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읍 지산3리(큰골)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고령에서 수학한 순수 고령인 최동진(59) 법무사를 만나기 위해 수성구 범어동 법원주차장 옆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검찰수사관’ 출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조금은 날카로운 인상으로 보였지만, 대화를 이어가는 동안 그 생각이 기우였음을 알게 됐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의 고향 얘기를 꺼낼 땐 영락없이 동심으로 돌아간다.
최 법무사는 대구에서 대학을 다녔고, 영남대학교행정대학원(법학박사)을 졸업하고 대구지방검찰청, 서부, 김천, 상주지청에서 공안, 특수, 조사부, 형사부 등에서 검찰수사관으로 35년 동안 요직을 두루 거치며 봉직하다가 금년6월에 명예 퇴직한 엘리트다.
최 법무사는 현재 ‘법무사 최동진’ 사무실을 개소하고 민.형사, 가사, 소송, 등기, 공탁업무 등 법률서비스로 공직에서 얻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대담/최종동 논설위원

▶직동초등학교 총동창회 회장 취임 소감은?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고령에서 나왔는데, 고령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니다가 개진면 직2리 (열뫼)에서 직동초등학교(18회)를 졸업했습니다. 그 후 고령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과 대학원은 대구에서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12월 14일 달서구 유천동에 소재한 베이트리웨딩에서 거행한 직동초등학교 총동창회 회장 이.취임식에서 회장으로 추대 받았습니다.
그날 취임사에서도 밝혔지만 중책을 맡고 보니 기쁨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직동초등학교는 1939년 5월 설치인가를 받았으니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입니다.
비록 지금은 폐교가 되었지만 여느 학교 동문회보다도 단합과 협조가 잘 되어 동문간의 두터운 정을 나누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본인이 회장을 맡아 선배님들이 일구어 놓은 전통을 계속 발전시켜야 하는 중압감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동창회를 이끌어 오신 역대 회장님들의 빛나는 업적이 있기에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회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많이 참여하여 동문의 정을 나누는 것 이상은 없다고 봅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이웃도 돌아보고 더블어사는 삶이 진정한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문들에게 당부의 말은?
지난번 총동창회 송년의 밤 행사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도록 참석해주신 동문과 협조해주신 동문들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동문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동창회 발전의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동문들이 지금은 비록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우리 모두의 뿌리는 고령입니다. 항시 고향을 생각하고 고향사랑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여우가 죽을 때는 고향 쪽으로 머리를 둔다고 했습니다. 선배에게 존경을, 후배에게 사랑을 베풀면서 한편으로 고향에 어려운 이웃이 없는지 살피는 것도 직동 동문들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덧 계사년이 저물고 갑오년의 새해가 밝아옵니다.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희망찬 새해를 맞읍시다.

▶고향에는 누가 사십니까?
지난 10월까지 어머니께서 고향마을인 열뫼에 계셨습니다만, 이제 연세가 드시고 거동이 불편하셔서 대구로 모시고 와서 지금은 제가 모시고 있습니다.
현재 고령읍에는 동서와 가까운 집안 아저씨, 그리고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고, 또 농지가 조금 있어서 한 달이면 두 번 정도는 고향을 찾고 있습니다.
고향을 찾을 때마다 느끼게 되지만, 살갑게 맞아주시는 친인척이 있고, 또 정겹게 반기는 친구가 있어서 고향을 찾을 때는 언제나 마음이 푸근합니다.

▶봉사활동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들었습니다
봉사활동에는 다양한 부류가 있다고 봅니다. 직동초등학교 총동창회장을 맡은 것도 일종의 봉사활동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을 위한 봉사는 드러내지 않는 것이 상식인줄 압니다. 즉,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봉사고 선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얘기를 하라시면, 대구서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무료급식 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양대 명절이나 연말에 어려운 이웃돕기에도 참여하고, 고령출신 향우회 모임인 고관회에서 고령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에 성금을 지원하여 고국에 보내드리기도 합니다. 봉사란 거창한 것이 아니고 그저 나보다 조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참여하면 된다고 봅니다. 현재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의 형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동진 법무사는 인터뷰 말미에 애틋한 고향에 대한 향수와 안부를 잊지 않는다. 비록 현재는 대구에 살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고향에 두고 있고, 대가야 후손임을 자랑스러워하고 또 자부심을 가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타향에서 터득한 지식과 경험을 노후에 고향발전에 힘을 보태고, 또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최 법무사는 35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훈장 등 상을 받았다. 녹조근정훈장을 비롯해 모범공무원상, 검찰총장상, 법무부장관상, 행정자치부장관상, 법무사회장상 등 다수다.
가족으로는 부인 손말순 여사 사이에 1남 2녀를 뒀는데, 장남 성민은 달서구청소속 검도선수로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장녀 혜영은 경남 창원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차녀 지영은 법원 공무원으로 현재 대구지방법원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