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무궁화 인공위성을 비롯한 수 많은 위성들이 지구를 맴 돌며 전파를 무수히 보내고 받으면서 우리 생활상에  큰 보탬을 주고 있다.  대중 정보나 개인소식을  수초(數秒) 아니 그 보다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전달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해도 크게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과거에는 ‘農者之 大本’이라 하여 땅이 재산 보존의 으뜸 수단이었지만, 농축되고 이동이 용이한 화폐나 금이라는 물질이 상당히 긴 세월을 재산 축척이나 전달의 매개체로서 이용하여 왔었다고 생각되어진다. 하지만 지금은 고품질의 생활 방식과 인간존엄성의 최상급의 요구를 하는 시대이고 보니 화폐나 광물질로서는 효율의 극대화를 얻을 수 없을 때가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화폐나 광물질로 이용가치가 충분히 있는 사람이 거의 대다수 사람들이고 그들이 진정으로 우리 시대의 참 주인임을 알고 있고, 이런 맥락의 정신을 망각하고 하는 말이 아니라 3차산업 사회를 벗어난 우리시대의 조류가 4차, 5차 산업을 영위한다는  정신에서 그 만큼  새로운 에너지(energy)를 창출하는 고도의 기술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다.
筆者가 어릴 때에는 도로를  신작로(新作路)라 하여 엣날 도보하던 길과  차가 다니는 새로 생긴 길을 구분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교통의 발달로 도로명도 ‘몇번도로’ 하는식으로 해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가 말이다.
조금 식상한  이야기 일지 모르지만 TV만 보아도,  반닫이 장롱처럼 생긴 상자의 보호를 받으면서 하루에 몇 시간만 역할을 하고도 귀한 대접을 받던 시절은 가고, 이제는 언제라도 또 시청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수십개도 넘는 방송 중에서 골라보고 때론 동참하기도 하는 시절이니 서두의 筆者의 거론(擧論)을 보충 설명한다면 독자님들은 다소 이해가 빠르리라 본다.
국영 방송에서 추운 겨울에는  없다가  더운 여름이 오면 나오는 ‘약방의 감초’ 이상의 TV  PROGRAM이 ‘전설의 고향(故鄕)’ 이었을 것이다.  지금이야 수 십 년 전에 지나간 영화도  찾아 볼 수 있지만, 필자가 젊은 시절은 선풍기 앞에서 일주일에 한번하는 전설의 고향을 보는 재미는 엄청났었다. 내용도  설화나 전래민담(民譚)이라 거반 추측이 가능하였지만 남녀노소 공히 시청(視聽)에 동참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용은 아름다운 모범된 것도 있었지만 한(恨)이 어렸거나 신분격차를 극복하지 못하여 이루지 못한 사랑이야기거나 효도담, 충성된 종복들의 귀감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산짐승으로 여우나 호랑이가 등장하면서 국영방송의 한계점인 권선징악(勸善懲惡)의 교훈적인 내용이지만 그 순간은 더위도 잊을 수 있었다.
역사는 밤에 이뤄지는가? 많은 이야기들이 밤에 연출되고  밤이 깊어지면 어김없이 비가 오거나 안개가 짙어지며 바람소리조차 음산해지면서 요즘은 동물원에 가서도 보기 힘 드는 여우가 효과음을 내고 아이러니하게 달조차 구름에 살짝 숨어버리면  바야흐로 놀랄 준비가 되어가게 되는데 극작가나 연출가의 생각을 잘 읽어낸  배우가 한 움직임을 카메라 감독이 확 잡아당기면  모두가 “우와!”하고 고함치면서 더위를 잊곤 했다.
이때 마을 촌장격인 상노인께서 ‘어허 저놈 저노옴바라’ 하시면서 어른 체면에 깜짝 놀랄 수는 없으니 애궂은 놋재떨이라도 탕탕치면 순간 모두 즐거운 마음이 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리워진다.  
筆者의 고향이 댐 건설로 수몰되기 전에, 도(慶南) 주관으로 각지의 건축물이나 구조물은 이전하여 재 설치하여 보존하고 있고  민요나 민담을 녹음하고 연구하여 정리하여 놓은 책자(陜川댐水沒誌 1988년도발간)가 있지만, 筆者는 게으른 습관과 들어줄 어린 친구가 없으니 부끄럽게도 우리 고을 것 몇 개만 읽고는 덮어둔 것이 생각나서 다시 읽어보고 감흥이 새로워 즐거웠다.
이러한 전설들이 이곳 고령에도 얼마나 많을까? 황금과 철의나라 대가야국의 전설, 이군불충의 충신 미숭장군의 전설, 달구벌의 가장자리였으며 낙동강을 무대로 한 무궁무진한 아름다운 전설들이 얼마나 많을까? 아닐거야 이미 고령의 많은 선각자들께서 어린 손주들에게  이야기 해 주고 있으시겠지? 진정으로 그럴까? 
筆者는 세계가 한 공동의 생활권으로  압축되어 가면서  빠르고 세심한 고도의 기술이 최상의 재화 가치를 창출한다고 하는 현 시절에 살지만 그래도 몇 분이라도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느긋함을 미덕으로 알고 만담이나 하면서 살아있는 고향의 전설이 될 어른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옛날의 만담은 상당히 빠른 말투로 많은 분량의 말을 하여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들어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요즘의 개그(GAG)는  말 뿐만 아니라 행동과 소품을 동원한 무대의 입체적인 전달매개체에 의존하고 있는 듯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역시 민담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모두가 ‘고향의 전설(傳說)’ 이야기 몇 개씩 주워 모아 두었다가  마침 방학이라 오는 차기 주자(走者)들에게 들려주면 어떻까? 에어컨을 틀면 시원한 줄이야 알지만 수박 한쪽을 달랑 들고 마을 앞 다리밑이라도 가서 흘러가는 강에서 귀신이 나올거라고 아니 나왔었다고 입에 침 정도는 립스틱 바르듯 바르면서 고향을 심어 주면 좋을텐데….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