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놀란 대한민국이 일제히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사회적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재계는 전국 사업장들에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관련 설비가 미흡한 경우 추가비용을 들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경찰도 화약 등 유해물질취급업소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전반적인 안전시설을 점검하고 인재(人災)로 인한 사회적 재앙이 발생하지 않도록 발 빠른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만나 모든 적폐를 다 도려내고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며 또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한국의 사회 안전 부문 순위는 31위로 최하위다. 객관적으로도 안전 후진국이라는 의미다.
 대형재난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안전한 국가 건설을 천명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중요한 것은 안전 국가를 구축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강도인 듯하다.
그 동안에도 정부의 국민안전 대책이나 대형재난 재발 방지 결의가 없지는 않았다. 지난 9월 말에는 서해 훼리호 사고 등 대형재난 재발방지 대책을 점검했었다.
그럼에도 관.경 유착 카르텔 등 온갖 부실과 부조리의 결정판인 세월호 침몰사고가 터졌고, 재난관리시스템은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
즉, 정부의 대책이 실효가 없었다는 증거다. 정부가 진정 안전한 나라를 건설하겠다면 과거의 어설픈 시늉을 반복해서는 안되며 즉흥적인 대증요법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는 없을 것이다.
대형재난이 일어나는 원인을 밑바닥부터 샅샅이 점검하고 인재(人災)의 고리를 완벽하게 끊어야 한다. 이는 공공.민간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안전혁신을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대한민국 국정의 최상위 목표도 안전에 두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 성장과 부의 축적을 위해 효율만을 추구해 왔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신속한 경제성장에 매진했으며, 부의 축적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고 믿었고 당장 눈앞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성과는 높이고 비용은 낮추는 효율만을 중시해 서해 훼리호 침몰,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화재를 경험한 슬픈 나라의 백성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전반적인 사회적 기반시설을 재정비해 다시는 이런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행복하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생각하고 더불어 고통이 고통으로 머무르지 않고 희생이 그냥 희생에서 멈추지 않기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많은 고통과 교훈을 주었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그냥 희생자가 아닌, 숭고한 희생자들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며 효율과 성장이 아닌 사회적 안전과 평온한 삶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행복할 수 있으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갚진 유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