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3일로 우리나라 인구가 이제 5천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은 당초 추계인구 전망에서 5천만 명 시대가 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 봤지만, 인구문제의 심각한 위기감이 일어나면서 지난해까지 저조했던 출산율이 지난해 기준 1.24명으로 다소 회복되었고 평균 기대수명도 꾸준히 늘어났다.
무엇보다 다문화 가정의 증가와 외국 인력의 유입이 인구 5천만 명 시대를 여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통상 인구 증가는 국력신장과 내수시장의 활성화 못지않게 경제인구도 늘어 미래 성장잠재력도 강화되기에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의 농어촌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리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다.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가 넘는 초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구 구성의 질적 변화가 앞으로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핵심 노동인구의 연령이 높아지고, 생산 가능인구가 줄어든다.
또한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노동력 감소와 경제활력 감퇴, 성장잠재력 약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고령군도 초 고령화 사회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3%를 육박하고 있으며, 농민들의 고령화로 생산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의 대거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영농철이 다가오면 일손을 구하지 못해 수확시기를 놓쳐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
또, 비싼 임금을 치르고 도시 인력으로 부족한 일손을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20년 뒤 잠재성장율을 1%로 전망한 것도 급속한 고령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노인 단독가구의 비율은 농어촌 읍.면이 79.1%로 도시지역 동(洞)단위의 62.6% 보다 높게 나와 농어촌 지역의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독사(孤獨死)로 인한 사망과 정서적 고립, 우울증 등으로 인한 노인자살률도 최근 늘어나고 있어 지자체의 세심한 노인복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노인층의 빈곤율 또한 45%대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출산장려와 함께 노인 고용율도 높이고 다문화정책도 포용력 있게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국가경제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노동력 보전이 필수다.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기업체 등의 정년을 연장해 생산가능 인구의 외연을 넓이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농어촌의 경우 일손 부족과 출산율 저조, 독거노인의 증가 등으로 장수(長壽)가 축복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농어촌에 적합한 ‘생산적 노인복지’ 정책이 그래서 필요한 이유이다.
전업농의 육성과 귀농정책도 병행하며 활력이 넘치는 농촌이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대선이 다가옴에 올해도 정치인들의 립(lip) 서비스는 민심을 어지럽게 할 것이 분명하다.
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선심성 복지공약 남발에 절대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국가적 비전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청사진을 마련하는 지도자가 절실한 요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