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서 밝혔듯이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가실왕(嘉悉王)이 ‘성열현(省烈縣) 사람 우륵에게 명하여 12곡을 짓게 하였다’고 했다.
문제의 핵심은 성열현이 어디인가를 두고 몇 군데 지방자치단체에서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고령 성산이 가장 유력한 우륵의 출생지로 보고 있다.
각 지자체별로 주장하는 근거를 살펴보기로 하자.

충청북도 제천군 청풍 설
이것은 삼국사기 지리지에 보면 악성 우륵의 출생지인 ‘성열현’과 비슷한 음의 이름이 사열이현(沙熱伊縣)이 나오는데, 사열이현이 지금의 충청북도 제천군 청풍으로 단제(丹齊) 신채호(申采浩)와 서울시립대학 한명희(韓明熙)와 충주의 향토사학자 김예식(金禮植)을 중심한 충청북도 충주지방 사람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우륵이 말년에 고국 대가야 고령을 떠나 이곳 충주(중원) 탄금대에서 가야금 활동을 하면서 여생을 보낸 것을 큰 이유로 이 같은 주장을 한다.

경상남도 의령군 부림면 신반 설
이 설은 주로 경상남도 함안지방과 의령지방의 향토사에 관심 있는 분들의 주장으로 역시 「삼국사기(三國史記) 지리지(地理志)」에 보면 우륵의 출생지 ‘성열현’이 강주(康州), 강양군(江陽郡) 의상현(宜桑縣)의 옛 이름이 신미현(辛미縣)인데 이 음이 성열현과 비슷하므로 우륵은 의령군 부림면 출신이라 주장을 한다.
또 이들은 옛 무덤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토우를 발굴하여 그 증거라 주장하고 있다. 일본인 학자 미송보화(未松保和)가 쓴 ‘임나흥망사’를 인용하여 악지(樂志)의 성열은 지리지의 강주 강양군의 속현 신미현에 해당되므로 우륵은 신미현 출신이라 단정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은 그 주장을 동조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거창군 가조면이 성열현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대초리 설
근래 거창을 중심으로 나타난 학설이다.
경북대 김종택 교수의 주장으로 우륵의 고향이요, 출생지인 성열성(省熱)은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석강리로 소새(省草) 마을로 결론 내렸다. 그 근거로는 가실(嘉實) 혹은 가실(嘉悉)은 같은 말의 처음 표기임이 분명한데 그것은 ‘갓’을 표기한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가야금을 제작한 가실왕은 대가야왕이 아니고 대가야보다 먼저 망한 ‘갓벌가야(加召加耶)’ 왕을 말하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제기하였다.
그 외에도 그의 논문에는 언어학적 고증을 들어 경남 거창가조면 석강리 소새마을로 주장하고 있다.

고령군 성산면 설
「삼국사기 신라본기」진흥왕조와 악지에 우륵은 성열현(省烈縣) 사람이라고 기록된 것이 우륵의 출생지와 관련된 내용의 모두이다.
그러면 이곳 성열현과 관련된 지명의 해석 차이에서 오게 되었으며 또 하나 숨길 수 없는 사실은 악성 우륵의 가야금 제작의 위대성을 자기 지방과 연관 시키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륵의 출생지인 성열현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삼국사기」권41 열전 제1 김유신상에 보면 “유신은 압량주 군주가 되었고 13년에는 소판이 되며 그해 9월에는 왕명으로 상장군이 되어 군사를 거느리고 백제의 가혜성, 성열성, 동화성 등 7성을 쳐서 크게 이겼다. 이에 가혜진성을 열었다”라는 기록인데, 이곳에 우륵의 출생지인 성열성이 나온다. 이 기록은 신라 선덕왕(善德王) 13년 AD 644년의 기록으로 대가야가 멸망한지 82년 후대의 기록으로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곳에 나타나는 7성 중 가혜성(加兮城), 성열성(省烈城), 동화성(同火城)에 대하여 지금의 지명과 함께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먼저 가혜성(加兮城)은 「삼국사기 지리지」에 의하면 가시혜진(加尸兮津)으로 볼 수가 있는데 가시혜현(加尸兮津)은 고령군 신복현(新復縣)의 옛 이름으로 이곳 신복현은 영남여지 고령현조에, 현서5리에 있다고 했는데 가시혜현 즉 신복현은 지금 고령군 덕곡면 가륜리 새밤 지역으로 추정을 한다. 가륜을 ‘개시링’이라고도 하는 가시혜현의 어음변절로 보고 있다.
역사학자 이병도 선생 역시 고령 가야천이라 하였는데 다만 고산자 김정호는 대동여지도에 지금의 고령군 우곡면 사촌동 지역, 아니면 우곡면 도진동 지역으로 표시를 하였는데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덕곡면 가륜리 일대가 가혜성 혹은 가시혜현 또는 가시혜진으로 후대에 신복현의 옛 지명이다. 그리고 김유신이 백제의 7성 중 하나인 ‘성열현’은 다음으로 미루고 동화성(同火城)이 현 위치를 확인해 보기로 한다.
역시 「삼국사기 지리지」에 의하면 동화성은 성산군(星山郡) 수동현(壽同縣)이며 이곳 수동현의 옛 이름은 사동화현(斯同火縣)이다.
동화성은 지금의 경북 성주군(星州郡) 가천면(伽泉面) 일대로 이 지대는 옛 ‘이불가야’라는 소국이 있었으며 이 이불가야가 사화국(斯火國), 사동화현(斯同火縣), 수동현(壽同縣), 이물방(爾勿坊)으로 변하였는데, 지금의 가천면 용사리(龍沙里)에 해당된다. 이곳에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용사리를 사부랭이(斯火縣)이라 부르고 있는데, 안사부랭이, 웃사부랭이, 아래사부랭이라 부르는 마을이 지금도 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