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 사회를 고령화 사회, 혹 고령사회라 한다.  이 말은 우리 지명인 고령(高靈)을 말함이 아니고 고령(高齡)을 뜻함이다. 앞으로 수년내에 노인인구가 전인구 대비 14%를 넘는 고령 사회가 될 전망이라고 학자들의 걱정이 대단하다.
筆者가 어린 시절 겨우 오십의 초로(初老)에게도 새배를 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분들 중에 아직 살아계시는 분이 제법 된다. 지금 고향 마을 어귀에서 뵙게 되면 “허허 자네와 우리가 같이 늙어가네 그려” 하시는 인사를 받을 때가 있다.
의식주가 양과 질에서 발전하여 팔십세 노인이 되어야 경로당에서 잔심부름을 겨우 면한다고 하니 괄목(刮目)이란 단어를 아낌없이 쓰고 싶다.
타민족의 강점기와 동족간의 전쟁으로, 낙후된 환경으로 인하여 수명이 짧다보니, 새로운 갑(甲)을 맞이하는 것을 환갑(還甲) 또 다음해를 진갑(進甲)이라하며 크게 잔치하고 서로 즐거워하던 때가 불과 수 십 년 전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 축하해야 할 사항인데 왜 장수하는 것을 걱정해야 할까?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여 세계적으로 선두 그룹에 진입하였고, 筆者가 어린 학창시절 그렇게 부러워하였던 이스라엘민족보다 앞섰다고 해도 크게 경칠 일이 없을 만큼 잘 살고 있는데 무엇이 두려움의 대상처럼 고령사회를 느끼게 하는 것일까?
약간은 생뚱스런 글이지만 언행일치란 말이 있다. 억지 춘양격으로 설명하자면 수명이 길어진 만큼 행복 추구권을 만족할 만큼 수용해 줄 여건이 준비 되었는가 말이다. 절대적인 부족은 아닐망정 상대적 부족을 느끼면서 사회적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오래 전의 시조 한수에  “늙기도 서러울 사 짐조차 지실까?” 라고 노래한 사람은 꼭 효성만을 강조한 것일까?
筆者는 노인이란 어떤 이를 말하는가?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제도상으로는 65세 이상을 뜻하면서 정부로부터 보호받는 제반 영향권 안에 범주하지만, 일본국 소설가 소노 아야코의 글을 소개하면서 독자들의 마음다짐을 기대해 본다.
소노 아야코는 “받는 것”을 요구하는 사람을 나이에 관계없이 노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진정한 성인은 육체적 연령에 관계없이 베푸는 사람이며, 누군가가 주기만을 요구하는 사람은 아무리 젊은 사람이라도 노인이라고 했다. 그는 노인이 되면 허용(許容), 납득(納得), 단념(斷念), 회귀(回歸)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이 세상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선과 악을 의미 있음으로 느끼는 것이 허용이며, 내 자신에게 일어난 사항에게 정성들여 의미를 주는 작업을 납득이라 했다. 또한 갈망했으나 이루지 못함이 인간사에 흔히 있는 일로 여기며 온화한 인간성을 갖는 것을 단념이라고 했고, 이 세상을 마감하고 어디로 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을 회귀라고 하였다.
그는 계로록(戒老錄)에서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오경순 번역)라면서 미래의 노인들이 갖추어야 할 127개 덕목을 말하였는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받지 말고 주라, 시키지 말고 하라, 남을 용서하고 자신을 통제하라, 정직하라, 항상 새롭게 배워라였다.
우리 독자들은 모두가 잘하고 있을 듯하여 사족(蛇足)이 될까 염려도 되지만, ‘덕이 있다’란 말은 자신을 내세우는 바가 얼마나 적은가? 이며, “드러내지 않으면 꽃이요, 드러내면 꽃에 못 미친다” 라고 하였으니 앞서 언급한 네가지를 실천하는 노인이라면 아무리  많아도 걱정 할 것이 없다고 본다.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