변 그림 같은 위치에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엔젤리너스’ 커피전문점 건물과 간판이 유난히 시선을 끈다. 이곳이 바로 고령(쾌빈3리, 정뱅이, 고령중 22회, 고령농고 19회) 출신 시진학(59) 사장의 사업체다. 커피전문점의 고객층은 다양하여 현대인의 기호에 꼭 맞춘 업종인 것 같다. 반갑게 맞이하는 시 사장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니 잘 꾸며진 인테리어며 집기 등이 무척 고급스러워 보여 아늑함이 묻어난다. 시 사장이 이 커피사업으로 전환한 것이 불과 3~4년 전부터라고 한다. 그 짧은 기간에 김천의 고객들에게 커피전문점으로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그의 사업수완과 성실함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금강제화·랜드로바 신발사업으로 성공신화를 일궈낸 시 사장이 김천에서는 기업인으로 유명인사 반열에 우뚝 선 자랑스러운 고령인이다. 지금은 그 꿈을 완전히 접었지만, 한때는 자천 타천으로 “정계 입문 꿈이 있었다”는 그의 말 속에는 김천사회에서 그의 입지가 상당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 꿈을 접은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다. “여느 지역이나 별반 다르지 않지만, 김천 사회도 학연·지연·혈연을 무척 따지는 곳입니다. 민선 4기 때 유력 정치인의 권유로 정치에 뛰어들 생각도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접고 지금은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 사장의 사업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해 한 가지 업종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률이 높아 김천사회에서는 저명인사로 꼽힌다”고 인터뷰에 배석한 바르게살기운동김천시협의회 김정구(고령인) 사무국장이 증언한다. 현재 롯데마트 김천T/O점에 엔젤리너스 분점을 두어 성업 중이고, 영주 공장에서 현재 생산 중인 고급와인 ‘상떼마루’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또한 비상장 회사인 산삼배양근 ‘비트로시스’ 제품을 현재 인기리에 제약회사에 납품하고 있어서 그 분야에서도 밝은 전망을 보이고 있다. 시 사장이 오늘의 중견 기업인으로 우뚝 서게 한 성공신화의 시작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0년대 초 제5공화국 때 학생들의 교복·두발 자율화가 그를 큰 기업인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의 선견지명으로 당시 김천에서 금강제화·랜드로바 신발 대리점을 경영한 것이 시운과 맞아 떨어져 일취월장 매출이 급성장했다. 일반신발사업 5년의 경험이 밑받침이 되어, 경북에서 신발 매출 1위라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하여 업계에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다. 이러한 그의 성공신화 뒤에는 탁월한 사업경영 수완과 시운, 업종 선택, 그리고 부인의 내조를 빼놓을 수 없다. 여러 가지 궁금증을 대담을 통해 들어본다. 
 

 

▶김천에 터 잡게 된 원인과 처음 택한 사업은?
김천은 처가가 있는 곳입니다. 계명대에서 경영학을 전공,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에 있는 금강랜드로바 매장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신발사업의 경험을 쌓았습니다. 1982년 결혼과 함께 처가 곳인 김천으로 와서 일반 신발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장사가 잘 되어 그야말로 매출이 쑥쑥 올라가더군요. 5년여 동안 경영하면서 경북에서 매출 1위라는 눈부신 실적도 올려보았고, 그 자신감으로 금강제화·랜드로바 대리점을 따냈습니다. 그 경험과 자신감이 실적으로 연결되어 입소문을 타고 매출 급성장까지 오르게 된 것 같습니다. 시운도 한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타지에 살면서도 고향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잔뼈가 굵었던 고향을 잊지 못하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닌 인지상정이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현재 고향에는 어머님(전분이, 82세)과 외삼촌(전영균, 74)께서 계시기 때문에 틈나는 대로 어머님과 외삼촌 내외분을 찾아뵙고 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는데,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는 쑥스럽고 내세울 일은 아닌 것 같지만, 매년 어버이날 쾌빈3리 어르신들 경로잔치에 저도 돼지 한 마리나 현금으로 조금씩 협찬한 것이 올해로 20여년 된 것 같습니다. 행사때 100여 명이 초대된 어르신들 모두가 부모님 같고, 또 즐거워하시는 모습에서 저 또한 마음의 위안과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김천 사회에서 봉사단체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알려졌는데…
김천 평화상가 회장을 거쳐, 2002년부터 김천상인연합회 회장을 다년간 역임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2006년 김천라이온스 회장을 지냈고, 2012년부터는 고령·성주·왜관·김천라이온스 위원장과 금강 랜드로바 전국·경북회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천시 선거관리위원으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나름으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폭넓은 활동을 하게 된 것은 ‘기업에서 얻은 이윤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 본래의 뜻을 실천하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고, 앞으로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며, 내고향 고령이 마음속에 항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향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내고향 고령이 군민의 합심으로 많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전국에 많이 알려져 고령을 찾는 관광객이 줄을 잇는 것을 보고 대가야인의 후예로서, 또 출향인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노인 사고율이 타 지역보다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고령은 농촌지역의 특성상 어르신들이 고향집을 지키면서 때로는 농사일도 하기 때문에 경운기 등 농기계로 인한 사고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역 언론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언론이 늘 좋은 말만 해서는 안 될 것이며, 때로는 지역 발전을 위한 쓴 소리도 할 줄 알아야할 것 같습니다. 자치단체에서 잘 하는 것은 칭찬도 하고, 또 미흡한 부분은 지적도 하는 대신 대안 제시도 잊지 말아야 하겠기에 감히 당부 드립니다.

시진학 사장의 가족으로 부인 윤두리(57) 여사와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다. 장녀 두진(32)씨는 김천여자중학교 수석입학에 3년 동안 1등을 놓친 적이 없어 장학금을 받은 수재로서, 경북외고에서도 두각을 보였으며, 미국 유학을 마치고 결혼해 딸 둘을 뒀고, 현재 외국인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장남 문한(30) 군은 석천중학교 수석입학에 3년 내내 장학금을 받아 남매가 나란히 수재학교 경북외고에서 톱(TOP)을 놓친 적이 없는 수재 집안이다. 연세대학 법대를 졸업한 문한 군은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현재 군 법무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1년 남은 기간을 마치면 법조인으로 큰일을 할 인물이어서 앞으로 남매의 활약상을 지켜보면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문한 군은 조산(早産)으로 태어나 한 달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지낸 아픈 기억을 떨쳐내고 큰 인물로 성장하고 있음을 아버지 시 사장은 무척 대견해 한다. 한편, 전체 인구가 전국에 2천명이 채 안 되는 절강씨씨(浙江施氏)의 시조(始祖)는 시문용(施文用)으로 임진왜란 때 많은 전공을 세우고 귀화한 중국 절강성 출신이다. 300여 년 전인 1796년 전후로 선향지(先鄕地)인 성주군 수륜면 보월리에 시조 시문용이 터를 잡았고, 그후 고령 대평리, 화암 등 고령군 일대에서 살고 있으며 입향조는 시치권(施致權)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