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쓰는 말이 다 소중하다는 것이야말로 불문가지다.  
하지만 순진무구함의 철부지 아이의 말과, 책임이 따르는 어른이 하는 말과는 다르다. 적어도 어른의 험구만은 구분해야 한다는 말이다.
흔히 ‘구변 좋은 사람’을 인용할 때는 중국 전국시대의 소진·장의(蘇秦·張儀)를 일컫는가 하면, ‘말속에 말 있다’를 인용할 때는 이른바 언중유골이라는 경구가 숨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 모두가 ‘말’의 광대한 영역이다.
그런데 ‘입이 재앙을 부르는 문[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이라 해 이 격언 한번 잘못 써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일이 있었다. 
학원 ‘인강(인기 강사)’이 강의에서 민족대표 33인 중의 손병희 대표가 파고다공원에서 독립선언문 배포를 앞두고 룸살롱(태화관)에서 낮술 마셨다고 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퇴장,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지금 이 나라 극소수 함량 미달의 의원은 여염(閭閻)에서도 안 쓰는 막말을 마구 흘려 역겹다. 문제는 그가 쓰는 일상어도 그런 습관인지 알고 싶다.
피의자 신분인 송영길이 분을 토했다. 300만 원 돈 봉투 돌린 게 무슨 큰 죄냐며 검찰을 향해 ‘생지X’에다, 50세 장관(한동훈)을 ‘어린놈’, ‘건방진 놈’이라며 시정잡배나 하는 말의 막말로, 벌겋게 달아오른 불같은 흥분을 터뜨렸다. 
재판받으면 될 사안에 얼마나 분하고 억울했으면 그랬을까…? 정의의 표상(자칭)이라 할 만큼의 강골의 정치인이 왜 의분(義憤)(?)에 치를 떠는지 모르겠다. 
더 가관인 것은 이런 송영길을 구명운동에 나선 신부(神父·함세웅)는 ‘말이 인격이다’나 아는지 차마 말로는 못 하고 주먹으로 남자 ‘방ㅇㅜㄹ’을 표했으니, 신부라는 숭엄한 직역(職域)에 이런 오욕을 스스로 터뜨렸다. 돌아보니 그에게만 있는 오욕은 아니었다. 
한참 전 대통령(윤석열)이 탄 비행기에서 추락사 하라는 저주의 폭언을 쏟아낸 신부도 있었기 때문이다. 
형수에게 쌍욕을 한 이재명이나 최강욱이 김건희를 ‘설치는 암컷’이라 한 것도 이 한 묶음에 넣어야겠다. 
또 ‘쌍특검’을 거부한 대통령을 보고 ‘국민 앞에 무릎 꿇을 날’이 올 것이라고 소리 친 야당 원내대표(홍익표)가 있는가 하면, 또 다른 ‘따리’들은 ‘총알이 있으면 쏘고 싶다’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는 국회 상임위 질의에서 제발 ‘존경하는 ㅇㅇ 의원님…!의 레토릭은 쓰지 말라고 엄중 항의(?)한다. 
‘…암컷’을 공공연히 흘리는 자를 무슨 존경이라니 이런 코미디가 또 어디 있니. 북한 김정은의 딸(김주애)인 줄로나 아는 모양이다. 이 나라 정치인 수준이 그 정도인가? 
이재명의 흉기 피습사건을 두고도 또 유시민이 가만 있지 않았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려고 ‘조리돌림’을 가하고 있는 중에 피습까지 당했지만 무사함을 일러 ‘불사조’라고, 그의 특기인 요설(饒舌)을 꾸며댔다. 피습 사태에 침묵하는 줄 알았더니 역시 ‘유시민처럼’이었다. 
이재명이 어제는 또 “선대들인 ‘우리 북한의 김정일과 김일성 주석의 노력들(남북관계?)이’ 폄훼되지 않도록…”을 흘렸다. 
‘우리…’를 비난했더니 평소 ‘말투’가 그렇다고 따리들이 비호했다. 여당 대표가 그랬으면 아마도 ‘툭! 하면 나오는 특검…’이 나올 사건(?)이었다.  
지난 1월 8일자 본지에 난 “성장과 성숙”이라는 중후한 제하(題下)로 손원 수필가의 기고문을 보았다. 
‘성장’은 생리적 커짐일 것이고, ‘성숙’은 성장이 발전해 인격이 무르익는 시기를 이름일 것이라 했다. 
여기 감히 내 소견을 첨언하자면, 오늘의 일부 정치인들은 ‘생체적 성숙’은 됐지만 천박한 막말을 예사로 하니 인성은 ‘미숙아 성인’이었다고 하면 어떨까요? 이 표현이 무례라면 해량하시기 바랍니다.
 또 손 수필가는 오늘의 이 사회, 특히 정치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온갖 궤변과 조작, 거짓말, 부정부패로 국민을 선전·선동(마타도어)하는 모리배 같은 정치꾼들이 나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정곡(正鵠)을 찔렀으니 혼탁한 오늘의 정치판을 향한 울림이 컸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판이 187가지 특권 누리려는  온통 ‘출세지향(의원 배지 달기)’이 지상(至上) 과제이다. 하지만 여야 적격 심사 배경을 보니 이게 바로 아수라장이다. 
현직 검사가 사표 수리도 되기 전 북 콘서트 등으로 홍보를 하고 있으며, 갖가지 비리로 1심 유죄판결까지 받은 자도 출마한다고 하고 있으니 이 나라 법치의 종착은 어디일까. 
얼마나 궁지에 몰렸으면 대법원 최종심까지를 ‘무죄 추정 원칙’을 적용한다니 위인설법(爲人設法)의 오남용이 아닌가?
야당 공관위장(임혁백)이 성범죄, 음주 운전 등 ‘5대 혐오 범죄’를 컷오프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이재명은 이 기준에 무관한가가 의문이다. 
아마도 ‘제1당 당대표’는 ‘예외’를 삽입할 것도 같고, 아니면 이른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몰두할 게 아닌가 한다.
당 로고도 바꾸는 ‘이재명의 민주당’이니 그 위세를 한껏 휘두를 것이 자명하다.
다음 총선 아수라는 언제 끝날까.
 여당은 사천(私薦)으로, 야당은 당대표의 ‘덕지덕지 사법 리스크’의 엄호를 예고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건 “말이 곧 사람이고 인격”이니 죽기 살기 ‘배지 쟁취’는 하더라도 ‘암ㅋㅓㅅ’은 제발 쓰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