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이란 운동경기, 야외운동 등 일정한 신체활동을 통해 건전한 신체와 정신을 기르고 여가를 선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건강을 유지하고 체력 향상을 꾀하여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다. 해방 전후를 비롯해 지금까지 고령체육이 종목에 따라 전국에 명성을 떨친 부분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점도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못하여 아쉬움이 있던 차 이번에 5회 시리즈 기획취재를 통해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기회를 가져 본다.

예로부터 성행한 민중오락 또는 민속놀이는 체력을 바탕으로 이루어 졌다. 그 중에서도 정기적인 놀이로는 씨름, 줄다리기, 석전, 널뛰기 등이 성행했다. 특히 씨름은 경기적인 오락으로서 단오, 백중, 추석, 정월대보름날에 성행하였는데, 특별히 고령의 씨름은 오래전부터 유명하여 그 명성이 널리 알려졌다. “고령씨름”, “안림씨름”, “낫질씨름” 등의 말이 유행할 만큼 전국에서도 고령의 씨름은 유명하다.

>>석전(石戰)
석전은 조사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본 사람이 한명도 없다. 다만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모듬내(會川)에서 동서로 편을 나누어 돌을 던지는 경기였다고 하는데, 이것은 외적의 침입에 대비한 놀이였지만 새로운 병기의 발달로 점차 퇴색되어 가다가 겨우 돌팔매질 겨루기로 그 명맥만 유지되어 왔다. 이상의 것은 대개 남성들의 놀이였는데 부녀자들의 놀이로는 널뛰기와 그네뛰기가 매우 성행하였다. 1930년부터 광복 후 상당기간까지 남성들의 중요경기인 씨름대회가 열리면 으레 여성들의 그네뛰기와 널뛰기도 곁들인 추천대회가 매년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줄다리기
줄다리기 경기는 예로부터 성행한 민속놀이로서 고령지방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행해졌던 놀이다. 특히 고령지방의 줄다리기는 그 규모와 참가인원 등으로 보아서 전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경기였다. 주로 음력 정월 대보름날의 줄다리기는 지금의 주산밑 연조리 도로에서(주산체육관 가는 길) 시작하여 대구로 가는 도로를 경계로 하여 남북으로 갈라져 시작을 한다. 경기일이 정해지면 온 고을 주민이 참여하여 며칠동안 새끼를 꼬고, 그 새끼를 수십가닥으로 합사한 줄에 손잡이 새끼를 달아내고 도래고리와 통나무로 연결하여 그 양편의 무수한 사람들이 참여하여 남북대결의 승부를 가졌다. 이때에는 집안에만 있던 부녀자들도 모두 참여하여 음식을 제공하고 “쾌지나칭칭나네”를 부르면서 축제 행사로 이어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1930년대 중반부터 일제의 집회통제로 그 행사가 중단된 것이 매우 아쉽다.

>>씨름
해방 전후를 비롯해 현재까지 고령을 대표하는 운동경기가 바로 씨름이다. 매년 금천(모듬내:會川) 백사장에 크고 넓은 상사를 짓고 전국씨름대회를 개최하여 전국에서도 유명한 씨름꾼들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씨름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점포와 음식점이 들어서고 5일마다 열리는 5일장도 이곳에서 열리어 모든 군민이 며칠동안 시가와 취락이 이곳에 옮겨진 듯이 그 열기가 대단했다. 씨름장밖(상사밖)에는 농악놀이를 비롯하여 서커스공연이 연출되어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당시 전국의 이름 난 씨름 선수들 중에 나윤출, 송달호, 선수와 고령출신의 맹장 문봉준(낫질출신) 등 수많은 선수가 한자리에 모여 각축을 벌였다. 입상한 선수에게는 시상품으로 큰황소 한 마리를 주었는데 그 황소의 배에는 붉은 천으로 허리를 두르게 하였으며, 상으로 탄 황소를 몰고 유유히 걸어가는 씨름선수는 모든 고령인들에게 대단한 인기였다.

>>축구
예전에는 생활이 어려워 축구공 하나를 구하지 못했다. 고령의 젊은이들은 소를 먹이려고 들에 나가 풀밭에서 새끼를 공모양으로 만들어 놀이로 즐겼을 뿐 체계적인 축구성행은 없는 듯하다.

>>정구
고령의 정구 경기 전통은 대단하다. 당시 일본(日本) 정구대회를 10여년 석권한 권복인(權福仁) 선수가 고령에 부임함에 따라 본격적인 정구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당시 고령출신 선수로는 백남주(白南柱), 김홍식(金洪植), 유상호(兪尙浩) 등이며 그들의 후배격으로 대구 계성학교 출신인 서규원(徐珪源), 이준구(李俊九) 선수 등이 배출되었으며, 1930~1940년대에는 인근 군과의 대항경기가 성행하여 주로 거창, 합천, 성주, 진주 등과 교환경기도 가졌고 경기때마다 우승하여 7인승 승용차를 대절하여 타고 우승기를 휘날리면서 고령시가지를 행진하였다. 고령에서는 보통학교(지금의 고령초등학교) 학생이라도 대개 MORISHITA 라켓의 폐품을 고친 것이 아니면 나무판자로 정구 라켓을 만들어 책보와 함께 학교에 가져가서 정구를 칠 정도로 그 열기가 대단하였는데, 대표적인 예로 고령보통학교 출신인 이준구, 서규원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교내 경기는 물론, 학생대항 경기에 늘 우승을 하여 당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였다. 그 당시 정구장은 군청내에 1면, 고령보통학교에 1면이 있었으나 정구장은 1937년 2차세계대전이 치열해 지면서 없어져 버렸다.

>>야구
광복전 1930년대에 고령의 야구장은 고령공립보통학교(현 향교내)의 운동장을 이용하여 야구경기를 하였다. 서북쪽에 홈베이스를 놓고도 그 길이가 60~70m밖에 되지 않아 공이 학교 밖으로 날아가면 홈런으로 인정했다. 당시는 생활이 매우 어려웠던 일제치하 였지만 글로브와 포수의 밋드, 방호면 등이 쓰이게 되어 자못 기이하게 여겼으며 유상호(兪尙浩)의 야구스파이크는 그 인기가 열광적이었다. 더구나 고령군청 응원단장 김용발 씨의 기차박수 소리와 3 3 7박수는 온 운동장을 사로잡을 정도로 그의 응원술은 대단했다. 당시 야구경기는 7회 말까지 스코어로 승부를 가리는 경기였다.

 

해방이후의 고령체육
한일합방이 조인되자 온 국민은 일제의 무단통치로 인하여 희망과 의욕을 상실하고 망국민족의 설움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서는 온 국민의 강건한 신체단련과 굳건한 민족정신 함양이 절실히 요구되었다. 그러던 중 1920년 4월 10일부터 3일간 동아일보에 평파(平坡) 변봉현(邊鳳現)선생이 “체육기관의 필요를 논함”이라는 논제로 체육발전을 위한 체육기관 조직을 주장하여, 같은 해 7월 13일 조선체육회(현 대한체육회)의 발족으로 우리민족의 우수한 체육성을 과시함으로써 일본인을 제압하였다. 또한 1936년 8월 9일,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孫基禎), 남승룡(南昇龍) 두 선수가 참가하여 손기정 선수는 세계신기록을 수립하였고, 남승룡 선수는 3위로 입상해 우리의 우수성을 세계 만방에 알렸다. 8·15광복과 더불어 각급학교에서는 일제시대의 체련과를 보건체육과로 개칭하는 동시에 필수과목으로 체육을 택하였고 각 대학에서는 일반교양과목으로 채택해 체육과나 체육대학을 신설하였다. 이와같이 학교체육의 새로운 변천과 더불어 사회체육면에서도 1945년 9월 대한체육회의 부활과 함께 각 분야에서 체육단체의 탄생을 보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고령 체육인들은 체육회의 발전을 위해 고령체육회의 창립을 서두르게 되었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기획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