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인접한 자치단체 간 다양한 갈등이 야기되고 있고 이로 인해 양 자치단체 발전에도 걸림돌이 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 같은 현상은 고령군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지만 최근 고령군은 이 같은 인접 자치단체와의 갈등 해소를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통해 상호 협력의 방향으로 전환해가고 있다. 특히 고령군의 경우 인근 성주군과는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던 가야산 골프장 건립 문제를 비롯해 성주군 쓰레기매립장 건립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상당 기간 양 자치단체의 갈등을 불러왔다.
하지만 지방자치제가 성숙해지면서 최근 들어 고령군은 성주군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많은 갈등을 빚어온 인근 자치단체들과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인근 자치단체와의 유기적 협력 없이는 자치단체의 발전도 어렵다는 현실적인 필요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령군의 경우 지난 2005년 전국에서 최초로 광역자치단체를 뛰어넘어 5개 광역시·도 내의 기초자치단체를 묶는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를 구성해 같은 문화권의 공동발전 모색에 나섰으며, 최근 성주군과 공동으로 ‘행복생활권’ 선도사업을 공모해 선정되는 등 인근 자치단체와의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기획취재에서는 고령군의 타 자치단체와의 다양한 협력 노력을 알아보고 이런 노력들이 어떻게 자치단체의 발전이라는 열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를 파악해 이를 군정에 적극 반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며, 이번 호에서는 ‘갈등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에 대해 살펴본다.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앞선 2회째 기획기사를 통해 밝혔듯이 고령군은 특히 가야산골프장 문제로 많은 갈등과 함께 문제의 해결 후에도 많은 후유증을 남김으로써 이에 따른 인근 자치단체에 대한 불신과 갈등이 쉽사리 가라앉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방자치제가 본격화하면서 자치단체간의 갈등은 양 자치단체 어디에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이에 따른 현실적인 문제가 대두됨으로써 인근 자치단체와의 화합과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기 시작하면서 과거의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하려는 노력이 시작된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이하 협의회)이다. 지난 2005년 2월 경남 합천군에서 발족한 협의회는 ‘가야문화를 통한 영·호남간 지역감정의 해소, 공존과 상생의 국민대통합 실현 및 동반자적 공동 발전방안을 모색’, ‘동일권역의 가야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해 영호남 권역 공동발전 및 특색있는 통합브랜드 창출 유도’라는 목적 아래 출발했다. 특히 이 협의회에는 그동안 고령군과 여러 분야에서 갈등을 초래해왔던 성주군과 합천군이 처음부터 참여함으로써 이들 인근 자치단체와의 갈등 해소의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협의회는 기존 신라·백제권과는 차별화되는 가야문화권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공통으로 간직한 지역으로 대구 달성군, 경북 고령·성주군, 경남 의령·함양·창녕·산청·거창·합천·함안·하동군, 전북 남원시·장수군, 전남 순천·광양시 등 5개 광역시·도 15개 시군이 포함되어 있다. 출발 당시엔 처음으로 광역단위를 뛰어넘는 기초자치단체간 모임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후 이 협의회는 매년 공동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게 되고 성과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게 된다.
협의회 모임은 2005년 10월 대한민국 혁신박람회에서 가야문화권 지역발전·혁신 전국 최우수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가야문화권 혁신 대 토론회』를 열어 협의회 소속 자치단체의 공동 발전 방안 모색과 가야문화권의 재조명에 나섰으며, 이에 힘입어 2006년 1월에는 국토연구원에서 시행하는 가야문화권 관광개발계획 용역을 통해 관광 연계 발전사업과 관광 활성화사업에 본격적인 출발을 하게 된다.
또 2007년 4월 한국토지공사는 협의회 7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특정지역 지정 연구 용역을 실시했으며, 이는 2010년 12월 국토해양부에서 달성·고령·성주·거창·합천·의령·창녕군 등 7개 군을 대상으로 가야문화권 특정지역을 지정함으로써 8,26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게 된다.
이들 협의회 자치단체간에는 공동워크샵을 비롯한 다양한 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창녕과 성주에서 담당공무원과 문화관광해설사들을 대상으로 워크샵을 가졌으며, 이후 2011년 10월 합천해인사관광호텔에서는 공무원 및 해설사들을 대상으로 가야문화권 이해라는 주제로 워크샵을 가진 것을 비롯해 지난해까지 총 6회에 걸쳐 워크샵을 통한 협의회 자치단체간 교류를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해 4월에는 경남 합천군 공설운동장에서 15개 시군 공무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친선체육대회를 갖고 교류 실무자들인 공직자들간의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이 협의회에서는 지역발전 및 현안사업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광주간 철도사업 및 88고속도로 확장 추진, 특정지역 지정 등이 대표적인 실례다.
특히 고령군은 많은 갈등을 겪어온 인근 합천·성주군과 연계한 협력사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예로 ‘팔만대장경 이운 순례길 조성(2013년, 48억8천만원, 고령-성주-합천간)’, ‘가야철기 및 토기 관광자원화 사업(2014년, 60억원, 고령-합천간)’, ‘낙강 선유 휴(休) 벨트 조성사업(2014년, 35억원, 고령-성주간)’ 등이 있다. 이 사업들의 추진과정에서 고령군과 인접한 자치단체간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그동안의 갈등해소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할 것이다.
협의회는 앞으로도 소속 자치단체의 공동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우선 ‘가야시대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공동추진사업’으로 고령군 고령읍 지산리 소재 지산동고분군을 대상으로 경북도 미래전략기획단과 고령군이 주관해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현재 지난 2013년 12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가운데 고령군은 경남 김해 및 함안의 가야고분군과 함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해놓고 있다.
또한 ‘가야문화권 연계협력 사
업’으로 문화융성 시대를 맞아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야’문화 콘텐츠를 집중 육성하고, 상상력 기반의 콘텐츠·관광 산업을 육성하여 ‘가야’시대의 역사적 가치를 넘어 ‘세계가 찾는 가야 스타일 창조’를 통해 창의적 상상력과 지자체간 협업 체계 구축으로 창조경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가야문화권 협의회 시군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15개 참여 시군에서 25개 가야문화권 전역으로 확충토록 하고 김해의 금관가야도 동참토록 유도함으로써 명실공히 가야문화권 전체를 아우르는 협의체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런 협의체 모임과 공동 발전 모색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근 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갈등해소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성주군 백운리 취락지구 일대 하수처리장 설치 추진
오랫동안 양 군의 갈등을 초래한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가야산국립공원 일원에 추진했던 가야산골프장은 일단락됐지만 백운리 취락지구 일원에서 발생하는 생활 오폐수는 여전히 하류의 덕곡면민과 갈등의 소지가 돼왔다.
가야산국립공원에 속하는 수륜면 백운리 일대는 취락지구에 많은 음식점들이 들어서고 이로 인한 생활 오폐수가 하류지역인 덕곡면 일대로 유입됨에 따라 덕곡면민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요구해왔다. 특히 이는 원인 제공지역인 성주군에서 적극성을 보여야 하는 사안이지만 성주군의 경우 지금까지 이의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왔다.
이에 따라 최근 고령군에서는 성주군에 하수처리시설 설치사업을 적극 추진해줄 것을 권유하는 등 설득에 나섰으며, 최근 성주군은 이 일대 하수관거 등 하수처리시설을 위해 국고보조사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체 예산이 300억원이라는 만만찮은 사업비에다 이곳의 하수처리시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어 향후 방향은 불투명하다.
고령군 관계자는 “이곳 백운리 취락지구 하수처리시설 사업은 이곳이 면적에 비해 취락수가 많지 않고 따라서 실효성에 비해 예산도 지나치게 과다해 실제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문제해결에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기획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