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4일 우곡면 도진리 산 넘어 옛 부례(扶禮) 나루터 강변 유허지(遺虛地)에서 고령박씨 도진종중회 주관으로 부래정(浮來亭) 복원 낙성식(落成式)을 가졌다.
이날 낙성식에 앞서 고유제를 올렸고, 고령박씨 대종회 박용기 회장을 비롯해 종친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리고 인근 각 문중 대표들과 이완영 국회의원, 곽용환 군수, 이진환 전 군수, 김희수 의장, 관내 기관단체장 등 3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유제 및 낙성식이 진행됐다.
부래정 복원에 공이 많은 곽 군수와 시공회사에 주는 감사패 수여에 이어 후손 학생 5명에게 장학증서가 수여됐고, 박돈헌 총무가 부래정 복원기를 낭독했다.
박태규 고령박씨 고령종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조선 선조조(宣祖朝)에 학자요 임진왜란 창의사(倡義士) 박정번(朴廷번, 호(號) 학암(鶴巖)) 선생의 루정(樓亭) 복원 낙성식에 참석해주신 종친과 내빈 여러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며 “학암 선생이 건립한 부래정은 원정자(元亭子) 퇴락후(頹落後) 후손들이 1857년 북편 산록(山麓) 신기에 학사 겸 선영보호와 종산관리를 위해 신축했으나 몇 해 후 허물어졌던 것을 행정관서의 도움으로 오늘 복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암 선생은 1550년(명종 ㄴ5년) 락락당(樂樂堂) 박택(朴澤)의 차자(次子)로 태어나 현풍곽씨 곽규(郭赳, 호조참의, 곽망우당의 숙부)의 딸과 혼인했다. 낙천 배신 선생에게 취학하니, 정암 곽월(망우당 부친), 죽재 곽간으로부터 수시 강학했다. 대암 박성, 존재 곽준, 성재 곽근, 예촌 곽율, 괴헌 곽재겸, 여탄 곽삼길 선생 등 일대 기동(奇童)이 다 모였다고 예촌문집(禮村文集)에 기록되어 있다.
래암 정인홍 선생에게 나아가 문인이 되어 합천 정래암 선생 문인들과 교류했다. 도진에 학암정을 건립하고 한강 정구 선생과 송암 김면 선생과 문연회합(文淵會合)을 결성하고 문연서당을 개설, 향린(鄕隣)의 아동들을 교화시켰다.
산서 조경남 임진잡록(壬辰雜錄)에 의하면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래암 선생의 제 문인들과 창의(倡義)하여 고령지역 김송암 진(陣) 의병참모를 했다. 가형 양죽당 박정완과 가동(家동) 400여 명을 이끌고 도진 뒤 개산에서 개산포전투를 준비해서 대첩을 주도하며 왜적 80여 명을 사살하고 많은 노획물을 취하는 승첩(勝捷)을 이루었다.
학암 선생은 정유재란으로 잿더미가 된 도진마을을 정비하고 피폐해진 학암정을 복구, 1603년 부래정(浮來亭)을 영건했다.
1605년 2월 한강(寒岡) 정구 선생이 학암정에서 23일간 머물고, 낙동강변 어목정으로 가서 괴헌 곽재겸 선생을 만나 배를 타고 달성군 서재 선사재(仙査齋)에서 며칠간 강학했다는 기록이 낙재 서사원 문집과 모당 손처눌 유집에 남아 있다. 1611년 2월초 학암 선생은 부래정 피진 중 득병, 22일 도진 가택에서 향년 62세로 타계했다.
이번 부래정 복원은 고령군의 낙동강 3대문화권 사적지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복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