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출산 정책 무색, 지원 절실

고령군의 ‘아이 더 낳기 운동’을 비롯해 ‘출산장려금 제도’ 등 저 출산 관련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관내 영유아 및 소아를 위한 의료진이 없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역 소아과가 유일했던 고령영생병원이 지난 2월말로 소아청소년과를 폐지하고 정형외과 등의 수술 관련 인력을 보강하는 체제개편에 들어갔다.
따라서 환절기를 맞아 고령관내 영유아 부모들은 아이들의 질환이나 예방접종이 필요하지만 관내에 소아과가 없어 인근 도시로 나가야 하는 시간과 경제적 부담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한 영유아검진 등을 지역에서는 할 수 없어 외지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고령읍의 김 모(34)씨는 ‘아이가 열이나 병원을 찾았으나 소아과 의사가 없어 당황스러웠다’면서 ‘고령군이 지역 어린이환자를 위한 의료개선에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이 모(33)씨는 ‘농촌인구 늘리기의 일환으로 신생아출산장려금지원도 중요하지만 부모들 입장에서는 의료환경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며 갑자기 어린 아이가 아플 때는 소아과의사가 있는 대구까지 나가야 하는데 시간적.경제적 부담은 물론 정신없이 약 1시간 가까이 거리를 승용차로 달리다 보면 사고위험까지 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실제 국가적으로도 저출산으로 인해 대도시 또한 소아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인근 합천군과 성주군 등지에서는 오래전부터 소아과가 없었지만, 고령은 고령영생병원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동안 소아과를 유지해 왔다.
고령영생병원의 한 관계자는 “수년간 지역 어린이를 위해 소아과를 유지해 왔으나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며 “폐지하더라도 가정의학과를 확보함과 아울러 간단한 것은 내과에서도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병원의 수지가 악화되면서 소아 의료보건을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지역 소아 의료보건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일정부분 지원정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현재 고령군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 21명도 대부분이 일반의대생으로 소아과전문 공중보건의는 단 1명도 없다.
이 때문에 관내 영유아들은 응급을 요하는 경우는 물론 감기증세만 보여도 인근 도시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야 하는 등 의료 사각지대에서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의료 사각지대인 농촌지역의 경우 공중보건의를 배정하고 있는 보건당국이 공중보건의 지원에 앞서 소아과 의사 확보를 먼저 권고하고, 소아과 의사를 채용하고 있는 병원에 우선적으로 공중보건의를 배치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