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충정로(농협중앙회 아트홀)에서 고령전국우륵가야금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초청공연이 400여 명의 관람객이 운집,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의 초청공연은 가야금의 고장인 고령에서 전국의 가장 권위 있는 가야금경연대회로서 1997년부터 최고의 상인 대통령상 수상자들을 초청한 행사였다.
이날 공연에 역대 대통령상 수상자 중 박현숙(2000), 문명자(2001), 강미선(2007), 최민정(2008), 유희정(2012) 등이 병창 및 산조 공연으로 고령대회가 가야금의 산 고장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고령에서 매년 열리는 전국 가야금경연대회는 22회째인 금년 4월에도 238개팀이 참여,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그 중 역대 대통령상 수상자들이 출연해 공연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재경고령군향우회원(회장 서석홍),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 회장 이상면, 회원 등이 대거 관람해 타향에서도 고향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고, 우수한 고향의 문화를 서울 전역에 알리는 성과도 거뒀다.
이웃나라인 중국에서는 조선족 850명이 함께한 가야금병창이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소식이고 보면 우리민족의 음악적 소질을 엿볼 수 있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환영사를 통해 “오늘 공연을 계기로 앞으로도 역대 대통령 수상자들을 한곳에 모아 전국순회를 통해 가야금의 고장, 우륵의 고장 고령을 홍보하고 고령전국우륵가야금경연대회가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가야금경연대회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첫 번째 무대는 2005년 대가야가야금연주단의 위촉곡인 ‘가야의 노래’가 울려퍼지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대가야국에서 탄생한 가야금은 1,5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이땅의 애환을 노래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악기로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가야금의 매력이다.
최민정의 가야금 ‘김병호류 가야금산조’는 섬세하고 깊은 울림이 있었으며, 길게 이어지는 여음은 한폭의 동양화 여백미를 상상케 했다.
문명자의 병창 ‘춘향가 중 사랑가’가 이어졌는데, 춘향과 이도령 복장으로 우리 귀에도 익숙한 판소리와 힘차게 튕기는 가야금 소리에 모두들 흥에 겨워 어깨를 들 섞였다.
네 번째 무대 박현숙의 가야금 ‘서공철류 가야금산조’는 여느 가야금산조와는 다른 특성을 지닌 꿋꿋하고 장중한 느낌을 주어 남성적인 느낌의 힘 있는 터치가 특징이다.
다섯 번째 무대는 대가야가야금연주단의 ‘상가라도’다. ‘상가라도’는 우륵선생의 12곡 중 하나로 두 번째 곡이며 대가야 고령의 지명을 지칭한다. 고령 지역민들의 토속적인 가락에 바탕을 두고 현대에 맞게 노래와 25현 가야금, 대금, 장구의 악기 편성으로 구성된 경쾌하고 발랄한 선율의 곡이다.
대금소리가 구성지게 가슴에 파고들며 특히 ‘고령 사람들아~ 고령사람들아~’후렴이 반복되면서 더욱 친근하게 들렸다.
다음 무대는 유희정의 가야금 ‘최옥삼류 가야금산조’였다. 이는 감정을 절제하여 무게 있고 깊은 맛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전체적으로 힘이 있고 남성적이라 할 수 있다. 자진모리의 ‘말달리는 대목’과 휘모리로 전개되는 부분은 여느 산조보다도 역동적인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일곱 번째 무대는 강미선의 병창 ‘심청가 중 올라간다~방아 타령’이다.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가 뺑덕어멈을 잃고 혈혈단신으로 황성 올라가는 대목에서부터 방아를 찧는 아낙네들을 만나 함께 방아를 찧으며 부르는 대목이다. 사이사이 설명이 구성지다.
여덟 번째 무대는 대가야가야금연주단의 ‘바람의 유희, 방황’이다. 국악인 이경섭이 작곡한 국악 관현악곡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25현 가야금 및 대금, 피리, 타악, 신디의 악기 편성으로 연주되었다.
신나는 리듬과 함께 대금의 구성진 소리에 이어 타악기 소리를 뚫고 나오는 피리소리의 애절함과 대평소 소리가 강한 여운을 남기며 잔잔한 가슴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공연 중간 중간에 신명 넘치는 관객들의 장단 가락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오늘의 행사로 재경 고령인들의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으며, 고령인의 정체성과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기에 충분한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