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면 박곡리 김청수 시인(사진)이 이번에 4번째 시집 ‘무화과나무가 있는 여관’(시와사람)을 출간했다.
김 시인은 1966년 쌍림면 개실마을에서 선산(일선)김씨 집안에 태어났다.
2005년 첫 시집 ‘개실마을에 눈이오면’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차 한 잔 하실래요’ ‘새의 무게를 저울로 달까’ 등 지금까지 세 권의 시집을 펴냈다.
현재 고령문인협회 시분과 위원장과 달성문인협회 편집장 등을 맡고 있고, 계간 ‘시와 늪’ 편집위원이다.
문학평론가인 문무학 씨는 이번 시집의 평에서 “김청수의 시는 돌탑이다”며 “깎아낸 돌탑이 아니라 쌓아올린 돌탑”이라고 평가한다. 김청수 시인의 시는 연약한 것 같지만 강하고, 강한 것 같으면서 한없이 약한 것, 그러나 둥굴고 부드러움에 기대고 있어 돌탑에 견줄만한 어깨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한다.
김 시인은 출간 소감에서 자신의 시는 “자신을 비워냄으로서 채워가는, 가식 없는 내면을 벗겨내고 반추하는, 즉 자신에게 전하는 고백성사”라고 말한다.
김 시인의 취미는 다양하다.
집 앞 드넓은 정원에는 각종 수석이며 목각, 돌탑, 종, 장승 등 여느 자연사 박물관을 연상시킬 정도로 작품들이 한 마당이다.
아마도 그러한 독특한 취미와 환경 속에서 생활하며 시심(詩心)을 끌어내는 것은 아닌지….                                  
 

돌탑

언젠가는 아무데서나 뒹굴었으리
모가 나서 강물에 흘러내리기도 했으리
누군가의 돌팔매가 되어 피를 흘리기도 했으리

험한 세상 건너라고
징검다리로 강을 건너기도 했으리라
칼 같은 마음 무디기 위해
오래 강을 흘렀으리라

그러나 오늘 다시 긴장을 놓지 않고
한 단 한 단
서로의 어깨를 딛고
등을 짚고 일어선다

누가 건들면 쉽게 쓰러질 듯
바람 속에서 흔들리지만,
한 생애가
와르르 무너진다 해도
둥글고 부드러운 이마가 견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