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면서 살아가는 삶의 주인공은 얼마나 보람된 모습이며 존경을 받을까?
동서고금을 통하여 큰 성인(聖人)들이 많지만 筆者는 이지함선생을 ‘희망의 전달자’란 별칭으로 모시고 싶다.
영원한 구원자 예수. 깨우친 자비의 석가. 인간성의 집대성 공자. 그 외 무수한 선각자들이 인류 행복을 위하여 인정을 베풀다가 가셨다고 볼 때 그래도 이 세상은 살아 볼 가치가 넘치도록 있는 것 같다.
筆者가 글쟁이 길을 가도록 인도해 준 한맥 문학회에서 송년회 참석 초대장이 왔다.
그냥 초대가 아니라 지난번에 소개한 수상소식에 대한 감사라나 뭐라나로 칭찬하는 마당을 만들어 주겠다면서 전화로 재차 참석을 물어왔다. 마음은 버선발로 뛰어가고 싶었다.
지식은 있으나 가슴이 없는 소인국에서 입은 상처를 깨끗하게 털어 먹고 싶었지만 겸손히 사양하고 그 마음만 받겠다고 하였었다.
사실 서울까지 갈 경비와 시간이 아까운 것도 있고 더욱 굳세고 힘찬 둥치의 나무가 된 후 가고 싶어서 저축하는 마음으로 사양하였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
문득 옛 어른들의 말씀 한 토막이 생각나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筆者의 주 특기인 각색(脚色: 고쳐서 새로 꾸밈)을 해 보면, “놀부 아들의 밥그릇 흔든 죄가 클까?  흥부네 아들들의 죽그릇 강탈하는 것이 죄가 클까?” 하고 생각을 해 보니 筆者는 역시 괴짜가 틀림없는 것 같다.
독자 여러분은 누구 죄가 클 것 같나요?
아마 월남군대 가서 스키타고 공비 잡은 것보다 더 많은 답이 나올 듯합니다.
살짝 웃자고 筆者의 생각을 말씀드리면, 감옥은 밥그릇 건드린 자가 장발장처럼 갈 것이고, 죽그릇 강탈한자는 혐의없음 혹 기소유예 정도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직 무슨 말인지 모르신다면 정말 행복하게 살아가시는 분이며, 미소만 짖는 분은 진짜로 다복하게 사시는 사람이며, 가슴이 섬뜩한 사람은 진정으로 반성해야 할 인간이라고 봅니다.
잠시 숨을 고르시고, 꼭 이맘때에 나오는 감초같은 책이 있는데 붉은 무늬로 예쁘면서도 약간 무게감 있는 만력(필자주)이라는 책이다.
토정비결이라는 책을 통하여 한해의 운세를 점칠 수 있는 길잡이 책을 말함인데, 태양계를 사용하는 양력과 달리 태음계를 이용하여 농사나 어촌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엄청 많은 책이기도 하다.
토정비결을 보면 “이러이러하게 좋다”할 때는 별 붙임말 없고 , “요로조로 위험하다” 할 시에는 반듯이 “그래서 이렇게 조심하고 저렇게 방어해서 잘 먹고 잘 살아라” 해 놓았으니 筆者가 토정 이지함 선생을 서두에 “희망의 전달자”라고 말씀 드렸던 것이다.
“백성들이여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울지를 말고 거친밥 달게 먹으면서 웃으며 살아가세”라고 가르친 복음서 같은 책 한권 남기고 조용히 주무시는 토정 선생님을 존경 않는다면 筆者는  미워 할 랍니다.
끝으로, 사슴처럼 뿔이 있고, 키 큰 낙타의 머리모양에, 토끼의 예쁜 눈, 뱀처럼 매끄러운 목, 천하장사 힘돌이 이무기 몸통에, 갑옷 같은 잉어의 비늘로 감싸고, 날카로운 매의 발톱을 차고, 순발력 강한 호랑이 발바닥, 잘 듣고 판단 잘하는 소의 귀 등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동물들의 장점만 갖춘 상상의 동물 용(龍)꿈을 꾸면서 이 추운 겨울을 웃으며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