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낳은 문학가이자 철학자인 괴테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마지막 단추는 끼울 구멍이 없어진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매사에 처음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인생에서 첫 단추, 첫걸음은 순탄하고 성공적인 인생행로에 영향을 미친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듯이 누구에게나 삶의 첫걸음이 있다. 걸어 다니기 시작할 때의 첫걸음이 있는가 하면, 인생행로에는 갖가지 첫걸음이 있다. 
여기서는 후자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통칭해 "인생 첫걸음"이라지만, 다양한 분야의 첫걸음이 있다. 
배움의 첫걸음, 직장 생활의 첫걸음, 운동의 첫걸음, 문학의 첫걸음…. 셀 수 없을 정도다.
어떤 일에 첫걸음을 내딛는 것은 신중하다 못해 두렵기도 하다. 
미지의 세계와 마주하는 것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어다니는 아이가 때가 되면 첫걸음을 내딛는 것처럼, 첫걸음은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첫걸음은 미래의 지평을 넓혀 주며, 새로운 삶의 빛을 발견하고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러한 기쁨은 하늘을 나는 기쁨과 같고 일출처럼 아름답다. 하루의 시작인 일출이 아름답듯 첫걸음도 아름다워야 한다. 
바다의 일출, 지평선의 일출, 산꼭대기 일출이 있듯이 다양한 첫걸음으로 문이 열리고 거침없이 전진해 삶을 완성해 간다. 누구나 항상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이룰 것인가를 생각한다. 그것이 결정되면 발을 들여놓게 되고 성과를 내려고 노력한다. 첫발을 내딛기 전에 많은 준비를 해야만 앞으로 무난히 나아갈 수 있다. 시작할 때 지향하는 방향을 결정하고, 적절한 계획과 준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첫발을 내디딜 때의 마음가짐도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목표와 비전을 분명히 정하고, 긍정적인 태도와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첫발을 내디뎌 어떤 일은 마무리가 되었고, 어떤 일은 진행 중일 수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모든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우리의 피와 살이 된 모든 일은 사는 동안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면 순조롭게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바람에 낭패를 겪기도 한다. 
출발할 때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지만 불투명한 미래의 첫 단추 끼우기가 쉽지 않다. 결혼식을 시작으로 긴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는 소망이 담긴 결혼식이다. 
예식장에서의 성혼 선언이 첫 단추에 해당되고, 단상 앞에서의 행진이 결혼생활의 첫걸음으로 간주해 보자. 
수많은 하객들 앞에서 힘찬 출발을 공표한 셈이다. 
청춘 남녀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결혼생활을 하겠노라고 선언한다. 살다 보면 많은 난관이 있게 마련이다. 때로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생각도 들 때가 있지만 되돌릴 수 없다. 
어쩔 수없이 사랑과 책임감으로 결혼생활을 이어가지만, 파경을 맞는 경우도 있다. 어떠한 어려움에 직면해도 마음먹기에 달렸고 숙명으로 받아들이면 다소 잘못 꿰어진 단추일지라도 이해와 사랑으로 극복할 수가 있다.
선거 때면 여야 간 소통하고 협조해 국민을 잘 모시겠다고 한목소리를 내지만 막상 국회가 열리면 초심은 간곳없고 정쟁만 일삼는다. 
정치에서 여야가 첫 단추는 맞춰 꿴 듯하지만, 정치의 속성상 그렇지 않다. 
당의 정강과 구성원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그들이 평행선을 그리며 서로를 비판만 하는 것으로 보인다. 흑백논리 보다 조화를 이뤄 국력을 모아 민생을 챙기면 좋겠다. 
결혼한 부부도 첫 단추, 첫 출발의 잘잘못에 연연하지 않고 무난한 가정을 꾸려가듯이 정치도 그런 모습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가정생활의 첫 단추는 집 장만이라는 견해도 있다. 
집은 생활 안정과 사회 발전에 파급효과가 큰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가 안고 있는 과제로 저출산, 양극화의 문제 역시 집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에 대한 부담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회피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마저도 회피하다 보니 저출산으로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기에 이르렀다. 
신혼부부나 다자녀 가정의 집 마련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 배려가 나오고 있다. 수십 년간 직장 생활을 해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내 집 마련이란 첫 단추가 쉽게 채워진다면 저출산 해결에 도움이 됨은 분명하다. 
올해는 국회의원 총선이 있는 해이다. 수많은 정책이 난무하겠지만 가정을 이루는 첫 단추인 신혼 주택문제 해결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살다 보면 어떤 일의 첫 출발, 첫 단추를 끼워야 할 때가 있다. 그 일에 도전해야만 과실을 거둘 수 있음은 물론이다. 도전하더라도 원하는 성과가 없다면 다시 도전하는 것이 인생이다. 
세월은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다. 기회는 늘 오는 것이 아닌 만큼 놓치면 후회하기 마련이다. 필요하면 첫 단추를 끼우는 일에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한 번 사는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