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고령지역에 입향 100년 이상 된 성씨로서 현재 20가구 이상 세거하면서 자손이 번성한 성씨를 중심으로 심층 취재해 본지에 보도하고 올 하반기에 ‘고령지역 세거성씨편람’을 발간하고자 한다.
이번 기획은 숭조(崇祖), 경로효친의 아름다운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고령에 정착하게 된 시대와 배경, 관내 집성촌과 인구수, 입향 이 후 문중 인물 등을 알아보고 군정에 반영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기획에 동참을 원하시는 문중은 자료를 제출해 주시고, 이번 기회에 종친단합과 홍보,후손들의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는 기회로 삼기 바라는 마음이다.                                                         
〈편집자 주〉 

▶시조 및 본관의 유래(始祖 및 本貫의 由來)

동래정씨의 기원은 멀리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 정씨(鄭氏)의 근원은 신라 유리왕(新羅 儒理王) 9년(서기32년) 당시 6부중 취산 진지촌(취山 珍支村)의 촌장인 좌명공신 지백호(智白虎,甘文王)로 정씨(鄭氏)를 사성(賜姓)한데서 비롯되었다. 「동국문헌씨족고(東國文獻氏族考)」에 의하면 동래정씨 시조 회문(繪文)은 고려호장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지백호 이후 34세손 회문(繪文)을 원시조(原始祖)로 하고 있다.
「동국정씨상세기」에 휘 회문은 신라 병부상서 휘 완(玩)의 자(子)로서 경애왕(景哀王)4년(서기927년) 견훤(甄萱)이 신라 도성인 경주(慶州)로 습침시(襲侵時) 공(公)의 부모가 순절(殉節)하여 당시 나이가 십여 세의 소년으로 유랑(流浪)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동래정씨의 본관지인 동래는 옛날 장산국(장山國)으로 신라가 정복하여 거칠산군(居漆山郡)으로 고치고 경덕왕 때 동래군으로 개칭하였다. 이를 볼 때 정씨가 동래에 세거(世居)하기 시작한 시기는 신라말~고려초인 것으로 보인다.
1세조(世祖)인 휘 지원(之遠)은 고려초기(高麗初期) 보윤호장(甫尹戶長)을 지냈으며, 후세들이 현달(顯達)함에 따라 중시조로 기세(起世)하였고 세거지(世居地)인 동래(東萊)를 본향(本鄕)으로 하여 세계(世系)를 계승(繼承)하였다.
시조인 휘 회문(繪文)과 1세조인 휘 지원(之遠)의 묘(墓)는 찾을 길이 없고, 2세조(世祖)인 안일호장공(安逸戶長公) 휘 문도(文道)의 묘(墓)가 화지산(華池山) 아래의 동래정묘(東萊鄭墓)이다. 조선 전기 「세종실록지리지」,「경상도지리지」및 「동국여지승람」 등에 정씨(鄭氏)가 동래(東萊)의 토성(土姓)임이 기록되어있고, 조선 후기의 지리지에서는 정묘(鄭墓)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다. 「동래부지(東萊府誌,1740)」에서는 화지산(華池山)은 부(府)의 서쪽 10리에 위치하며 호장(戶長)을 지낸 동래정씨 2세조인 문도(文道)의 묘(墓)가 있는 산(山)으로 이 자리는 범이 누워서 눈이 녹은 자리가 있어 기이한 일이라 이 자리에 장사를 지냈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공(公)의 묘 앞에는 고려중엽 봉분(封墳)할 때 심어졌다는 수령800년 된 두 그루의 백일홍(학명, 배롱나무, 천연기념물 제168호)이 있다.
동래정씨(東萊鄭氏)는 고려 초 이래로 동래(東萊)에서 대대로 호장(戶長)의 지위를 이어가는 유력한 호족가문(豪族家門)이었다. 호장(戶長)은 호족의 직급 중 가장 높은 지위다. 휘 지원의 손자인 휘 목(穆)의 묘지명(墓誌銘)에 휘 지원(之遠), 휘 문도(文道) 부자(父子)는 모두 군장(君長)이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휘(諱) 항(沆)의 묘지명(墓誌銘)에도 본군호장(本郡戶長) 즉 동래군의 호장이었다고 기록되어있다. 동래정씨가 중앙에 진출한 것은 휘(諱) 문도(文道)의 장자인 휘 목(穆)에 의해서이다. 문종20년(1066)에 성균시(成均試)에 합격한 이후에 종3품관(從3品官)인 섭태부경(攝太府卿)까지 이르렀다. 휘 목의 아우 휘 선조(先祚)는 호장(戶長)을 지냈다.
휘 목(穆)에 이어 동래정씨의 명성을 한층 더 높이는 일이 그의 아들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슬하에 휘 제(濟), 점(漸), 택(澤), 항(沆) 등의 네 아들을 두었는데 모두 문과에 올랐다. 셋째 아들 휘 택이 찬성사(贊成事)를 지내고 문장과 재능으로 명망을 떨쳤다. 휘 항은 23세가 되던 숙종7년(1102) 제술과에 급제하고 다시 왕이 치른 복시(覆試)에서 차석으로 발탁되었다.
또한 당시 명문(名門)인 강릉왕씨(강릉김씨) 집안과 혼인함으로서 기반을 한층 굳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상주목사록(尙州牧司錄)을 거쳐 예종(睿宗)의 부름을 받아 직사관(直史館)및 직한임원(直翰林院)에 임명된 이후 30년간을 근시직(近侍職)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그 후 인종(仁宗)을 도와 왕의 학업을 크게 성장시키고 또 동지공거(同知貢擧)가 되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도 이때의 일이다. 또한 청백(淸白)함으로 이름이 높아 고려사(高麗史)에 입전(立傳)된 인물이다. 그의 사후에 그의 집에는 초상을 치를 한 섬의 곡식조차 없었는데, 왕이 그의 청빈(淸貧)함에 놀라 30년 동안 근시(近侍)의 직에 있었고, 11년 동안 승지(承旨)로 있었으면서도 가난함이 이 정도이니 자상하다 하여 膊米(박미)로 쌀1백 섬과 베2백 필을 하사하고 친필로 문안(文安)의 시호(諡號)를 내렸다.
이에 후손들은 더욱 번창하여 조선조 500년간에 걸쳐 정승17명, 대제학2명, 문과급제자198명을 내는 등 우리나라의 명문대가(名門大家)로 이어왔다

▶고령 정착 세거내력
1440년(세종22) 동래정씨 13세 휘 선경(善卿)과 그의 아들 휘 종(種), 비와 함께 옛 성주고을인 고령 덕곡에 입향하였다.
13세 휘 선경(善卿)은 자(字) 선지(善之) 호(號) 반곡재(盤谷齋) 내섬시판관(內贍寺判官)을 지내고, 증(贈), 순충보조공신(純忠補祚功臣) 정헌대부(正憲大夫) 호조판서(戶曹判書) 동평군(東平君)이다. 배(配)는 정부인(貞夫人) 성주이씨(星州李氏) 판서(判書) 평간공(平簡公) 발(潑)의 여(女) 조(祖)는, 밀직사(密直司) 대제학(大提學) 성산군(星山君) 인립(仁立)이다. 부(父)는 정절공(靖節公) 휘 구(矩)이다.
반암서원(盤巖書院)은 여말선초 문신이던 휘 구(矩)로부터, 아들 휘 선경(善卿), 손자 휘 종(種), 비를 제향한 서원이다.
반암서원은 본래 양평공(襄平公) 휘 종의 별묘(別廟)였다. 정절공 휘 구(矩)는 1777년(正祖元年)에 안의 정충사(靖忠詞)에 백촌 김문기(白村 金文起)선생과 함께 모셔져 있다가 1794년 그곳 화림에서 다른 분을 추향하게 되어 동년 9월 문중 어른들이 성주 사림들과 논의(論議)하여 장손(長孫)의 향리인 반성촌 양평공 별묘로 이봉(移封)하면서 반암서원이라 현판(懸板)하였다.
1868년(고종5)에 서원(書院)은 철폐(撤廢)되었으며 반암서당으로 현판 하였다가 그 후 건물이 퇴폐하여 1994년(갑술)년에 세덕사(世德詞)와 함께 확대 개축하였다.
반암서당 세덕사에는 6세 휘 보(輔) 교서랑공(校書郞公)을 주벽으로 배향(配享)에 7세 휘 승종(承宗) 록사공(錄事公), 8세 휘 균(筠) 태부공(太府公), 9세 휘 유의(惟義) 봉순공(奉順公), 10세 휘 호(瑚) 봉산군(蓬山君), 11세 휘 양생(良生) 시호(諡號) 양도공(良度公), 12세 휘 구(矩) 시호 정절공(靖節公), 13세 휘 선경(善卿) 판관공(判官公), 14세 휘 종(種) 시호 양평공(襄平公), 휘 비 참판공(參判公)을 봉안하였다. 1994(갑술)년에 세덕사를 반암서당 후면에 터를 정하여 9대(九代) 십현(十賢)을 모시어 매년 음력 3월 20일에 봉향(奉享)한다.
12세 휘 구(矩)의 자는 중상(仲常), 호는 설학재(雪壑齋), 감찰대부(監察大夫) 양생(良生)의 아들이다. 1377년(고려 우왕 3) 문과에 을과 2등으로 급제, 전교시부령(典校寺副令)을 지내고 1382년 김극공(金克恭)의 옥사에 연루, 유배되었다. 1392년 조선이 개국되자 한성부윤을 지내고 1394년(태조 3) 왕명으로 한리(韓理).조서(曺庶).권홍(權弘) 변혼(卞渾) 등과 함께 《법화경》 4부를 금니(金泥)로 썼다. 1397년 좌간의대부, 이듬해 정안군(靖安君:태종)의 막료로서 판교서감사(判校書監事) 겸 상서원소윤(尙瑞院少尹)에 이어 승지 겸 상서원윤을 지냈다. 정종 때 도승지·대사헌, 태종 때 예문관학사를 거쳐 중군총제(中軍摠制)·참지의정부사(參知議政府事)·공조판서·호조판서·판한성부사·계림부윤· 개성부윤 등을 역임하였다. 1417년(태종 17) 의정부참찬으로 성절사(聖節使)가 되어 명나라에 건너가 홍무연간(洪武年間: 明太祖時代)에 만든 각궁(角弓)을 구입하여 왔고, 그 뒤 의정부찬성이 되었으나 풍질로 사직하였다. 예서·초서·전서를 잘 써서 이름이 높았으며, 성품은 청렴하였으며 예의가 바르기에 칭송이 자자했다. 경기도 양주에 있는 건원릉신도비(健元陵神道碑)의 제액(題額)을 썼다. 시호는 정절(靖節)이다.
14세 휘 종(種)은 동평군(東平君)이다. 조선조(朝鮮祖)의 무관(武官)이며 자(字)는 묘부(畝夫), 호는 오로재(吾老齋), 시호(諡號)는 양평(襄平)공이다. 공은 1442(세종24, 임술)년에 무과(武科)에 급제하였고 1453(단종1, 계유)년에 종성판관(鐘城判官)으로 이징옥(李澄玉)의 난에 공을 세워 당상관이 되었다.
이어 원종공신(原從功臣) 1등(一等)에 책록(策錄)되었고, 1460(세조5)년에 중추원부사(中樞院副使)로 정조사(正朝使)가 되어 명(明)나라에 다녀왔다. 이어 충청도 절제사(節制使)를 거쳐 가정대부(嘉靖大夫)가 되고, 1467(세조12, 정해)년 이시애(李施愛) 난(亂) 때 다시 공(功)을 세워 정충적개공신(精忠敵愾功臣) 3등으로 동평군에 봉(封)해졌다. 경주부윤(慶州府尹)을 역임하고 양평(襄平)의 시호(諡號)를 받았다. 공은 불천지위(不遷之位)로 오로재(吾老齋) 별묘(別廟)에 모셔오다 건물이 퇴폐하여 1997년도에 전체 종중인의 뜻을 모아 구(舊)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중창(重創)하여 충의사(忠義祠)로 편액(扁額)하고 매년 음력 11월 25일 기제(忌祭)일에 불천지위(不遷之位)를 봉향하고 있다.
14세 휘 비의 호(號)는 기우자(騎牛子)공이며, 증(贈) 가선대부호조참판(嘉善大夫戶曹參判)이며, 이로재(履露齋)에는 공의 신도비(神道碑)가 세워져 있다. 1440(경신)년 9월에 아버지와 함께 낙남(落南)하였다. 공은 참판공파(參判公派)의 파조(派祖)이다. 이로재 경내에는 동래정씨(東萊鄭氏)족보 초판인 을미대동보(乙未大同譜)의 목판(木板)이 보각(寶閣)을 지어 소장하고 있다. 
동래정씨(東萊鄭氏) 을미보(乙未譜)는 1655년(효종6년) 참판공(參判公) 휘 비의 6세손 추천공(秋川公) 휘 양필(良弼)이 경주부윤에 부임할 때 족친인 양파공(陽坡公) 휘(諱) 태화(太和)상공께 수보하자는 부탁을 받아 상,하 두 권으로 간행한 대동보이다. 휘 비의 7세손 운계공(雲溪公) 휘 홍석(弘錫)과 8세손 음연공(陰淵公) 휘 회(澮)와 함께 그를 도와 간행에 힘쓰고 이조참판(吏曹參判) 이민구(李敏求)의 서문(序文)과 추천공(秋川公)의 발문(跋文)이 있는 목판본으로 이로재(履露齋) 보각에 보존되어 있다.

▶고령 입향후 문중을 빛낸인물
양평공(襄平公) 휘(諱), 종(種)의 첫째 아들 휘 인운(仁耘)은 오위도총부 부총관과 제주목사를 지냈고 봉천군(蓬川君)에 봉해 반암서당 옆 숭덕재(崇德齋)가 공(公)을 봉향한 재실이다. 둘째 휘 의운(義耘)은 곤양군수를, 셋째 휘 예운(禮耘)은 호군(護軍)을, 넷째 휘 지운(智耘)은 사직(司直)을, 다섯째 휘 신운(信耘)은 부사직을, 휘 경운(敬耘), 효운(孝耘), 상운(相耘)은 사정, 사직 등 무과에 올랐다.
참판공(參判公) 휘(諱) 비의 증손(曾孫) 휘 대년(大年)은 호(號) 사암(思庵) 시호(諡號) 충정공(忠貞公)으로 선조 때 우의정으로 제수되었으나 나가지 않았다, 5세손 휘(諱) 언충(彦忠)은 1592년 임진왜란(壬辰倭亂)이 발발하자 내암 정인홍(來庵 鄭仁弘) 선생이 창의한 의령가장(宜寧假長) 곽재우(郭再祐), 초계가장(草溪假長) 정언충(鄭彦忠)으로 임진왜란에 최초의 승첩인 무계전투(茂溪戰鬪)에 참여하고, 수많은 전공으로 선무원종2등공신(宣武原從2等公臣)에 책봉되어 서생포 창표당(蒼表堂), 울산 충의사(蔚山 忠義祠), 합천 창의사(陜川 彰義祠)에 배향되어있다.
6세손 휘 훈(塤), 우, 잠 삼형제가 모두다 문장에 탁월하고 형제간에 우애가 두터웠으며, 호(號)를 삼노당(三老堂)이라 하며 뜰 앞에 박태기나무 한그루를 심었더니 3가지가 뻗어나 해마다 늦봄에 홍(紅),백(白),자(紫) 삼색의 꽃이 한 가지씩 피면 가지를 잡고 나무 아래서 술잔을 나누면서 시를 읊었다. 82세로 형이 별세하니 나무 한 가지가 고사하고 두 아우가 세상을 뜨니 나머지 가지도 고사되었다고 한다.
7세손 휘 홍석(弘錫)은 호(號)가 운계(雲溪)이며 1642년 식년시에 진사2등 19위에 합격하였으나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후학에 힘쓰고 이로재 옆 형산사(荊山司)에서 봉향하고 있다.
그 밖에 많은 문무(文武)를 배출하고 사마시에도 많이 등제하고 특히 휘 홍영은 경상도 3재였으나 안타깝게 세상을 일찍 떠났다. 또한 증, 음직된 분들도 많았다.
현대사에서는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정경식, 전 배제대학교총장 정순훈 등  각계에 고령출신 동래정씨들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동래정씨는 2000년 통계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442,363명 인구에 관내 덕곡면 오름실, 만화동과 낫질 동촌에 집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317가구에 893명이 거주하고 있다.

/자료제공
입향조 휘 선경19세손 정연주(鄭然柱) 19세손 정효운(鄭孝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