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잠자던 안전 의식을 일깨웠다. 고층 빌딩 대피 훈련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과거와 달리 실전처럼 훈련에 참여한다.
‘비상구에 물건을 놓지 마라’는 다중 시설의 경고도 사람들이 따르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다시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발생하면 안 된다”는 안전 의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사회’를 갈구하는 국민의 기대는 훌쩍 커졌다. 최근 한 언론의 조사에서 전국의 33~63세 엄마 100명을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엄마들(36%)이 꼽은 ‘꿈’이 “내 자녀가 ‘안전한 나라’에서 자라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전 사회’로 가는 길은 아직 멀고도 멀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정부가 다양한 안전 강화 대책을 내놨지만 안전사고는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4~6월 교통사고 건수는 5만800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5만6046건)보다 1954건(3.5%) 늘었다. 충돌·탈선 등 열차 사고 건수(지난 4~7월)는 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건)보다 5건 더 늘었다(국회 국토교통위 이노근 의원실 자료). 열차가 멈춰 서는 등 ‘운행 장애’ 사례도 66건에서 69건으로 늘었다. 업무상 사고로 숨진 사람은 지난 4~5월 174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명이 증가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는게 모든 국민들의 소망이자 절박한 바램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회’에 대한 국민의 갈망은 엄청나게 높아졌다. 각급 학교와 정부도 안전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현실은 아직 미흡하다. 시,군 주민센터까지 물놀이 사고, 지진, 태풍 피해 등 온갖 안전 매뉴얼을 보내고 있지만 기존과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게 일선 공무원들의 푸념이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 직후 교육 당국은 시·도교육청 산하 ‘안전관리단’을 설치하고, ▲희망 교사에 대한 소방 훈련 ▲응급조치 교원 직무 연수 ▲학교 안전 매뉴얼 제작 등의 예방책을 세웠다.
교육부는 오는 2017년도를 목표로 ‘안전교육’을 독립 교과로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한 일선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세월호 사고가 매뉴얼이 없어 발생한 게 아니며, 책상에 앉아서 배우는 안전교육은 또 형식적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행 아동복지법에 연간 6시간 이상 재난 대비 안전교육을 하라고 돼 있지만, 소화기 사용법이나 지진 대피법 같은 내용으로, 그것 또한  비디오 시청이 대부분이라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일선 학교 특성에 맞는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안전 전문가의 육성과 활용 방안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와 일선교육청도 상급기관에서 오는 지침만 전달 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에 맞게 효용성과 실효성에 대한 엄정한 실사와 감독이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