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이씨 가문의 며느리 서후덕(54)씨는 지난 4월 24일 대구의 (재)보화원에서 보화상 열행부문에 수상했다.
서씨의 친정은 개진면 반운리다. 2남 4녀 중 셋째인 서후덕 씨는 24세 때인 1983년 우곡 야정리 이동열 씨에게 시집을 왔다. 미처 신혼의 꿈을 펼치기도 전인 결혼 7년 만에 병으로 남편과 사별했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홀시어머니와 시동생 뒷바라지에다 슬하에 어린 3남매(7세, 5세, 2세)를 키우면서 농사일에 매진했다. 남편 사별 1년 만에 설상가상으로 시동생도 병사했다.
오로지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벼농사에서 소득이 좀 낳은 수박농사로 전환했다. 수박농사는 남자들도 짓기 힘들다고 하지만, 서씨는 연구와 노력으로 남 못지않은 수확을 올릴 수 있어서 당시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시동생들 교육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바쁜 농사일 가운데도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김봉수씨, 81)의 병원진료는 물론이고 자녀들을 반듯하게 잘 키웠다.
서씨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고, 이름처럼 남에게 후덕한 모습으로 마을의 대소사에도 솔선수범하고 있어서 이웃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서후덕 씨가 힘들어할 때 주변의 도움과 격려도 큰 힘이 됐다. 4명의 시누이들이 항상 관심을 가지고 물심으로 도움을 주었으며, 경찰관 고위직으로 퇴직한 시누이 남편(김경조씨)과 현직 경찰인 이호수 씨 도움과 특히 시삼촌(이이호 옹, 83)의 든든한 후원이 무엇보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버틸 수 있도록 했다.
(재)보화원은 1956년 설립했는데, 우리의 윤리 도덕을 고양하고 윗사람을 공경하는 미풍양속의 진작을 위해 대구.경북의 추천을 받아 열행상과 효행상.선행상을 매년 수여해오고 있다.
올해 수상한 25명 가운데 유일하게 서후덕 씨가 열행상을 수상해 빛이 났지만 서씨는 “남들과 같이 시모님 봉양하면서 아이들 뒷바라지 하고 그저 열심히 살아온 것뿐인데, 이번에 이런 큰 상을 받아 부끄럽다”고 겸손해 했다.
비록 여유 없이 살아오면서도 극진히 시어머님을 봉양하면서 수확기에 농산물을 형제간에 나누는 모습을 보며 성장한 장녀는 전문대학을 졸업하여 출가했고, 차녀는 대학 졸업 후 직장인이며 막내는 현재 대학재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