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아름다웠다.
많은 분야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는 그녀의 지휘봉은 소위 일들을 낸다. 특별한 다이어트 관리도 않았다지만 오학년 막바지인 그녀의  몸매는 s - line이 살아있다. 눈이 시리도록 밝은 고운 그녀의 일상사를 모아서 오래도록 보면서 동무가 되고 싶다. 일전에 筆者가 일탈의 표본으로 산행(山行)을 해 보았다. 그녀의 대명사 중에 ‘산악대장 김순희’이란 것도 있음을 알고 그녀와 보폭을 맞추면서. “산행”은 등산 흉내를 내는 것이고 실상은 산을 아우르며 거닐었다는 표현이 제격인 걸음을 했었다.   
일터랍시고 정하고 오르내렸던 야산의 수목관리와 산행로 구축작업을 하면서 “이 작업이 등산로 구축도 되면서 산불억제선도 된다.” 는  현장 책임자의 위로로 잠시 동안 참여해 봤다.
작업 자체의 위험도와 고됨도 물론이거니와 차량 이용을 할 수 없는 칠부능선 이상에 위치한 작업 현장까지 가는 것 자체가 시세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전문적인 장비와 부수적인 연료, 식사와 음용수를 옮기는 모습은 에베레스트 산행의 도움자 “셀파” 그 자체였다.
평탄한 곳도 있지만 정상이 가까울수록 경사도(傾斜度)가 오육십을 넘나드는 곳을 수차례 오르내리면서 수명이 다한 고사목(故死木)을 해체하여 치우고, 물먹은 잡풀을 베고, 구르는 돌멩이를 정리하고, 급히 내려오다가 그루터기에 걸려 넘어질까 염려하여 지면에 바짝 붙여 다듬고 하는 작업은 자긍심을 충분히 주었는데 오늘은 筆者群團이 누군가의 땀방울 도움을 받고 있다. 
‘바르게 살아보자’ 다짐을 재정비하며, 폭넓은 ‘인생사 백화점’ 담소도 맛볼 겸, 전국각지에 흩어져 있는 금오산 중에 경남 하동의 금오를 벗해 보았다. 筆者의 목적은 정상(頂上)정복이 아니었으니 넓은 분포의 나이층을 핑계로 중간에 목적을 글 소재 모집으로 바꾸고 끝자락의 석굴암 이야기 경청으로 땀을 날려 보았다. 경주 토함산의 석굴암처럼 호국정신이나 예술성으로 膾炙(회자)하는 사찰도 아니고, 바다를 인접한 토속신앙과 벗하는 ‘아지매 사찰’이라고 설명하는 우리네 할매의 웃음을 간직하고 싶었다.
크게 깨친 그분이 기다리고 있는 방도 한 평도 되지 못 할 정도인 것 두 개인데 한 개는 대중들이 쉬는 곳이라는 설명이 꼭 옆집 할매이야기 같다. 밥술이나 먹는다는 일반인도 멀리 바다건너 돌을 가져다 집을 준비하는 추세인데 주변의 지천인 돌들로 지은 돌집에서 “나는 그대들의 고달픈 삶을 같이 하노라”하는 것 같다. 잿빛 옷을 입지는 않은 筆者지만 깨친 이분의 마음을, 땀으로 무거워진 짓누르는 배낭에 꾸깃꾸깃 담아본다.
그녀가 정상정복을 하였는지 사푼히 내려오고 있다.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대원들을 이끌면서 앞장서서 안착을 하고 있다. 넉넉한 하회탈 웃음을 마구 쏘면서.
오래전부터 그녀의 웃음을 사랑했었는데  턱 빠진 안동 하회탈웃음을 오늘도 여지없이 발산하고 있다. 부드러운 미소가 아니라 온몸으로 웃는 그녀의 하회탈은 바라만 보아도 흥을 마실 것 같다. 그녀는 노래도 잘한다. 방구석 보리자루인 筆者가 그녀의 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장조음(長調音)에 실어 추는 율동도 좋지만, 조금 어렵다는 단조음(短調音)가락도 빈틈없이 온몸과 머리 흔들림으로 추는 춤을 보노라면 올림픽 게임에서 널따란 마루를 채우고 도는 리본체조 선수를 생각나게 한다.
그녀는 일터의 대표자란다.
 이 모임의 실질적인 행동대장인 ‘산악대장’의 이름표를 달고 있는 그녀의 절제되었으나 풍성한 리더십(leadership)은, 화사한 벚꽃 덤불속에서 웃고 있는 응달 바위 곁의 난초처럼 겸손함을 품고 있으니 “앞으로 자주 참석해 주세요”하는 눈웃음이 황산벌 계백의 호령으로 들린다. 금요일 철야기도 전에 실시하던 은빛대학 해문반(解文班) 강사시절, 그 숱한 숙제를 퍼 붓듯이 내 주고도 한 번도 검사를 않았던 못난 筆者에게, 졸업식날 그동안 빠짐없이 채운 숙제장을 모두 모아서 선물로 주신 졸업생 이모님들의 말씀이 생각난다.
“처음은 검사 없어서 빼먹기도 했지만, 차츰 검사를 않으니 악착같이 숙제를 다 하게 되었다”며 그 속내를 감사하신다던 국화(菊花:나이 드신 졸업생)를 닮은 그녀의 웃음이 내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등불이 되기를 기도한다.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