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명 100세 시대는 이제 거부할 수 없이 어느새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지금의 노인세대는 젊은 시절 경제개발의 주역들이다. 자기 몸 돌볼 틈 없이 오직 자식들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뛰다보니 언감생심 본인의 노후대책이나 변변한 취미활동은 꿈도 못 꾼다. 더구나 노후를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
고령군은 농촌의 특성상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30%에 육박하고 있다. 그나마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곳이 경로당 말고는 마땅한 공간이 없다. 다행히도 노인복지 등 정부차원에서부터 지방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예전과는 달리 관심과 지원에 힘쓰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고령군 8개 읍.면 경로당은 현재 191개소에 달한다. 각 경로당의 회원수와 시설현황, 운영경비 조달과 운영프로그램을 알아보고 또 독거노인 실태 등 노인들의 실상을 파악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경로당의 기능과 역할의 재정립을 통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리고 활동 능력이 있는 노인들의 일자리 알선 등 군정에 반영을 목적으로 하고 이번 호는 우곡면과 성산면의 경로당 실태를 심층 취재했다.
                                                                                              〈편집자 주〉

▶우곡면·성산면 경로당 실태
우곡면의 경로당 숫자는 19개다. 현재까지 경로당에 등록된 회원은 남자가 434명이고 여자 425명으로 총 859명이다. 대부분의 경로당 회원은 여자가 더 많지만 우곡면의 등록 회원은 남자 회원이 약간 많은 것이 눈에 띈다.
성산면의 경로당 숫자는 20개다. 등록된 회원이 남자 273명이고 여자가 414명으로 총 687명이다. 우곡면 경로당을 평형별로 보면, 33㎡ 미만인 곳이 8곳이며, 33㎡~66㎡ 6곳, 66㎡~99㎡ 이상 경로당은 5곳으로 모두 19개이며 그 이상 된 면적은 없다.
두 곳 모두 1990년대에 지어진 회관들도 있지만 2천 년대 들어서 지은 건물이 많은 편이라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도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아 겨울철 난방은 기름보일러가 대세로 파악되고 있다.
어르신들이 소일하는 곳은 안방이나 거실에서 TV를 보거나 바둑이나 장기를 두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사물놀이 풍물을 갖춰놓고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곳도 있다.
고령군의 경로당 운영 지원 기준을 보면 운영비로 개소당 연간 6만원이 지원되고, 난방비는 50만원씩 지원된다. 또 특별연료비는 개소당 70~85만원이 지원되는데, 경로당의 면적에 따라 차등 지원된다.
냉방비는 7~8월 두 달 동안 개소당 10만원이 지원되고, 동절기 난방비는 연간 150만원이 지원되는데 1,2,3,11,12월 5개월 한시적으로 지원된다.
양곡도 지원되는데, 월별로 쌀 20Kg 1포씩(2,3,4,7,8,11,12월) 연간 금액으로 319,000원씩 지원된다. 양곡은 포당 45,660원(쌀값 43,040원, 택배비 2,620원 포함)이다. 또한 면적별로 연간 운영비 기준을 보면 10평 미만일 경우 362만원, 10~19평은 367만원, 20~29평은 372만원, 30평 이상은 377만원으로 면적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있다.

▶독거노인, 우곡면 215명, 성산면 222명
독거노인 숫자로 보면 우곡면은 215명, 성산면은 222명이다. 이곳도 독거노인만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 운영은 없다. 다만 독거노인들이 경로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조금 많은 편이다.
우곡면 노인회분회를 겸한 경로당은 회관 2층에 탁구대 두 대를 비치해 두고 운동이 부족한 어르신들이 탁구를 즐기면서 여가활동을 하는 것이 다른 곳과 차별화된다. 뿐만 아니라 도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5월이면 우곡면 관내 어르신들을 초청해 위로 잔치를 성대하게 벌이는 것과 또 김중일 현 분회장은 사비로 1년에 1~2번 관내 80세 이상 된 어르신들을 초청해 점심대접을 4년째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어쩌다 한 번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적으로 매년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대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성산면은 오는 6월에 건강체조교실을 열 예정으로 있으며, 군에서 실시하는 행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수시로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강사들을 초빙, 특강을 하고 있는 것은 모든 경로당의 공통된 프로그램이다.
또한 장소 관계로 경로당별 자체 프로그램 운영은 사실상 불가하여 고령군지회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이나 복지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한글교실을 통해 젊은 시절 못했던 공부를 하면서 한글을 터득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또 거리 청소를 한다든지 지금까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봉사활동을 통해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뜻으로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어르신들이 의외로 많아 젊은이들의 시각에서는 흐뭇한 광경이다.
봉사활동이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남에게 좋은 일이 정작 본인에게는 건강을 챙기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고령군, 노인일자리 사업에 높은 관심으로 추진>
(사)대한노인회에서 시행중인 노노케어 열풍이 지금 전국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노노케어란 노인이 노인을 돌봄을 말한다. 고령군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재 시행중에 있다.
고령군에서는 지난 1월부터 읍·면 직영으로 297명과 노인회 고령군지회 위탁 79명을 합해 376명에게 노인일자리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연중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국비, 도비, 군비를 합해 7억8천만 원 예산으로 오는 12월까지 시행하게 된다. 지난 3월 11일 고령군지회에서는 노인일자리사업 발대식이 있었는데, 어르신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 일자리사업은 지역환경정비에서부터 스쿨존 교통지원,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노노케어 사업 등 하는 일이 다양하다.
대표적인 노노케어 사업을 몇 가지 보면 거동불편노인들에게 정서적 지원을 들 수 있다. 안부를 물어보기도 하고 말 상대가 되어 주기도 하며 책이나 신문 등을 읽어주면서 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고민꺼리를 들어주고,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등 할 일은 많다.
이 노인 일자리 사업은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 기회를 주고 또 일하는 보람도 있어서 지금까지 부양받아 온 노인들이 참여하면서 보람도 느낀다. 그러면서 용돈도 벌 수 있고 건강을 챙기는 그야말로 무료한 어르신들에겐 매력 있는 직종이다.

<경로당은 취미활동으로 소일하는 곳>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경로당의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운영프로그램을 개발해 어르신들의 다양한 욕구를 체계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겠다.
현대사회 구조는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 등 다양한 환경 변화로 인해 사회와 가족 내 노인의 역할이 상실되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여가시간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소득활동과 가사활동이 대폭 줄어든 노후생활의 여가활동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노인의 경제력 및 교육수준 향상 등으로 여가활동 참여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경로당은 지역사회 어르신복지서비스 지원을 위한 지역거점으로서 급격히 늘어나는 어르신 인구의 욕구를 체계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아가 여가를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급선무여서 자치단체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기획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