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고령군향우회 창립 당시의 주역은 아니지만, 창립부터 줄곧 직.간접으로 향우회에 깊숙이 기여한 장재환(70, 쌍림면 신곡 박실 출신) 현 재경쌍림면향우회장에게 54년의 역사를 가진 재경고령군향우회의 알려지지 않았던 얘기를 들어본다.
장 회장은 1990년 3월 서울 종로에 소재한 종묘마당에서 개최한 재경고령군향우회 정기총회에서 총무(그 후 명칭 변경으로 사무국장, 현 사무총장)로 선임되어 곽종원 회장부터 이상달 회장까지 여섯 분의 회장을 보필하면서 18년을 봉사했다. 지금은 재경쌍림면향우회장으로서 수도권 쌍림인들 단합을 위해 선두에서 진두지휘하고 있어서 남다른 특별한 고향사랑과 그야말로 봉사를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 같다.
프로필을 말해 달라는 필자에게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도 아닌데 프로필은 생략하자”며 “다만 두메산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천자문을 배웠고, 쌍림초등학교를 나와서 국가의 울타리가 있었기에 이렇게 오늘날까지 잘 지낼 수 있다”고 재치있게 질문을 피해나간다.                             

▶향우회 창립부터 사무총장 18년을 회고 하신다면?
1990년 3월 5일 정기총회에서 총무(현재 사무총장)로 선임되어 곽종원(당시 상명여대 총장) 회장과 몇 개월 함께했고, 김태두(당시 조흥은행 전무이사) 님께서 회장으로 추대되셨어요. 김태두 회장께서 4년을 중임하고 김우현(전 경북도지사), 박태원(전 성남기능대학장), 그리고 故 이상달(기흥CC회장/대한건설기계협회장)회장 연임 9년 등 총 18년을 사무국장으로 회장님들을 보필했습니다. 이상달 회장님은 잘 알려진 대로 재경고령향우회를 오늘날 이처럼 활성화시킨 당사자입니다. 회원들에게는 회비 부담이 없도록 오로지 혼자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오로지 고령인들의 참석만을 독려하면서 향우회를 활성화 시키는데 노력하신 이상달 회장님을 보필하며 외람되지만 저도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총무로 선임될 때는 서울의 모든 시.군향우회가 총무로 호칭했고, 그 이후 사무국장, 사무총장으로 호칭 통일을 하고보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고인이 되신 김종구 어르신의 말씀에 의하면 최초 1959년에 고령향우회가 창립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고령읍 출신 장정기님이 보관한 사진에 의하면 1966년 5월 22일 비원에서 창립했다고 돼있었습니다.
아마 제가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초창기 향우회를 조직할 때만해도 서로 회장을 하겠다고 했답니다. 특히 국회의원(당시는 민의원)들 즉 자유당, 민주당 소속 지역출신들이 서로 힘겨루기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1959년경부터 뜻있는 향우들이 모였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다보니 1959년 창립이라고 알려지게 되었음을 어렵지 않게 유추해 봅니다.
그 이후 향우회장은 비정치인으로 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당시는 호칭이 향우회가 아니고 ‘군민회’였다가 도민회에서 호칭을 통일하기로 한 후부터는 향우회로 현재까지 쓰고 있습니다.
제가 총무를 맡은 종묘행사 당시만 해도 회원 등록자가 10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행사장인 종묘광장을 빌릴 수 있었던 것도 당시 정덕용 문화관광부 기획관리실장님의 도움 때문이었습니다. 매년 향우회 개최 장소 때문에 정덕용실장님께서 고생 좀 하셨습니다. 그 어른의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할 대목입니다.

100여명 회원을 1천3백명으로 늘리다
제가 총무 2년차 때 당시 김복규(현 의성군수)군수님께 면장회의 시 수도권에 사는 고령출향인 명단 파악을 의뢰하니 쾌히 승낙하고 1,300여명의 명단을 보내왔습니다. 김태두 회장님의 승낙으로 그해 행사에 김복규 군수가 참석한 것이 역대 고령군수가 향우회에 참석하는 시발점이 된 셈입니다.
그 이후 강채규 관선 군수님을 비롯해 민선 이진환 군수님, 이태근 군수님, 현 곽용환 군수 등이 매년 향우회와 신년교례회에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토대는 김태두 회장께서 만들었고, 이상달 회장께서 관례를 만들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상달 회장께서 취임하기 전에는 향우회 임원회비와 협찬금으로 향우회가 운영되었지만, 이 회장 연임 9년 동안은 순전히 이상달 회장 사비로 운영했습니다. 당시 매년 총회 시에 7천여만 원이 투입되는 초일류 행사를 했습니다. 행사마다 2부에 국내 톱 가수들을 초청해 회원들을 즐겁게 하고 또 참석률을 높여나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향우회가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고급식사 제공으로 타 시.군향우회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故 이상달 회장님의 업적을 향우회가 존속하는 한 평가해야 하고 또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감히 주장합니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창립의 주역이 되다
제가 18년 동안 사무국장을 할 때, 마침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가 탄생되었는데, 자연스럽게 저도 도민회 탄생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도민회 탄생 과정에 시.군향우회 총무들의 모임인 ‘총무회’가 있었는데, 초대 총무회장에 달성군향우회 김철동 씨가 맡았고, 제가 총무를 맡아 실무 일을 보았습니다. 당시 도민회 창립에 나는 실무 일만 했지만, 김철동 총무회장이 많은 돈을 썼습니다.
당시 참여한 시.군을 살펴보면 달성(김철동), 고령(장재환), 성주(성인모), 군위(이왕근), 경산(유상하), 영덕(최원규), 청송(이병진), 청도(이광하) 등이 주축이 되었고, 몇 몇 시.군은 반대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나중에는 반대했던 그들이 사무국을 차지했고, 초창기 주도했던 우리들은 들러리가 되는 이상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처음에 우리들이 도민회 창립 발기인을 물색하니 대부분 사양했는데, 의성 출신 이영호(전 체육부장관)씨가 제일 먼저 응락해 팔래스호텔에서 발기인대회(총회사진 보관)를 가졌습니다.
저의 사회로 진행한 발기인대회에서 이영호 전 장관께서 추진위원장을 김수학(전 건설부장관, 당시 새마을중앙회 회장) 경주 회장을 지명하는 바람에 총무회의 각본에서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총회 날자는 다가오고 경비마련 때문에 케이크 하나 사들고 저와 이왕근, 최원규, 유상하 씨 등 4명이 김수학 추진위원장 자택을 방문했습니다. 방문목적을 말씀드렸더니 추진위원장이 회장을 맡는 것이 상식이라는 말씀에, 총회치를 비용 마련을 말씀드리기에 이르렀습니다.
비용 마련은 총무들이 마련해야지 본인은 할 수 없다는 대답에 이왕근(군위 총무)씨가 그렇다면 창립총회를 할 수 없다며 이러한 사실을 각 시.군향우회에 고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때서야 김수학 추진위원장이 회장 적임자가 있는지를 물었다. 우리들은 엄삼탁 달성군향우회장(당시 안기부 기획관리실장)을 추천, 승낙(숨은 얘기는 다음 기회에)받았습니다.
우여곡절을 거치며 롯데호텔 2층 대 연회장에서 대구경북시.도민회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습니다. 그 후 도민회 산하에 경북농산주식회사(경북도 50%, 도민회 50% 출자)가 설립되고 저와 성주의 성인모 씨가 감사로 추천되어 약 6년여 봉사했습니다.

▶재경쌍림면향우회 창립, 초대회장 소감과 계획은?
재경고령군향우회 사무국장을 하면서도 여타 재경고령군읍.면향우회가 조직되어 서로의 우의를 다지고 있었습니다. 쌍림면은 고령군에서 면적은 제일 넓고 인구는 두 번째로 많아 재경향우회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지만 면향우회 창립을 못했던 차에 서석홍 향우회장과 이정국 총장의 요청으로 창립을 했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서석홍 회장이 비용부담을 많이 했고, 제가 초대 회장을 맡아 나름으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재경쌍림면향우들의 면면을 보면 38개의 성씨(姓氏)가 모인 집합체이며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훌륭한 쌍림인들의 에너지가 결집되도록 저는 연락병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타향에서도 서로 돕고 이해하며 쌍림인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고, 누군가 말한 “벌은 일직선으로 날아가 목적을 취하지만, 나비는 사방을 지그재그로 날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문구를 저는 잘 인용합니다. 즉 쌍림향우들은 벌이 되지 말고 나비가 되어 모두를 아우르는 관계가 되자고 주장합니다. 현재 재경고령군향우회 모임에 쌍림향우들이 가장 많이 참석하고 있어서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월간시사지 ‘신문고’ 편집국장으로 활동이 활발하시던데요?
우연한 기회에 저의 시(詩)가 실린 책을 본 신문고 사주(社主)가 시를 잘 읽었다면서 신문고 발행에 동참을 간곡히 요청해 편집국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사주였습니다. 처음 제의를 받고 고령신문사 최종동 씨를 추천하려고 낙원동에서 만나 타진했으나 능력이 부족하다며 정중히 거절하는 바람에 제가 맡아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군향우회 사무국장 18년과 면향우회장 2년을 경과한 이즈음에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줄로 생각합니다. 그 부분이 아쉽고 못내 서운하지만 시간이 좀 지난 후에 해명(?)이나 재임기간의 희노애락을 담아보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재경향우들 모두가 좋은 분들이지만 굳이 몇 분을 거론하자면 고인이 되신 김봉구, 김종구 어르신과 아직도 향우회에 누구보다 자상하신 마음으로 향우들을 보듬는 신용욱(전 병무청차장/고령읍) 어른과 우 성(전 노동부차관/송림)선배님께 특별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후배로는 이정국 씨도 참으로 인간미가 넘치는 좋은 사람으로 여기고, 향우 모두가 저의 삶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쓴 소리를 좀 하자면, 고향 언론을 통해본 소감은 요즘 너무 권력밀착형이 많다는 것이 유감입니다. 사무국 요원들도 좀 향우위주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가족사항을 물었더니, “저 하나를 위해 69년을 홀로 고생하시다가 금년 8월 2일 세상을 떠나신 어머님께 자식 된 도리를 못한 죄가 큰데 아직은 내자가 누구며 자녀 운운 하는 게 이르다”며 사양하면서 양해를 구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