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각 자치단체마다 지역현안에 대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특히 급속한 산업화의 영향으로 인한 인구유출이 해당 자치단체의 존폐를 위협할 만큼 큰 고민거리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인구유출에는 다양한 원인이 지적되고 있고 이에 따른 다양한 해결방안 또한 제시되고 있다.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고령의 경우에도 예외 없이 도시지역으로의 인구유출이 심각하게 진행되어 왔으며,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구유출의 다양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서 열악한 농촌지역의 교육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과거 상당수가 중학교 졸업 후 인근 대도시로 고학년에 진학하던 것과는 달리 최근 들어서는 초등학교부터 조기에 도시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출산감소세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 속에서 조기 도시유학까지 겹치면서 농촌지역인 관내에서도 어린 아이들이 급속히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조기 유학과 출산률 저하에 따른 어린이들의 감소로 인해 농촌지역 학교의 학생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교육환경도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고령의 경우 중심지인 고령읍과 신시가지가 형성되고 있는 다산지역 초등학교를 제외한 면 지역의 경우 상당수가 복식수업을 받아야하는 어려운 교육환경에 처해 있다. 이로 인해 경북도교육청의 학생 수 60명 이하 학교의 통폐합이라는 올해 방침에 따르면 분교를 포함한 고령 관내 11개 초교 가운데 3곳을 제외한 8개초교가 폐교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
물론 이 같은 도교육청의 방침이 당장 실현되기에는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것이 교육계의 지적이다.
관내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고령의 경우 도 교육청의 방침을 그대로 적용해 초교를 폐교할 경우 앞서 폐교된 초교의 경우처럼 동창회 차원의 반발은 물론 폐교지역 학생들의 교육 등 현실적인 문제점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같이 발생이 예상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고려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도교육청 방침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따르지 않겠느냐”며 학교 통폐합에 대한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농촌학교의 소규모화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지고 있다. 고령중학교의 경우 지난 1947년 11월 개교한 후 17년만인 1964년 3월 고령중학교와 고령여자중학교로 분리되었으나 학생수의 감소 등으로 남녀 중학교가 분리된 지 46년만인 지난 2010년 양 중학교가 통합해 개교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의 조기유학 바람도 한몫
 
이 같은 학생 유출현상 원인에는 실제 처해 있는 지역교육의 현실에 대한 학부모들의 지나친 비관적 태도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 또한 적지 않다. 이는 지금처럼 조기유학을 하지 않고도 도시지역 학생들에 비해 경쟁력이 뒤지지 않았던 과거와 비교해 보아도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관내 한 학부모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조기에 도시로 유학시키는 것도 일종의 도미노 현상처럼 번지는 것 같다”면서 “실제 주위를 보면 조기에 도시로 전학을 떠난 아이들이 성공하는 사례가 기대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를 보면 반드시 조기 도시유학이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으므로 학부모들의 신중한 판단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학부모들의 조기유학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나 자녀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으로 인해 조기유학이 마치 훌륭한 자녀를 만드는 특효약인 것처럼 생각하는 풍조를 낳고 있는 것이다.
지역교육의 현실 가운데서는 이 같은 학생유출로 인한 인구감소를 방지하려는 자치단체와 기존 교육당국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함에 따른 갈등요소도 하나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실제 고령의 경우 공립 학원성격의 대가야교육원 설립 추진 당시 일부 학교 관계자들과 자치단체가 갈등을 빚은 것 등이 좋은 실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농촌지역의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치단체는 물론 교육계와 학부모, 주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