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고령지역에 입향 100년 이상 된 성씨로서 현재 20가구 이상 세거하면서 자손이 번성한 성씨를 중심으로 심층 취재해 본지에 보도하고 올 하반기에 ‘고령지역 세거성씨편람’을 발간하고자 한다. 이번 기획은 숭조(崇祖), 경로효친의 아름다운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고령에 정착하게 된 시대와 배경, 관내 집성촌과 인구수, 입향 이 후 문중 인물 등을 알아보고 군정에 반영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기획에 동참을 원하시는 문중은 자료를 제출해 주시고, 이번 기회에 종친단합과 홍보, 후손들의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는 기회로 삼기바라는 기획시리즈다.                                         
〈편집자 주〉

▶시조 및 본관의 유래(始祖 및 本貫의 由來)
창녕조씨(昌寧曺氏)의 시조(始祖)는 신라 진평왕(眞平王:제26대, 579~632)의 사위로 전하는 조계룡(曺繼龍)이다.
조선씨족통보(朝鮮氏族統譜) 기록에 의하면 그의 어머니는 한림학사(翰林學士) 이광옥(李光玉)의 딸 예향(禮香)이며, 그의 출생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전설(傳說)이 전한다.
예향은 창녕현 고암촌(鼓岩村) 태생으로 그녀가 자라서 혼기(婚期)에 이르렀을 때 우연히 복중(腹中)에 병(病)이 생겨 화왕산(火旺山) 용지(龍池)에 가서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기도를 올리니 신기하게 병이 완쾌되었고 몸에는 태기가 있었다. 어느 날 밤 꿈속에 장부(丈夫)가 나타나서 “이 아이의 아버지는 용(龍)의 아들 옥결(玉결)이다. 잘 기르면 자라서 경상(卿相)이 될 것이며 자손만대(子孫萬代) 번영(繁榮)이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그 후 달이차서 아이를 낳으니 용모(容貌)가 준수(俊秀)한 사내아이로 겨드랑이 밑에 「조(曺)」자가 뚜렷하게 씌어져 있었다. 이것을 본 이 학사(李 學士)가 이상히 여겨 왕(王)에게 이 사실을 알리니 왕도 기이하게 생각하며 성(姓)을 조(曺)로 하고 이름을 계룡(繼龍)으로 하사(下賜)하였다고 한다.
계룡은 자라서 진평왕(眞平王)의 부마도위(駙馬都尉)가 되었고 벼슬은 태사(太師)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후손들은 본관(本貫)을 창녕(昌寧)으로 하여 세계(世系)를 이어왔으나 문헌(文獻)의 실전(失傳)으로 계룡(繼龍)의 후손 겸(謙)을 일세조(一世祖)로 하여 계대(繼代)하고 있다. 겸은 신라 말(新羅末)에 아간시중(阿干侍中)을 지낸 흠(欽)의 아들로 고려(高麗) 태조(太祖)의 딸 덕공공주(德恭公主)와 혼인(婚姻)하고 대악서(大樂署) 승(丞)을 지냈다.
창녕조씨가첩(昌寧曺氏家牒)에 의하면 겸의 손자(孫子)인 연우(延祐)로부터 10세손 자기(自奇)에 이르기까지 8대에 걸쳐 문하시랑(門下侍郞) 평장사(平章事)를 배출하여 가문의 번성을 누린 것으로 전한다.
고려말에 와서 크게 이름을 떨친 민수(敏修)는 공민왕(恭愍王) 때 순주(順州) 부사(府使)로 여러 장군과 함께 홍건적(紅巾賊)을 물리치고 이등공신(二等功臣)에 올라 우왕(禑王) 초 경상도 도순문사(慶尙道都巡問使)로 왜구를 물리쳐 문하평리(門下評理)에 이어 문하시중(門下侍中)을 역임하고 창성부원군(昌城府院君)에 봉해졌다.
1388년(우왕14) 요동정벌군(遼東征伐軍)의 좌군도통사(左軍都統使)로 출정했다가 이성계(李成桂)와 함께 위화도(威化島)에서 회군(回軍)하여 창왕(昌王)을 세우는데 공(功)을 세워 충근양절선위동덕안사공신(忠勤亮節宣威同德安社功臣)이 되었다.
조선조(朝鮮朝)에 와서는 관찰사를 지낸 항(沆)의 아들 석문(錫文)이 유명하였는데, 1434년(세종16) 알성문과(謁聖文科)에 급제하여 이조(吏曹)·형조(刑曹)·예조(禮曹)의 정랑을 지냈고, 세조(世祖) 즉위에 공을 세워 좌익삼등공신(佐翼三等功臣)으로 도승지(都承旨)에 올라 창녕군(昌寧君)에 봉해졌다. 1467년(세조13) 이시애(李施愛)의 난(亂) 때는 병마부총사(兵馬副摠使)로 난의 평정에 공을 세우고 적개일등공신(敵愾一等功臣)이 되어 좌의정(左議政)을 거쳐 영의정(領議政)에 올랐으며, 이듬해 왕명(王命)으로 노사신(盧思愼)과 함께 북정록(北征錄)을 편찬하였고, 성종 때 좌리일등공신(佐理一等功臣)을 거쳐 1476년 부원군(府院君)에 진봉(進封), 이듬해 영중추부사(領中樞府事)가 되었다.
호조참판(戶曹參判) 위(偉)는 현감(縣監) 계문(繼門)의 아들로 김종직(金宗直)에게 글을 배우고 성종(成宗) 때 문과에 올라 검열(檢閱)을 거쳐 승문원(承文院) 정자(正字)가 되었으며 사가독서(賜暇讀書)를 한 뒤 성종대(成宗代)에서 성리학(性理學)의 대가(大家)로 신진사류(新進士類)의 지도자였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석학(碩學) 식(植)은 판교(判校) 언형(彦亨)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학문 연구에 열중하여 당대 유학계(儒學界) 대학자(大學者)로 추앙되었으며, 뛰어난 학행(學行)으로 여러 번 벼슬에 천거(薦擧) 되었으나 벼슬에는 뜻을 두지 않고 오로지 성리학(性理學) 연구와 후진 양성에만 진력하여 문하(門下)에서 김효원(金孝元)·김우옹(金宇옹)·정인홍(鄭仁弘) 등 저명한 학자들을 숱하게 배출했다.
한편 중종 때 무신(武臣)으로 이름난 윤손(潤孫)은 대사헌(大司憲) 숙기(淑沂)의 아들이다. 수차에 걸친 야인 정벌에 공을 세워 한성부(漢城府) 판윤(判尹)을 거쳐 병조판서(兵曹判書)가 되었으며 좌찬성(左贊成)에 올랐다.
중종반정(中宗反正)의 정국공신(靖國功臣)인 계상(繼商)과 계은(繼殷) 형제는 영흥판관을 지낸 구서(九敍)의 아들로, 계상은 공조판서를 거쳐 우찬성(右贊成)을 지냈고, 계은은 목사(牧師)를 거쳐 종부시(宗簿寺) 정(正)에 이르렀다. 계상의 아들 광원(光遠)은 명종 때 호조판서(戶曹判書)를 역임하고 우찬성(右贊成)을 지냈으며, 그의 증손(曾孫) 문수(文秀)는 강원도 관찰사(觀察使)를 지냈고 시문(詩文)과 서예(書藝)에 능하여 명필로 손꼽혔다.
연산군(燕山君) 때 대사헌(大司憲)을 지낸 숙기(叔沂)는 주역(周易)에 정통했고, 중종 때의 반정공신(反正功臣) 계형(繼衡)과 인조 때 우부승지(右副承旨)를 지냈고 시(詩)·서(書)·화(畵)에 능하여 삼절(三絶)로 일컬어진 우인(友人) 이조판서 석우(錫雨) 등이 뛰어났으며, 근대에 와서는 민족지도자 조만식(曺晩植)이 민족독립운동가며 조선일보 사장을 역임하여 민족 언론 창달에 공헌하여 명망 높은 창녕조씨 가문(家門)을 빛냈다.
성리학의 대가 남명(南冥) 조식(曺植)을 비롯해 독립운동가이며 초대 농림부장관을 지낸 조봉암(曺奉岩), 4대 외무부장관을 지낸 조정환(曺正煥) 등 창녕조씨 가문을 빛낸 인물이 많다.
2000년 인구조사 통계에 의하면 창녕조씨는 남한에 총 105,282가구, 338,222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에 정착하게 된 시대와 배경
창녕조씨는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영천과 김천에 많이 살고 있지만 그 가운데 고령군 다산면 송곡리에 100여호가 집성촌을 이루며 살았다.
시조(始祖) 계룡(繼龍)의 6세손인 휘(諱) 겸(謙)이 고려 태조 왕건의 부마이며 중시조(中始祖)인데, 이 후 가문이 더욱 번창하여 대대로 계승했고, 18세 휘 송무(松茂)·송군(松君)·송학(松鶴) 삼형제분을 일세조로 하여 세보를 이어왔다. 둘째인 송군이 근세조(近世祖)이며 7세손인 흥(興)께서는 고려 중훈대부(中訓大夫) 태복시경(太僕寺卿)으로 태복경공파(太僕卿公派) 파조(派祖)이다. 흥공은 아들 세분을 두었는데, 계림(桂林)·상림(上林)·중림(中林)이며, 첫째 계림은 태천(態川, 지금의 진해)에 지금까지 세거하고 있으며, 막내 중림은 조선 초기에 조씨(曺氏)로는 과거에 처음으로 급제하였으나 후손이 없다. 둘째 상림은 무당상절제사(武堂上節制使)로 고려 충신이며 조선 태조로부터 상호군(上護軍)으로 명받았으나 사양하고 지금의 창녕군 대합면 개복리로 귀향하였다. 그 후 몇 번 더 벼슬을 내렸으나 끝내 사양하고 나아가지 않았다.
상림의 아들 휘 명수(命壽)는 성균생원(成均生員)이며 증(贈) 병조참이다. 그의 아들 휘 순(珣)은 상주(尙州) 입향조(入鄕祖)이다. 순의 손자인 문정공의 아들 언홍(彦弘)은 병조참이, 문정공의 손자 휘 몽길(夢吉)은 상주목사(尙州牧使)를 지내고 좌승지 겸 경연참판관으로 추증되고 합천 입향조다. 그의 아들 응인(應仁)은 임진왜란 때 정인홍(鄭仁弘)과 의병을 일으켜 합천, 고령에서 왜적과 싸웠다. 장자 정립(挺立)은 정주목사, 성주목사, 대사헌을 역임했으며, 당숙인 조우인(曺友仁)과 내암 정인홍 문하에서 수학했다. 1656년 도산서원장에 이어 덕천서원장을 지냈고, 고향인 합천군 봉산면 금봉리에 봉서정(鳳棲亭, 합천댐으로 인해 현재 봉산면 압곡리로 이건)을 건립해 후학에 힘썼다.
오계공(梧溪公)의 장자 시량(時亮)은 양산군수(陽山郡守)를 지냈고, 증손인 휘 성좌(聖左)는 대호부로 합천·고령 양 고을에 많은 토지를 갖고 있었으며 가신(家臣)이 800명이 넘었다 하며 식사 때마다 곡식 씻은 물이 몇 십리를 흘렀다고 합천 지방에서는 전해오고 있다.
혼탁한 정치를 바로잡고자 영조 4년(1728) 지방선비들이 거사를 일으킨 것이 무신사화다. 실패한 자손들이 역신(逆臣)이 두려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다.
장자인 명상(明相)은 달성군 가창면 정대리에 잠시 머물렀으나 불안하여 아우 명협과 함께 지금의 고령군 다산면 송곡리로 와서 방조 시민(時閔)과 함께 거주하게 되어 송곡 입향조(入鄕祖)가 되었다. 이때가 조선 영조4년 1728년 경이다.
그 후 양 가문은 서로 위로하며 선조가 있는 합천을 향해 매일 서산에 올라 향배했다고 전해온다.
송곡 입향조의 증손인 계흥(啓興)은 장악원정(掌樂院正)의 벼슬에 올랐고, 그 후 증직을 받은 분이 여러분이며 지금은 도촌공의 맏집으로서 선조를 숭상하며 입향 후 300여 년 동안 예를 지키며 살아 왔으나 지금은 세상의 변화와 함께 고향을 떠나 생활 터전 따라 도시로 떠나가고 현재는 가구수가 많이 줄었다.

▶입향 후 문중을 빛낸 인물
휘(諱) 상의 자(字)는 문보(文甫) 호(號) 봉강(鳳岡)은 스승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 학문(學文)을 성취(成就)하고 후생을 돈독(敦篤)하게 교육한 참 선비다.
그의 제자(弟子) 조을환(曺乙煥)은 1895년 송곡리에서 4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총명과 비범하여 일찍이 봉강조상(鳳岡曺상) 호는 미강(渼江) 휘 승동(升東 )양 선생의 문하에서 수학했다. 행주기씨 집성촌인 나정 덕양서당(德陽書堂)에서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30여 년 동안 사물의 이치와 도리를 가르친 학생이 다산, 성산, 용암, 성주, 개진, 달성에 걸쳐 수백 명에 달했다.
조정환(曺正煥) 4대 외무부장관, 조일환(曺逸煥)은 4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이홍직 초대 고령군수의 맏사위다. 조정필-육군대령, 조희완-감사원 국장, 조희태 전 고령군내무과장(현 대한노인회 고령읍분회장), 면장을 지낸 조동석, 조희칙, 조근동, 그리고 박사로는 조정원, 조태훈, 조태섭, 조영곤씨, 조영우 법무사, 조영대 고령농협조합장 등 문중을 빛낸 인물들이 있다. 관내 집성촌으로는 송곡 32가구 50여명이 살고 있고, 고령읍에 9가구 25명, 개진 양전에 5~6가구, 반운리 3가구 등 총 130여명의 창녕조씨가 살고 있다.

/정리 최종동 논설위원
자료제공 송곡리, 46세손 曺成九
48세손 曺澤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