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자갈치시장은 동양 최대의 어시장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생선시장이다. 그리고 자갈치시장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자갈치시장이 성공한 첫째 이유는 천혜의 입지다.
바다를 낀 아름다운 경치와 배들이 싱싱한 수산물을 바로 하역할 수 있는 입지여건은 시장이 성장하기에 유리한 조건이 되었다.
여기에 상인들의 자부심 또한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자신들이 취급하는 물건에 대해서만큼은 최고의 전문가라고 하는 자부심, 어디에서 구해오든 1년 365일 싱싱한 수산물을 준비해 고객을 맞이하겠다는 정신이 두 번째 이유다. 자갈치시장의 80%는 살아있는 수산물을 취급한다.
상인들은 자갈치시장의 성공에 대해 “자갈치시장에는 여러 가지 품목을 두루 취급하는 점포가 없고, 전부 단일품목만을 취급한다”며 “상인들이 한 눈 팔지 않고 문어면 문어, 낙지면 낙지, 활어면 활어, 장어면 장어, 어패류면 어패류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자기가 취급하는 품목만큼은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고객들에게 믿음을 준다”고 설명한다.
또한 “정직하고, 친절한 자갈치, 다시 오고 싶은 자갈치시장을 만들어 보자는 상인들의 의식변화도 성장에 한 몫 했다”고 말한다.
자갈치시장이라 하면 과거에는 ‘자갈치어패류처리장’만을 가리켰지만 지금은 영도대교 아래 건어물시장에서 충무동 해안시장까지를 통칭한다. 부산시는 앞으로 ‘자갈치 종합수산관광단지 개발사업’을 통해 명품 테마관광단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2006년 8월에 지하2층, 지상7층의 신축건물이 지어지면서 자갈치시장은 현대식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대지면적 4841.5㎡, 연면적 25910.08㎡의 이 건물에 총 441억원(국비 129억, 시비 54억, 조합 100억, 도시공사 158억)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1층은 수산물을 판매하는 곳이고, 2층의 대부분은 횟집이다. 그리고 3층에 홍보관과 조합사무실이 있다. 7층에는 자갈치역사관이 예정되어 있으며, 7층에서 계단을 올라가면 하늘공원이 나온다.
현대식건물이 들어서고, 2년간 문화관광형사업을 추진한 결과 자갈치시장의 평균 매출은 20~25% 가량 증가했다.

▲12지 해신상으로 자갈치만의 캐릭터상품

자갈치시장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12지 해신상이 있다. 사람의 띠를 나타내는 육지의 12지상과 유사한 바다의 12지신상을 창조한 것이다. 예를 들어 육지의 돼지는 바다의 황복으로, 호랑이는 다금바리로, 용은 해마로, 뱀은 바다장어로 바꾸어 표현하는 식이다. 이 12지 해신상을 가지고 조합은 다른 곳에서는 절대 살 수 없는 자갈치만의 캐릭터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은 상인들의 복지에 사용할 계획이다. 12지 해신상의 조형물은 건물 정면에서 볼 수 있다.

▲상인들을 강제할 수 있는 상인회 자체 규정 필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자갈치시장의 성공요인은 특별한데 있지 않았다. 지역 전통시장들도 다 아는 내용들이었다. 문제는 실천이었다. 전통시장을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는 결국 상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 좋은 물건을 구비하고 싸게 파는 것은 기본이다. 정직하고 상냥하게 고객들을 대하는 것도 기본이다.
부산자갈치시장에서는 이러한 기본을 지키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상인들 스스로 호객행위하지 않기, 바가지요금 안 씌우기, 위생모나 위생앞치마 착용하기, 황색선 지키기 등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를 어기는 점포에 대해서 조합이 강제할 수 있도록 한 자체 규정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부분은 광주지역 전통시장들이 특히 눈여겨 볼만하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