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단식으로 수액 마신다고 했을 때 나는 먼저 내가 암 수술할 때 맞은 영양주사(링거)를 생각했다. 물론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중환자들의 수술 시에는 모두 수액(영양주사)을 맞는 것이 일반적임은 상식이다. 
그런데 이재명의 그 수액은 탄수화물, 지방, 전해질 등과 비타민까지 7가지가 들어 있는 ‘혈관 뷔페(TPN)’라고, 한 내과 전문의가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재명이 이를 보고 ‘24일 간의 쇼’가 머쓱해져 단식을 중단한 게 아닌가 하는 비판도 덧붙였다. 대장동 등의 첫 공판이 열린 날이었다. 건강 문제로 계속 재판 받을 수 없다고 해 한 시간여 만에 끝난 이후 ‘접촉 금지’인 심복인 정지상을 안아보고 싶다고 해 허락했다. 이를 본 법조계는 공동정범 관계인 두 사람을 포옹까지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보통사람이면 재판 시간도, 포옹도 허해줄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도 했다. 그래서 나는 구속적부심 판사(유창훈)나, 두 피고인끼리 포옹까지 하게 한 판사를 일러 ‘그 판사에 그 판사’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본 한 칼럼니스트는 ‘가식적 인간미의 포장…’이라고 직격했다. 정말이지 앞으로의 긴긴 재판을 예단케 하는 ‘스모킹 건’이나 안 됐으면 좋겠다. 건전한 상식 소유자는 ‘구속’이 마땅하다 했지만, 당사자는 얼마나 급박했던지 제발 구속은 말고 살려 달라는 읍소(泣訴)를 했으며 이에 판사가 덜컥 기망(欺罔)을 당하고 말았다. 그 해박한 법 지식과 평소 당당한 기개의 소유자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줄이나 아는지 판사 법복을 부여잡고 눈물(?)로 호소를 했을까. ‘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실증이었을까, 아니면 법관 ‘성향’의 문제일까? 그런데 오늘 대법원 앞을 보니 ‘유창훈 근조화’가 정글(200여개)을 이뤘더라! 여권은 근조화로, 야권은 검사 명단 공개로 대응했다. 이럴 때야말로 국민 판단이 먼저다.
제대로 본 가식적 인간미였다. 이재명의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허상이었다. ‘가식적’이 어디 한둘일까만 딱 한마디로 축약하면 ‘2중인격자’다. 오늘의 ‘이재명’이 되기까지의 행로를 모두 적시할 수 없음이 유감일 정도이다. 다만, 내 대여섯 번이나 적시했지만 대표적인 것이 ‘김문기 모른다’와, ‘국토부 협박…’이었다. 게다가 묻는 기자보다 먼저 ‘모른다’로 끝내기가 다반사였다. 얼마나 대비했으면 기자가 무색할 지경이었을까. 하다하다 ‘안면인식 장애’라는 요설까지 끌어댔다. 자기 때문에 죽은 김문기를 모른다니, 기가 막혀 ‘인두겁…’을 소환(召喚)할 수밖에 없다. 그 변호사는, ‘김문기 안다는 것 증명하라’고까지 했으니 내 짧은 식견으로도 이런 변설(辯舌) ‘비노사’는 처음이었다. 그에게 양심과 양식(良識)이 뭔지를 묻고 싶다. 24일간의 단식 끝에 국회 본회의장을 찾았을 때의 그 함박웃음과, 재판 시간까지 좌지우지하는 그를 보니 이 나라 어쩌다 이리 됐는지 암담하다.  첫 재판이 끝나고 당대표실을 갔을 때 지지자들은 물론 의원들이 줄을 섰다. 겉으론 건강 위로였지만 속은 편향 검찰과 무능 윤석열 정부와의 투쟁을 격려하는 차원으로 보였다. 하지만 실제는 각자 도생의 ‘인증 셧’이었다. 누가 봐도 내년 총선 대비 퍼포먼스, 전대미문의 활극이었다. 
나라 일(?)에 죽기 살기로 단식했다가 다시 활동하는 당대표를 환영하느라 찍는 사진인데, 왜 이걸 비난하는 몰인정이 어디 있느냐며 분을 토하는 의원이 있었다. 그래놓곤 난 이제 ‘셧’ 안 찍어도 ‘따논당상(공천)이니 안심하겠다’의 호기를 부리는 듯했다. 이재명의 ‘고난의 단식’이 무슨 운동권의 ‘정의의 구국운동’이라도 되는지, 그 ‘따논당상’에게 반문하고자 한다.  
알고 싶은 게 또 있다. 이재명의 평소의 심상(心狀)이다. 직설하자면 ‘용의 꿈’을 못 버리는 뇌구조 말이다. 겉으로는 국정감사 때문에 법원 출석도 않는다지만 정작 국감장엔 나타나지도 않았으니, 속은 어떻게 하면 판사와 싸워갈 방사포를 구축할까의 고뇌임이 분명했다. 그 현란한 권모술수와 ‘거짓말 연출’도 한계가 있을 지니 그 뇌도 복잡할 것이다. 그 능변 달변 궤변과 때때로의 변용(變容)에 대응할 현명한 판사는 어디 있을 것인가. 제발 ‘솔로몬의 지혜’가 나오길 갈망한다. 이 나라 법치를 바로 세워줬으면…. 누구나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있듯 정당 가입은 물론 여야 불문 지지도 민주시민의 소명이요 역량이며 그게 바로 인격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리분별력’은 없이 무조건 따르고 있음이니 그게 문제가 아닌가 한다. 지금까지 그들의 행태를 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이른바 ‘개딸’들이라는 말이다. 정당·정치인을 지지할 땐 나름으로 판단이 서야 함이 일반론이다. 하지만 이재명 지지자는 좀 심하게 말하면 ‘외눈박이’인 듯하고 정치인들은 ‘자기 정치’를 위해선 시비선악 분별이 먼저인데, 이를 찾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였다.
 개딸들에게도 그런 판단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일곱 가지도 넘는 피의사실로 재판을 받는 자를 그렇게 열렬 지지자가 될 수 있느냔 말이다. 격 떨어지는 말로 정치인에겐 ‘생살여탈권’ 가진 자에게 따리를 붙는 게 당연지사라고 반격할 것도 같지만, 이런 행태는 결코 나라와 사회를 위한 일이 아닐 테니 이런 야당의 실상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부패가 만연한 사회를 두고 마이클 센델의 ‘정의가 무엇인가’가 회자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정의를 정의(定義)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마침 지금 ‘위대한 성취’의 노벨상 시즌인데 이에 맞춰 떠오르는 게 있다. 수상자가 선정돼도 여러 이유로 시상식에 불참케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형 사진을 걸어 놓고 시상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사진이 3분 동안 기립박수까지 받았으니 정의의 존재는 무엇이며 어디일까? 
  바로 2010년 중국 인권·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류사오보가 떠오른다. 문제는 세계인이 희망하는 ‘노벨상을 주겠다’와, 왜 이의 시상식에 가려는 ‘출국조차도 못 하게 하나’가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경계이다. 이럴 땐 어느 쪽을 정의(正義)라 해야 하며 그 판단을 누가 내릴 것인가. 전상인 서울대 교수는 문재인의 ‘평화’와 조국의 ‘정의’는 사전상의 뜻에 반한다고 강하게 칼럼에 썼으니, 정의의 정의(定義)는 예수? 아니면 석가가 내려야 할까? 궁색한 답변은 ‘정의의 사도’라는 어의(語義)가 가련하다일 뿐이다. 
  이 난제를 우리 정치 상황에 비유해야겠다. 여당은 구청장 선거에 참패하고 당내 내홍에 휘말리더니 ‘안·이’와의 ‘내부 분란’은 어딜 봐도 깜냥 미달이었다. 지금 그럴 상황인가. 또 ‘거야’가 되면 그 횡포를 어찌 이겨내려 하나. 그렇다고 내가 여당 지지가 아니라 최소한 여대야소의 ‘황금분활’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거야는 이제 그만···, 지긋지긋하니까. 
뿐만이 아닌 야당에게도 비판을 좀 해야겠다. 구속은 면했지만 피고인이 됐으며 지금도 피의사실 하나도 인정하지 않는 데다 극성 지지자들은 오로지 ‘극렬’의 엄호가 ‘노벨상 다툼’과 유사하다는, 내 나름의 판단이다.
또 인류의 소망인 역시 ‘정의’는 무엇인가를 전쟁에 비유해야겠다. 지금 세계인이 다 겪고 있는 우크라·러 전쟁이나 이·팔 전쟁도, 그 어느 쪽이 정의인지를 가릴 수 없는 전쟁이니, ‘노벨상 다툼’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래서 다시 정의를 소환한다는 말이다. 이재명 따리들도 이에 자유로울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나마도 다행인 것은 야당의 아주 극소수, 이른바 대해일적(大海一滴-바다의 물 한 방울)의 의원들만 ‘수박 박살’을 각오하고 바른 소리(정의 실천)를 할 뿐, 모두가 순양(馴養)이었다는 말이다. 따리들이 애처롭다(?)고 하면 내가 박애주의자라도 되는 건가···? 
우리 정치인들도 나름의 ‘자기 정치길’이 있지만 이를 좌지우지하는 지도자(당대표)의 신임이 먼저이니 개인 소신을 펴기도 어려운 게 우리 정치 생태계의 현주소다. 이런 토양에서 소신은커녕 ‘자기소리’ 제대로 한 번도 낼 수 없음이 안타깝다. 게다가 ‘옥중공천도 불사’라는 형국이니, 저급한 표현으로 분골쇄신하는 ‘따리들의 전성시대’가 올 수밖에 없다. 
이를 보다 못한 세계 100대기업에 드는 삼성그룹 회장(이건희)이 일침을 놨다. ‘기업은 2류, 정치는 4류’라고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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