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을 하면 병실을 사용하게 된다. 병실은 환자의 치료 공간이자 거주 공간이다. 
중환자실은 산소 공급기 등의 의료기기가 설치돼 있지만 일반병실은 환자의 거주 공간일 뿐이다. 비품으로는 환자용 침대와 간단한 사물함 정도다. 그렇다고 보면 여관급 숙박시설 임에도 단독실의 경우 호텔급 사용료를 받고 있어 불만이 많다. 
병실 부담 때문에 다인실을 이용해도 여관비 정도를 부담하기에 볼멘소리를 내지만 개선될 기미는 없다. 
몸 아파 입원하는 환자의 절박함을 이용해 폭리를 취한다는 견해도 있다. 어쩌다 입원하기에 지나고 나면 잊고 말지만 누군가는 계속 이용하고 있고 언젠가는 다시 이용할 수도 있어 마음이 무겁다. 물론 이용에 따른 만족할 만한 편익을 제공 받는다면 불만을 갖지 않겠지만 몸 아픈 사람이 호구가 되는 기분이 들어 불만을 갖는 것이다. 
입원환자의 여건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있으면 좋겠다. 얼마 전 손자 녀석에게 고열이 있어 아동병원에 입원했을 때다. 열감기가 한창 유형하던 때라 병실 부족으로 하루쯤 기다려야 된다고 했다. 혹시라도 병실이 나면 알려달라며 부탁을 했다. 
30분 정도 지나 병원을 나서려는 순간 연락이 왔다. 5인실 병실이 났다고 했다. 호흡기 질환인 만큼 다인실이 꺼려졌지만 고열인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입원을 했다. 
네댓 평 남짓한 병실에 다섯 개의 침대가 빼곡히 있었고 거기다 각자의 사물함까지 있어 이내 답답함을 느꼈다. 빈 공간은 통행만 할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해 불편했다. 
이 정도라면 가만히 누워있는 환자는 괜찮겠지만,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실에는 3세부터 6세 아동 다섯 명과 보호자 다섯 명 등 10명이 침대에 앉아만 있어야 했다. 고열에 기침까지 심한 아이들이 비좁은 공간에 묶여 답답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손자는 고열에다 낯선 환경에 주눅이 든 듯 축 처져 무척 안쓰러웠다. 간호사가 와서 링거 폴대에 수액을 걸고 주사기를 팔에다 꽂았다. 
얼마쯤 지나자 아이가 답답하기래 링거 폴대를 끌고 휴게실로 갔다. 그 곳은 다소 넓지 해 숨통이 트였다.
 두 시간 즘 그 곳에서 동화책을 보며 애를 달래다 병실로 돌아왔다. 식사를 하는 것도 힘들었다. 환자용 침대에 아이를 앉히고 보호자가 곁에 걸터앉아 수저로 떠먹이기가 부자연스러웠다. 
갑자기 변한 열악한 환경 탓인지 잘 먹지도 않았다. 한창 설치는 애를 억지로 병상에 앉혀 놓으니 칭얼거려 다독여야 했다. 오후 한때를 이렇게 보내고 저녁쯤에 제 엄마가 와서 병실을 빠져나왔다.열악한 병실을 벗어나니 딴 세상 같았다. 하지만 손자를 남겨두고 나오니 마음이 무거웠다. 며느리는 직장에 며칠 연가를 내고 왔다. 앞서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며느리는 애기가 병실 생활에 힘들어할 거라고 했다. 입원을 취소하고 통원진료를 받고 싶어 했다. 
그래서 주치의와 상의를 하고 왔다. 하룻밤만 입원하고 경과를 보고 퇴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그날 밤을 보냈다. 꼬박 하루를 보내고 이튿날 오후에 퇴원을 했다.
 이번 감기는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고열이 며칠간 지속돼 적어도 4~5일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재택간호를 택했던 것이다. 
일단은 며느리가 결정을 잘한 것 같았다. 병원이 집과 가까워 통원진료도 괜찮을 것 같았다. 
평소 우리 부부는 손자 둘을 돌보고 있다. 큰 애는 며칠 전부터 기침과 미열이 있어 동네 소아청소년과를 다녔는데 차도가 없었고, 지난밤에는 고열이 지속돼 해열제를 세 번이나 먹였는데도 열이 내리지 않아 부득이 아동병원을 찾았던 것이다. 
애가 병실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염려를 하며 하룻밤을 보냈다. 
다행히도 우선은 열이 내리고 간밤에 잘 잤다면서 퇴원해 집에 와 있다고 했다.닭장 같은 공간을 벗어 나 집에서 간호하게 돼 무척 다행스러웠다. 누구나 병실 생활은 힘들겠지만 특히 아이들 병실은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몸 아파 칭얼대는 아이에게 닭장 같이 비좁은 다인용실 입원은 아동복지와는 거리가 멀다. 물론 1~2인실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비싼 병실료가 부담돼 서민은 다인용 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어린이 병실만큼은 누구나 저렴하게 1~2인실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에게 까지 빈부의 차이를 둬서는 안 된다. 그리고 병실 환경도 어린이에게 맞게 획기적으로 개선하면 좋겠다. 몇 종류의 놀이기구도 있으면 한다. 
그렇게 하자면 비용이 문제가 되고 의료수가도 높아짐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고 제도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 
요즘은 거의 모든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를 거친다. 이런 곳에서의 집단생활로 감기, 독감 등 전염병에 쉽게 노출돼 입원 어린이 수도 늘어나기 마련이다.꿈나무들의 복지와 투자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때와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마음껏 뛰놀며 자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꿈나무들에 대한 안전과 복지가 우선이다. 학교 등 어린이 시설 주변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설정돼 자동차의 속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 아동 청소년 수당도 지급되고 있어 다행이다. 나아가 아픈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최소한의 배려는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