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냈다. 
10 여년간의 노력 끝에 지산동 고분군이 드디어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경주 역사 유적지구, 고창 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조선 왕릉,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 백제역사유적지구, 한국의 산지승원, 한국의 서원 그리고 국내에서는 16번째로 가야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가야고분군은 고령 지산동 고분군,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 7개 고분군을 묶어 연속유산으로 등재됐다. 
광역지자체간 경계를 뛰어넘은 연속유산인 경우에는 상시적인 통합보존관리체계를 위해 세계유산센터를 설립해 관리하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유산센터 유치를 위해 7개의 지자체간 치열한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홍와 이두훈 선생 가문에서 보관한 국채보상기록물 ‘한몫’ 

우리 고령은 고분군 정비를 완료하고 2011년부터 세계유산등재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타 시군의 뒤늦은 참여로 인해 지산동 고분군이 세계유산등재에 이르기까지 다소 지연된 부분이 없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유산센터 유치 마저 다른 시군에 뺏긴다면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1997), 조선왕조실록(1997), 직지심체요절(2001), 승정원일기(2001), 해인사대장경판 및 제경판(2007), 조선왕조 의궤(2007), 동의보감(2009), 일성록(2011),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2011), 난중일기(2013), 새마을운동기록물(2013),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2015), 한국의 유교책판(2015),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 - 17세기~19세기 한일 간 평화구축과 문화교류의 역사(2017),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2017), 국채보상운동 기록물(2017) 등이 있다. 
가장 최근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2015년 5월 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7월~9월 두 달간 국립대구박물관 주최 ‘애국의 길 국채보상운동’ 특별전을 개최했다. 
같은 해 8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였으며 11월 문화재청 국내심사를 통과하고 2017년 10월 3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 최종심의를 통과했다. 

11월 7일 안동 국학진흥원에서 학술대회가 열려

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불과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2013년 홍와 이두훈 선생 가문에서 보관하고 있던 국채보상운동 관련 문서들이 세상에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채보상운동에 관한 연구들은  대한매일신보, 황성신문에 게재 된 당시 신문기사와 일제 공문서 등 2차 자료에 근거해 이뤄졌다. 국채보상운동 당시 생산된 자료는 대부분이 망실된 상태이며 개인이 소장한 1차 자료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나, 2013년 홍와 고택에서 나온 문서들은 국채보상운동 전후의 사정과 의연금 내역, 국채보상운동이 쇠퇴 후 모금한 기금에 대한 사용 논의 등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는 기록들이었다. 이러한 중요한 문서 덕분에 국채보상기록물은 짧은 기간 내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다.
오는 11월 7일 안동 국학진흥원에서 홍와 이두훈 선생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학술대회가 열린다. 2017년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고 난 후 고령군이 주최하는 첫 학술대회인 셈이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제라도 첫 발을 뗄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이남철 군수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이제 우리 고령은 세계문화유산과 세계기록유산 두 가지를 보유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유네스코가 인정한 도시가 됐다. 이는 다른 시군이 아닌 고령에 세계유산센터가 들어서야만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지난 10여년 간의 수고가 좋은 결실을 맺도록 민관이 다시 한번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2023년 9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