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수(雨水)맞이 글을 드린 것이 생각난다. 북쪽에 있는 대동강이 풀린다고 할 것이 아니라 스마트시대의 우리 새싹들도 쉽게 흥미 유발할 수 있는 한강이나 낙동강이 풀린다고 하면 공감대지수가 올라 갈 것이라고 하면서, 경칩(驚蟄)도 개구리가 나온다 하지 않고  예쁜 나비가 춤춘다고 하면 저 출산으로 더욱 귀한 공주들이 기뻐 할 것이란 말씀을 드린 때가 있다.
우리는 서구 사상과 달리 이상향을 정신영역에 두는 경우가 흔하고 이로 인하여 대리 만족을 하는 흔적들이 많이 보인다. 물론 자랑스런 점도 많지만 조금은 억지스런 면을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있다.
모란의 넓은 잎 위의 물방울들처럼 유유상종(類類相從)으로 응집함은 자연의 순리겠으나, 유구한 역사는 과거의 정리와 미래의 개척이 상호 교류하면서 자의력(自意力)에 의하여 발전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대가야 후손들이 사는 이웃고을에, 한 큰 인물로 인하여 그 후손들이 상당히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으면서 그들도 조상의 음덕을 크게 기리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 마을 앞에 조상들의 자랑을 돌 문화에 접목한 상징물이 여럿 있지만, 筆者는 정승반열로 추증(追贈)된 어른 보다 효행의 칭송을 받는 어른의 상징물이 얼마나 가슴이 따뜻하게 함을 느꼈는지 모른다. (장관)이란 자리야 수개월 근무하고 떠나는 부끄러운 사람들도 앉을 수 있는 감투인데 무엇이 돌에 새겨서 자랑할 가치가 있단 말인가?  물론 오랫동안 칭송받을 어른들도 많고 대다수가 그러하지만, 차라리 태어나지나 말지 할 정도로 많은 백성에게 고통과 절망을 준 못난 육조 판서가 없단 말인가? 지금도 민족의 반역자로 낙인된 일제 앞잡이 역적패거리 후손들이 부를 누리며 잘 살고 있음을 보지만 筆者는 그들을 불상하게 惻隱之心(측은지심)을 느낄지언정 부러워 해 본적은 없다.
미술대학 교수로 있는 여자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만난 적은 많지 않지만, 대중들의 정서를 예술이라는 매체로 아우른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공유하고 있고, 세상 살면서 밥그릇 축낸 정도가 비슷하니 거부감도 없게 된 것이다.
이 여인네가 정감이 가는 것 중에 한 가지는 솔직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피붙이보다 사랑하는 작품을 전시(展示)하고 관람객의 의견을 소중히 청취한다는 겸손함이 筆者의 모두를 all in하게 하는 마력을 가졌다.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고 “이렇게 느낌을 받았는데 작가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하고 질문을 하면 어줍잖은 작가들은 답을 회피하거나 불편해 하거나 아니면 어려운 고유분야의 이론을 펼치기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지만 이 여인은 당당하게 “처음에는 이러이러하게 그리려고 했는데 잘 못되어 이렇게 되었어요. 전시회 끝나고 다시 그릴 겁니다.”하는 성격이니 筆者의 벗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이토록 허탈한 그 여인의 전화선을 타고 온 고민은, 당신의 제자가 본인의 그림을 모작(模作)하여 그것도 같은 전시회에 출품하여 당혹함을 감출 수 없고 심지어는 모멸감마저 든다고 한다. 筆者도 한 줄의 글을 만드는 고통을 알기에 40분 동안의 통화 중 “아 예 가슴 아리겠습니다” 외에 딱히 드릴 말이 없었다.
초등시절  이른 봄에 개울가 한적한 곳에 앙증스레 수초를 붙들고 있던 개구리 알을 가져 와서 개구리가 되는 과정을 관찰한 적이 있었다. 알이 올챙이가 되고,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는 경이로움을 잊을 수 없다. 한번은 알을 구분 못하여 개구리가 아니라 뚜꺼비가 되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하였지만 흥미롭기가 그지없었다. 筆者는 생물학자가 아니라서 정론(正論)이 아닐 수도 있지만, 뱀은 모든 영양분을 축적하였다가 허물을 벗고 곧장 몸체 자람을 하지만 개구리는 허물을 벗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변체로 자란다. 筆者의 기억으로는 뒷다리가 나와서 자라는 시간도 2-3일 걸렸고 앞다리가 자라는 시간은 그보다 더 많이 소용되었던 것 같다.
筆者가 글 제목을 ‘개구리 허물벗기’라 했는데, 우리 독자들은 ‘개구리처럼 정도(正度)를 사랑하면 좋겠다’란  생각에서 뱀 허물벗기를 비유하여 드린 말씀이다.
筆者는 고향 분들이 정직하고 순박하게 옛 정감을 누리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승반열보다 효행을 높이 산다고 언급하였으니 반박론을 지양(止揚)하시길 말씀드립니다.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