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의 요람 순창군 옥천인재숙

산업화 물결로 인해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1차 산업인 농업이 급속히 퇴락하고 이에 따른 농업인 인구 감소 등이 이어지면서 농촌은 갈수록 도시지역에 대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됐으며, 이로 인해 농촌지역의 교육경쟁력 또한 자연스럽게 떨어졌고 이는 다시 학생유출로 인한 인구유출로 이어져 농촌지역 자치단체의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공공기관이 학원을 설립해 지역 우수인재 육성에 나선 곳이 전북 순창군이다.
순창군의 경우 지난 1965년 10만5,500여명이었던 인구가 2003년에는 3만2,000명으로 감소했고, 1975년 초등학교 32개교 409학급에서 2008년 15개 학교 110학급으로 감소하는 등 취학자녀 급감과 대도시 전학으로 인한 학교 통폐합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순창군에서는 지난 2003년 5월 재단법인 순창군 옥천장학회를 설립하고, 다음 달인 6월에는 전국 최초의 공공기관 설립 인재숙이 문을 열게 된다.
순창군의 경우에도 최근 타 지역의 경우처럼 인재숙 운영 초기 많은 마찰과 진통을 겪었다. 지난 2005년 전교조 전북지부 등 교육시민단체에서 ‘옥천인재숙은 불법’이라며 순창군수를 고발하면서 자치단체와 교육계간 갈등을 빚었다.
옥천인재숙 운영 반대 목소리와는 달리 지난 2007년 11월에는 전북교육운동연합을 비롯한 9개 시민단체에서 옥천인재숙 운영을 지지하는 합동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인재숙 운영 찬성 측과 반대 측 대립이 이어져 지역사회의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옥천인재숙은 설립 5년째인 2008년부터 그 효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 이전까지 감소세가 이어지던 순창군 내 고등학생 수가 2007년 755명에서 2008년에는 772명, 2009년엔 774명, 2010년엔 793명, 2011년엔 812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순창군의 옥천인재숙 담당자는 “순창군 내 전체 인구수는 아직 소폭 감소세지만 옥천인재숙이 제자리를 잡으면서 학생들의 역외유출은 줄고 오히려 인근 학생들을 유입하는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순창군은 이곳 옥천인재숙 운영주체인 (재)순창군옥천장학회를 통해 매년 12억원의 운영 예산을 출연하고 있다.
년간 1회 매년 11월 치러지는 선발시험을 통해 중학교 3학년에서 고 1·2·3학년 각 50명을 선발 총 200명의 학생을 교육하고 있다.
특히 순창군은 당초 인재숙 설립에 따른 문제점으로 논란이 됐던 불합격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위해 각 학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에 년간 4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기적성교육, 놀토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순창군 옥천인재숙의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 수료생 49명 가운데 44명이 2012학년도 4년제 대학에 진학했으며, 이들 가운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등 수도권 상위대학에 고루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순창군 관계자는 “순창군의 옥천 인재숙이 운영된 이후 3년째인 지난 2006년부터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면서 “이로 인해 인근 장수군이나 남원시의 고교생 수가 여전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순창군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좋은 대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설립 당시에는 많은 논란을 불렀지만 지역 인재의 역외유출 방지라는 뚜렷한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성주군의 교육원 설립 추진 현황

고령군과 지리적·교육적 여건이 비슷한 성주군에서도 고령군과 유사한 공기관이 운영하는 학원 설립을 위한 장학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성주군은 기존 성주농고와 성주고를 통합하는 등 명문고 육성에 힘을 기울여왔지만 학생유출과 명문고 육성의 기초가 되는 중학생들의 학력신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0년 7월 민선5기 성주군수에 취임한 김항곤 군수가 지역인재 육성을 통한 학생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공립 교육원 설립 절차에 들어갔다. 성주군은 현재 교육원 운영주체가 될 장학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중이다.
특히 성주군의 경우 지금까지 타 자치단체에서 교육원이나 인재숙 설립을 추진하면서 겪어왔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관련 공청회와 간담회를 여러 차례 거치는 등 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해왔다.
오는 2014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중인 교육원에는 기존 교육원생 외에 선발시험에서 탈락한 교육원 미취학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원 내에서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 등 교육원 운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해나가고 있다.
성주군 관계자는 “이미 교육원이나 인재숙을 운영하고 있는 타 자치단체의 사례를 꼼꼼히 점검해 운영과정에서 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며 “기본적인 골격이 갖춰지는 대로 인근 자치단체 모델 벤치마킹 등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