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이 지난 2013년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내 착공한 눈썰매장이 이듬해 1월 가동 후 운영 17일 만에 문을 닫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무계획 사업으로 혈세를 낭비한 고령군은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으며, 사업에 대한 경제관념이 무지하다는 것을 또다시 입증됐다.
 
군은 2013년 6월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내 4,000㎡ 면적의 눈썰매장 공사를 착공, 이듬해 1월 가동했다. 운영기간은 17일. 그동안 눈썰매장을 이용한 인원은 유료 3,788명, 무료 2,450명 총 6,238명이 이용해, 입장권 수입은 고작 5백8십만원 남기고 문을 닫았다.

당시 눈썰매장 조성사업비는 제설기 및 튜브구입 등을 포함 총 4억4천5백여만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들여 개장했으나 17일 만에 폐장했다. 그 자리에 다시 1억2천6백만원을 들여 2015년 4월 9일 레일 썰매장으로 교체해 소요인력은 최소 6명(주말기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방문객 수는 2,593명이며 3개월간 총 수입은 1천2백만원으로 운영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엄청난 혈세를 들여 마련한 제설기와 기타 부자재가 고스란이 무용지물로 방치된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눈썰매장을 조성할 당시 관내 민간이 운영하는 썰매장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해 원성을 산적이 있다. 군민 세금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면, 최소한 지역상가에 피해상황을 충분하게 파악한 다음에 계획을 세워야 하고, 부득불 사업하려면 피해업주와 상의를 거치는 게 도리다.

지역내 목욕탕 D 대표는 “문화누리 내 수영장 개장으로 목욕탕 매출은 반토막이 난 상태에서 경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역에서 얼음 썰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모 대표는 “눈썰매장 조성 당시 직접 해당 부서를 찾아가 말렸다. 지역주민이 버젓이 운영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눈썰매장 운영을 무리하게 감행하는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짧은 운영으로 당시 사업장에 큰 피해는 없었지만, 만일 지금껏 운영해 왔다면, 군이나 민간이나 두 군데 모두 엄청난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백 모 씨는 “군이 최근 무리한 예산낭비 사업이 지속되면서 지역경제는 점점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무슨 사업을 펼치기 전에 군민의 목소리에 귀를 좀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은 상가를 오픈하는데도 사전에 시장조사를 거치는 것이 기본인데, 하물며 군 행정에서 추진하는 사업마다 실패를 반복한다면, 미래에 후손들에게 빚만 남겨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 군 행정이 기본이나 원칙을 망각한 채 그릇된 잣대로 편익에 따라 좌고우면하다가는 지역발전은 고사하고 혼란을 자초할 뿐만 아니라 ‘군 살림’ 거덜나는 것은 시간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